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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POWER CELEBRITY] 배우 강하늘 

‘인성 천재’ 배우가 말하는 내면의 힘 

업계에서 미담이 자자했던 실력파 배우는 지난해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순박한 시골 청년 용식이가 되어 안방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올해로 데뷔 14년 차를 맞은 강하늘은 뮤지컬과 연극,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아 올리고 있다.

▎사진:우상희 스튜디오
강하늘은 지난해 무척이나 남다른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5월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뒤 첫 드라마 주연을 맡은 작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미혼모 동백이(공효진)를 사랑하는 ‘직진남’ 의리파 순경 황용식으로 3개 월간 대한민국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최고 시청률 23%를 돌파했고, 강하늘은 KBS 연기대상에서 네티즌상, 베스트 커플상, 남자 최우수상 등 3관왕을 달성했다. 과거보다 다양해진 채널과 유튜브, 넷플릭스 등 새로운 콘텐트 플랫폼들이 생겨나며 경쟁이 치열해진 시점에서 시청률 20% 돌파는 소위 ‘초대박’으로 불린다.

강하늘은 포브스코리아 서면 인터뷰에서 “많은 분이 사랑해주시는 작품을 만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현장에서 사랑스런 작품을 찍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주어진 배역에 최선을 다할 뿐”


▎사진:우상희 스튜디오
[동백꽃 필 무렵]으로 그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가 극에 달했을 때도 그는 여느 때처럼 연극 무대를 찾았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약 3개월간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열린 연극 [환상동화]에서 사랑 광대 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드라마의 흥행으로 인기가 높아진 강하늘이 출연하는 회차는 전석 매진으로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팬도 많았다.

“[환상동화] 출연은 [동백꽃 필 무렵] 촬영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결정됐어요. 마침 JTBC [트래블러-아르헨티나]에서 아르헨티나를 가게 되면서 아르헨티나에서도 정신없이 대본을 외우며 연습에 충실하고자 많이 애태우며 노력했던 작품이죠. 많은 분이 사랑해주신 덕분에 성황리에 끝나서 참 다행이었어요”라고 강하늘은 말했다.

강하늘이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각인한 대표작은 2014년 tvN 드라마 [미생]의 장백기 역할이었다. [미생]의 흥행으로 인지도가 상승한 뒤 이듬해인 2015년에는 영화 [쎄시봉], [순수의 시대], [스물] 등 무려 세 작품에서 연달아 주연을 맡으며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뒤이어 2016년에는 윤동주 시인의 삶을 그린 이준익 감독의 흑백영화 [동주]에서 윤동주 역할을 맡아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연기력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그에게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캐릭터가 있냐고 묻자 “내 코가 석 자라 주어진 배역에 최선을 다할 뿐 특별히 욕심나는 캐릭터는 없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강하늘은 ‘배우로서 무대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무대에 애착이 강한 편이다. 강하늘은 “무대에 오르며 연기를 배웠고, 느꼈고, 울고 웃었던 사람이라 그냥 집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해요. ‘연기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서’ 같은 거창한 이유 때문은 아니고요. 단순히 그냥 무대가 재미있어요. 다 같이 연습하고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느낌이 참 좋아요”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JTBC [트래블러-아르헨티나]에서 배우 안재홍, 옹성우와 함께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며 분위기 메이커이자 자연인 강하늘의 인간적인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평소에도 여행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에게 여행의 의미를 물었다.

“혼자 여행하는 걸 좋아해요. 국내는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충청도 가리지 않고 다 다닙니다. 저에게 여행은 버리러 가는 것이지 무엇인가를 얻으러 가는 것은 아니에요. 뭘 얻고자 해서 떠나면 여행이라는 자유로운 단어도 좀 삭막해지지 않을까요?”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

그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바람이라고 했다. “파타고니아 지역의 바람을 잊을 수가 없어요. 가기 전에 PD님께서 ‘파타고니아에 가면 바람이 기억에 남을 거다’라고 하셨을 땐 ‘그냥 아, 그렇구나’ 했었는데 정말 최고였어요. 파타고니아의 바람은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상쾌함이 있더라고요.”

평소 작품 활동으로 바빠 좀처럼 시간을 내기 어려워서일까. 막 30대에 접어든 그에게 여행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 듯했다. 함께 여행하는 것과 혼자 여행하는 것 중 무엇을 더 좋아하는지도 물어봤다.

“같이하는 여행은 즐겁고 웃긴 일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누는 것도 즐겁고, 무언가를 보고 같이 웃는 것도 즐겁고요. 반면 혼자 하는 여행은 나를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죠. 떠오르는 생각과 감각들을 온전히 내가 혼자 가질 수 있다는 것. 두 가지 여행이 충분히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신인 시절부터 한결같은 성실함으로 업계에 눈도장을 찍어온 강하늘은 감독들이 ‘될성부른 나무’로 부를 만큼 열정적으로 맡은 배역에 임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언급된 그의 별명은 무려 ‘인성 천재’, ‘미담 제조기’다. 이런 칭찬들이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많은 분이 그렇게 불러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이지, 제가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없습니다. 따로 그렇게 보여야 한다고 의식하면서 살진 않아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어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뭔지 넌지시 물었다. 대답은 심플하면서도 묵직했다.

“제 경우엔 ‘그 사람의 상황이 되어보면 나도 그렇게 할 거다’라고 생각하면 정말 많은 부분이 해결되더라고요. 많은 분이 이걸 알고는 계시지만 현실에 적용하는 걸 깜박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안타깝죠.”

드라마와 연극까지 쉼 없이 달려온 그는 여전히 연기에 대한 갈증이 깊어 보였다. 배우로서 개선하고 싶은 점이 있냐는 질문에는 꽤나 긴 답변이 돌아왔다.

“제 부족한 부분을 글로 다 풀기가 부족하지 않을까요? 하나만 꼽으라면 캐릭터를 깊게 이해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항상 조금씩 부족한 부분이 보이더라고요. 배역을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관찰과 통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빌 나이(Bill Nighy)라는 배우를 가장 좋아해요. 해보고 싶은 역할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좋은 대본이 뒷받침하는 작품이면 좋겠죠.”

강하늘은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고 항상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그는 마음먹기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냥 흘러가는 시간을 부정적인 느낌으로 채우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즐거운 일들이 항상 있다고 믿고 살다 보니 항상 즐거운 일들이 도처에 널려 있더군요. 이걸 깨닫고 난 후에는 아무리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내 시간을 즐거운 일들로 가득 채우려 합니다.”

- 김민수 기자 kim.minsu2@joins.com

202005호 (202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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