On the Cover

Home>포브스>On the Cover

리더 52인의 신년 에세이(6) 손창현·최영수·조창환·이보균·김성훈 

 

손창현 OTD 대표 | 유니콘 기업을 향한 도전


2019년을 마무리하는 12월에 우리 오티디코퍼레이션에 기쁜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에서 2019년 하반기 2차 예비유니콘기업 14개 회사를 선정했는데 우리도 당당히 그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유니콘이 되기에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너무 멀고 넘어야 할 산도 너무 높지만, 그 긴 여정에 이런 의미 있는 정책적 지원이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에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되면서 기술보증기금에서 수십억원의 정책금융 지원을 받았다. 이는 앞으로 있을 IPO와 해외 진출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또 매번 역경을 이겨내며 성장하고 있는 오티디코퍼레이션 400명 직원에게도 우리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해준 기분 좋은 소식이었다.

이제 우리는 유니콘 기업이 되기 위한 큰 도전을 시작하고자 한다. 회사를 창업하고 5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지만, 앞으로 다가올, 아니 바로 코앞에 닥친 2020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수년간 이어져온 가파른 외형 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내실 경영에도 힘을 쏟아 1년 뒤에는 영업이익이 발생되는 구간으로의 진입도 계획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셀렉다이닝 사업, 아크앤북, 띵굴의 안정적인 성장 외에도 이러한 콘텐트를 기반으로 개발사업 접목을 통한 벨류체인 확장의 신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그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두 번째 성수연방 프로젝트다.

첫 번째 성수연방이 공간의 단순 임차로 진행되었다고 한다면 두 번째 성수연방은 부지 매입에서 인허가, 공간계획 운영까지 모든 영역을 수행함과 더불어 부동산펀드에 준공 전 선매각으로 부동산금융까지 접목한 고도화된 모델이라 하겠다. 계획한 대로 2020년 선매각에 성공한다면 앞으로 회사의 가치는 시장에서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다.

우리나라 공간플랫폼의 선두기업이자 리테일 콘텐트 혁신기업으로서 시련이 있을지언정 실패 없이 성장하도록 2020년에는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주주들과 직원들의 기대에 보답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많은 창업자가 오프라인 기반 콘텐트 사업을 시작하고 성장의 길을 가는 데 좋은 선례가 되고 싶다.

최영수 크레텍 회장 | “앞으로 10년, 베풀어라”


어느덧 내 나이가 칠십둘이다. ‘잘 살았다’ 싶어 지나온 세월에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얼마나 남았을까. 앞으로 10년은 참 소중한 시간이다. 계획표를 짜본다.

1971년 자전거 한 대를 끌고 공구 장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의 공구산업은 열악하고 질서가 없었다. 체계를 잡고 제품 명칭과 규격 정보를 표준화해 유통을 과학화해야만 내 일과 주변이 성장할 수 있었다. 돌아보면 지난 48년은 사업을 해왔다기보다 공구업의 바탕을 닦는 데 온 힘을 쏟았다고 할 수 있다. ‘공구장이’라며 약간은 천시받던 이 업종을 IT와 제품 정보, 또 과학적 물류를 결합해 한국 산업에 힘을 주는 역할로 만들었다고 나름 자부한다.

내 평생을 쏟은 이 업종이 여기에 머물기를 절대 바라지 않는다. 현재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은 미국의 그레인저라는 회사인데, 산업계의 아마존이라 봐도 무방하다. 나는 우리 회사가 한국의 아마존, 아시아의 아마존을 넘어 100년 후엔 미국 회사도 능가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사람이 산다는 건 다음 세대가 더 나아지도록 만드는 것이라 했다.

첫째, 현재 한국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공구 브랜드가 없다. ‘세신버팔로’로 한국 공구의 자부심을 높여 미국, 독일도 부럽지 않는 브랜드로 세우고 싶다. 둘째, 유통은 판매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제품 정보와 유통 정보를 축적해 디지털 세상에서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해 고객을 성장시킬지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 회사는 더 높은 서비스 기술력을 갖추어야 한다. 외국의 어떤 공구회사가 들어와도 흔들리지 않는 기술력을 가진 회사로 만들고 싶다.

셋째, 어려운 시절에 태어나 고생도 했지만 많은 분 덕분에 이만큼 오게 됐다. 이제는 베풀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주변의 힘든 사정을 돌아보고 기회가 될 때마다 도움을 실천해야겠다. 이 또한 하나님이 주시는 신호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회의 본보기가 되고 세상의 선한 빛이 되자’고 다짐했는데 끝까지 잊지 않고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나 자신만 또는 크레텍만을 위한 회사가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회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어렵고 힘든 곳을 지원하고 보살피는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자.

앞으로 10년간 최선을 다하고 싶어서 이렇게 인생 계획표를 짠다.

조창환 더홈 회장 | 아름답고 온화한 후반전


가구 사업을 시작한 44년 전부터 지금까지 쉴 새 없이 사업에만 전념하며 달려왔다.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세계를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일흔을 넘겼다. 40년 넘게 일에만 집중한 내가 지금 와서 무엇을 더 원하는지 물으니 답이 막막하다. 이제는 시간이 많고, 경제적으로도 여유 있고, 건강도 괜찮으니 드디어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됐는데 지금까지 해온 일을 반복하는 것은 옳지 않은 듯하다. 나의 후반 인생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정리해보았다.

첫 번째, 그림을 다시 시작하자. 데생 기초부터 차근차근 긴 호흡으로 그림을 배워가며 여유롭게 취미 생활을 즐기고 싶다. 나중에 내 그림으로 소소한 전시회를 열면 금상첨화겠다. 두 번째, 가족, 특히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자. 사업하면서 해외 출장과 회사 업무를 우선순위로 생각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었다. 이제는 최대한 많은 시간을 내어 가족과 여행도 가고 모임도 하며 시간을 보내야겠다. 세 번째, 봉사활동을 하자. 나눔을 실천하는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네 번째, 그동안 벼르고 있던 미답의 여행지에 가자. 비즈니스 목적으로 떠나는 여행이 아닌, 내가 가고 싶었던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곳을 찾아 떠나보고 싶다. 다섯 번째,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심심하게 살자.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성공하기 위해 너무 쫓기듯 눈에 불을 켜고 다니는 피곤한 인생을 살았던 것 같다. 이제는 느리고 편안하게, 목표 없이 부드럽게, 아무 일 없이 여유롭게 살기를 원한다.

사업을 하면서 비판에 능했고, 남들보다 빨리 가기 위해서 성급했고, 사랑하는 마음보다 미워하는 마음이 많았고, 성공을 위해 억지를 많이 부려 사람들을 괴롭게 했었다. 이제는 이런 우를 범하지 않고 세상을 선한 눈으로 바라보는 품성을 갖기 원한다. 가능하면 내가 하는 일이 주변과 사회에 도움이 되면 좋겠고 적어도 폐를 끼치거나 손해를 입히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진정한 나의 마지막 버킷 리스트는 목표 달성하듯이 달려가지 않고 천천히 아름답고 온화하게 인생을 마감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

이보균 인액터스 코리아 의장, 전 카길 한국 대표 회장 | 열정과 희망 키우기


버킷 리스트, 그것은 자체로 열린 생각을 끌어내고 잠든 감각을 깨운다. 한 번뿐인 생을 산다는 것과 유한한 삶이라는 절대 명제를 앞두고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경쾌한 작업이 아닐까? 나의 버킷 리스트에는 이루어진 것도 있고, 과정에 추가된 것들이 있다. 남아 있는 것들 중 몇 가지를 나누고자 하지만 버킷 리스트는 그 내용이 무엇이든 자신의 삶에 대한 겸허한 시선 속에 나만의 열정과 희망을 키워갈 수 있기에 소중하다.

첫 번째는 작은 황토방을 직접 만드는 것이다. 상당히 오래 묵은 항목인데 조금씩 실현해가고 있다. 산기슭에 터를 장만했고 적절한 위치와 모양을 구상 중이다. 흙이 갖고 있는 따뜻함과 투박함, 생명을 살리는 힘이 살아 있는 공간을 생각한다. 서툰 솜씨일지라도 내가 빗어낸 질그릇 같은 단순하고 작은 공간을 꿈꾼다. 흙 알갱이들의 작은 호흡을 느끼며 비스듬히 만들어진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 아래 책을 읽고 사유하고 글을 쓰는 상상을 한다.

두 번째는 안전과 환경에 대한 실천행동이다. 일회용품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물을 아끼며 위험해 보이는 상황을 지나치지 않는 것인데, 그 실천적 기록은 일상을 구체적이고 생생한 시간으로 전환하는 힘을 줄 것이다. 대학생들의 창의적인 활동으로 공동체의 이슈를 개선하는 인액터스 활동을 10년 넘게 지원해오며, 사회적인 관심은 자신을 확장하는 힘이 있다고 믿고 있다. 큰 무엇을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더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는 우리나라 해안 일주다. 조건이 있다면 GPS(위성항법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도로와 마을 표지, 종이 지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작지만 수많은 판단과 결정을 내리며 방향을 찾고 길을 선택할 것이다. 때로 실수하며 되돌아갈 수 있는 에피소드도 소중하게 여기고 순간순간의 과정에 의미를 두고 싶다. 일주의 의미는 대상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대화하며 친밀해지는 것이다. 얼굴을 찬찬히 쓰다듬으며 아이를 기억하는 어머니의 모습과 같은 느낌이다.

네 번째는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다. 경영자로 오래 활동하다 보니 생각보다 말을 많이 했다. 시간에 민감한 성격이었다.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도 분주히 생각하고 판단이 앞서고 조급함도 보였을 것이다. 경청하는 것, 상대의 말을 끊지 않고 듣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침묵하고 깊이 듣는 것이다. 어쩌면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는 간편하고 효과적인 방법이지 않을까? 언제 어디서나 바로 시작할 수 있어도 그리 쉽지 않고 내공이 필요하겠지만 새로운 삶을 디자인하는 과정에 시도해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 중 하나다.

다섯 번째는 목공예 작품을 만들어 선물하는 것이다. 나무로 만든 인형이나 움직이는 조형물 등 목공예를 배우고 소품을 만들어 찾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다. 수형과 무늬에 따라 쓰임새를 생각하며 다듬고 나무와 대화하며 그 말을 듣는 것이다. 솜씨 좋으셨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기억일 수 있는데 재능이 뒷받침될지 모르겠지만 필요한 공구도 준비하고 천천히 시작해볼 생각이다.

그 외에도 나의 버킷 리스트에는 통기타 연주 활동, 에이지 슈터(age shooter) 도전, 천주교 순교 성지순례, 사막에서 별밤 보기, 손주에게 강아지 선물하기 등 다양한 항목이 담겨 있다. 자기만의 가능성을 찾고 계획하고 실천해가는 사람은 행복하다. 삶은 어쩔 수 없이 책임과 의무라는 속성을 가진다. 묵직한 색깔일 수밖에 없는데 버킷 리스트는 그 위에 좋아하는 밝은색 물감으로 덧칠해보는 것과 같다. 진지한 회의를 하다가 잠시 테라스에 나와 노을을 보는 듯한 순간일 것이다.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 | 리마인드 웨딩


오랜 기간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우린 잊고 산다. ‘나’란 존재를. 우리 대부분이 일과 시간에 얽매여 살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삶을 돌이켜보면 치열하게 산 직장생활이 먼저 떠오른다. ‘나’란 존재를 명쾌하게 정의하기도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나의 버킷 리스트’를 적으면서 나의 존재 의미를 고민해볼 수 있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참에 내가 꼭 해보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정하기로 했다. 버킷 리스트를 작성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다. 항상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산다. 거창하진 않지만,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위한 소박한 바람을 담아본다.

2020년은 결혼 25주년이 되는 해다. 가장 먼저 오랜 시간 변치 않고 내 옆을 지켜준 아내와 처음 만난 곳에서 리마인드 웨딩을 하고 싶다. 여의도에서 숨 막히듯 치열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상기된 얼굴로 집에 들어올 때도 아내는 늘 환한 미소로 날 맞아줬다. ‘나’를 잊고 회사생활에 몰입하는 날 이해해줬고, 바쁘다며 집안 경조사를 떠넘길 때도 불평불만 한 번 하지 않았다. 아내의 마음을 들여다본 건 아니지만, 언제나 회사 일에 몰두하며 밤늦은 시간 집에 들어오는 날 보는 아내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이해해주고 있었으리라. 아내는 내가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게 해준 일등공신이자 든든한 조력자다. 리마인드 웨딩을 하며 아내에게 앞으로 더 즐겁게 살아보자고 말하고 싶다.

버킷 리스트에 주변 사람들을 위한 바람도 담았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나 역시 그들의 사랑의 받는 일 말이다. 돌아보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 회사 동료, 임직원들이 있어 매 순간 즐겁고 행복했다. 직장생활의 희로애락을 같이한 덕분일 터. 이제 그 즐거움과 보람을 주변에 돌려주고 싶다. 나로 인해 이들이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싶다. 주위를 좀 더 살펴보고, 더 잘 듣고, 더 낮은 자세로 이들을 돕는다면 과정 자체만으로도 내 삶에 크나큰 에너지가 될 것 같다. 2020년, 내 주위에 있는 모든 이가 잊고 지냈던 꿈이나 소원을 성취하길 바란다.

/images/sph164x220.jpg
202001호 (2019.12.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