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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환이 만난 혁신 기업가(16) 박아론·전태병 만나CEA 공동대표 

“저평가된 농업, 코로나19가 기회 될 것” 

정리=김민수 기자 kim.minsu2@joins.com·사진 김현동 기자·김성태 객원기자
카이스트 공학도 두 명이 시작한 스마트팜 스타트업 만나CEA(만나씨이에이). 2014년 충청북도 진천에서 약 19800㎡(6000평) 규모의 농장을 인수한 이들은 친환경 수경재배 기술과 스마트팜 시스템을 사우디아라비아, 카자흐스탄 등에 수출하며 농업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충청북도 진천에 있는 만나CEA 본사 농장에서 만난 전태병 공동대표. 직접 재배한 오비레드 (적로메인 계열)를 들고 있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로 농작물의 생육환경을 최적화하고, 원격으로 자동 관리하는 농장을 말한다. 한국은 스마트팜 산업의 후발 주자지만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이 있다. 친환경 수경재배 솔루션 ‘아쿠아포닉스’로 주목받고 있는 만나CEA다.

만나CEA의 아쿠아포닉스 공법은 물고기의 배설물을 영양분으로 삼아 식물을 재배한다. 바이오 필터를 거친 물고기의 배설물이 액상비료가 되어 식물을 키우고, 식물이 정화한 물로 다시 물고기를 키우는 방식이다. 농약과 합성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데다 물 사용량은 기존 농가의 5%로 줄이고 생산성은 20배 이상 끌어올렸다. 아시아 최초로 미국 농무부(USDA)로부터 오가닉 인증을 받은 기술력이다.

만나CEA를 이끄는 30대 공동대표들의 포부는 크다. 한국의 식량자급률을 100%로 끌어올려 식량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들의 꿈이다. 농촌을 활성화해 청년들에게 새로운 일자리와 커뮤니티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이 박아론·전태병 만나CEA 공동대표를 직접 만나 이들이 그리고 있는 비전을 들여다봤다.

카이스트 공학도들이 어떤 계기로 농업에 진출하게 되었나.

전태병(이하 전): 농업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문제에 핵심기술을 개발해 적용하면 기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농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저렴하고 생산성 높은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 인건비 절감, 에너지 절약, 친환경적인 생산방식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박아론(이하 박): 농업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저평가된 산업이다. 바꿔 말하면 작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식물 재배 방법에 관심이 많았다.

설립 초기에는 스마트팜 대표 주자인 네덜란드의 독점 기술을 활용했다고 들었다. 만나CEA만의 아쿠아포닉스 기술은 어떻게 탄생했나.

전: 처음엔 네덜란드에서 양액(식물 성장에 필요한 무기양분을 용해한 배양액)을 제조하는 방식을 따랐다. 그런데 양액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화학약품이 들어간다. 호흡기 등에 치명적인 화학물질들을 희석해 식물에 주입한다. 사람이 식물을 섭취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제조방식이 인체에 위험하고 방류했을 때 환경오염도 심각했다. 그래서 친환경적으로 양액을 제조하면서 생산성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양액을 재사용할 수 있는 자연 순환적인 시스템 구축에 성공했다.

만나CEA는 이미 관련 특허를 수십여 개 보유하고 있다. 만나CEA만의 기술 노하우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달라.

박: 아쿠아포닉스 공법 이외에 또 다른 핵심기술은 중앙 서버가 아닌 블루투스 통신 방식의 그물망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다. 대다수 농장의 규모가 3300㎡(1000평)가 넘기 때문에 전부 무선으로 컨트롤한다.

최첨단 기술로 재배하면 기존 농가 대비 생산원가가 높은 편일 것 같은데.

전: 시중에 도매가로 판매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봄가을에는 일반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채소와 생산원가가 비슷하고, 여름과 겨울에는 우리 채소가 훨씬 싸다. 특히 여름철에 귀한 상추, 루꼴라는 유통업체들로부터 문의가 끊이지 않을 정도다. 갈수록 생산단가, 인건비가 내려가면서 봄가을에도 일반 농장보다 더 싸게 생산하는 작물도 많다.

만나CEA는 ‘샐러딩’이라는 샐러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또 샐러딩에 들어가는 원물을 생산하는 농작물 생산법인 ‘팜잇’도 운영 중이다. 농유통까지 진출하게 된 계기는.

전: 2016년 1월에 만나CEA 농장에서 재배하고 수확한 채소를 매주 정기배송 하는 ‘만나박스’를 시작했고 현재는 채소 기반 간편식 브랜드인 샐러딩으로 개편했다. 애초에 유통 브랜드가 되려고 했던 건 아니다. 농업 시스템을 연구하고 보급하기 위해 농장을 지었고, 여기서 기르는 생산물을 버릴 수는 없으니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품목이 점점 많아지면서 마켓컬리나 쿠팡과 영역이 겹치더라. 그래서 자체 생산 농산물로만 만드는 샐러딩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한국인 10명 중 1명이 찾는 샐러드 브랜드가 되는 게 목표다.

만나CEA의 비전은 무엇인가.


▎(왼쪽부터) 박아론 대표, 김익환 대표, 전태병 대표가 만나CEA에서 재배한 채소를 유통하는 보마켓(용산구 한남동 소재)에서 만났다.
박: 한국 농업은 생산시장 자체가 죽었는데, 이를 되살리는 게 우리 회사의 미션이다. 국내에서 더 좋은 기술로 더 많은 생산량을 달성해 식량자급률을 높여야 선진농업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많은 농가가 정부 지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만 생각한다. 지금은 소비자가 원하는 작물, 브랜딩, 패키징, 유통 방법, 포장 사이즈 등 전부 소비자에게 맞춰야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만나CEA만의 독특한 기업문화가 있다면.

박: 우리는 개인, 회사보다 더 큰 미션을 중시하는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류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명감을 사업이라는 한 가지 형태로 실현하고 있는 것뿐이다.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사소한 분쟁이 적은 편이다. 충북 진천에 만나CEA가 들어서면서 커뮤니티가 살아나고, 젊은 사람들이 되돌아오는 걸 보면서 보람을 많이 느낀다.

만나CEA의 장단기 목표가 궁금하다.

전: 장기적으로는 2035년까지 해외에 농업 생산기지를 만들고자 한다. 농작물을 대단위 면적에서 생산, 유통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지금도 가격경쟁력이 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이유로 농작물의 인플레이션이 유발될 것이다. 생산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통화 측면에서도 곡물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주시하면서 대규모 농업 생산기지에 필요한 운영 노하우를 쌓고, 센서, 무인화 등 기술을 개발해나가려고 한다.

박: 단기적으로는 5년 내에 외부 환경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작물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하려고 한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 카자흐스탄, 아랍에미리트(UAE), 미국, 일본 등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특히 중동과 러시아에서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에 대규모 농업 생산기지를 만들려는 이유는.

박: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등 경기가 불안정해질 때마다 식량안보 문제가 대두됐다. 이를 해결하려면 해외에서 대규모 식량기지를 운영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처럼 식량자급률 100%를 달성할 수 있다면 환율 전쟁, 무역 전쟁이 발생했을 때 한국의 식량안보를 지킬 수 있다. 이를 위해 해외에서 식량기지를 운영하는 노하우, 기술, 인허가 부분 등 미리 대비해야 한다.

아직도 한국은 쌀을 제외하면 식량자급률이 5%밖에 안 되는데.

박: 우리가 매일 마시는 우유를 예로 들면 사료가 대부분 수입되기 때문에 비싼 것이다. 소비자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려면 전반적으로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 또 수입 제품들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스마트팜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

전: 농촌 활성화 이슈는 한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다. 사우디아라비아, 카자흐스탄 등은 자국 안보 및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농업 인프라에 많은 돈을 투입하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로부터 시스템 구축, 농장 환경 조성 등과 관련해 연락도 많이 받는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가 자급자족을 위한 농업 인프라 구축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새로 도전해보고 싶은 서비스가 있다면,

박: 지역사회를 재생하고 농업이 계속 발전하려면 똑똑한 젊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적인 문화와 커뮤니티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정부와 함께 농촌지역의 사회적 경제조직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국내 관광이 활성화된 것도 좋은 기회다.

두 분이 정의하는 혁신이 뭔지 궁금하다.

박: 정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 어떤 분야를 혁신하려면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식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투자도 제대로 할 수 있다.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고 그걸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혁신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창업 이후 DSC인베스트먼트, 카카오 등으로부터 300억여원 이상을 투자받았다. 투자금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박: 지금은 토지 매입, 기술 투자 등에 집중하고 있고 지난해부터 부분적으로나마 흑자전환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마존, 마켓컬리, 쿠팡과 같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 모델보다는 안정적으로 흑자가 나는 구조를 갖춰나가려 한다.

현재 한국 농업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점은.

전: 농업에 대한 인식이 변해야 사람들이 농촌으로 돌아오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업에 대한 관심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연결되는 변화가 필요하다. 도시에서 살면서 3.3㎡당 1억원이 넘는 집 한 채를 구하기 위해 25년 이상 일해야 하는 삶보다 진천에서 3.3㎡당 12만원짜리 집에 넓게 살면서 지역경제와 커뮤니티를 만들고, 무궁무진한 농업의 가능성을 실현해나가고자 한다.

※ 김익환은… 노동력 위주의 제조업인 한세실업에 IT를 접목해 성과를 내고 있는 혁신 CEO다. 한세드림, 한세엠케이, FRJ 등 패션 자회사들의 경영에 직접 참여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며 지난해 1조9224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갖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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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호 (202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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