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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오 브이씨 대표 

“AI 접목한 신제품으로 새로운 골프 서비스 제공” 

국내 골프거리 측정기 시장을 이끌고 있는 비즈니스 리더를 만났다. 세계 최초의 음성안내 골프거리 측정기 ‘보이스캐디’를 개발한 김준오 브이씨 대표다. 혁신적인 기술과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골프 IT 업계를 평정한 그의 다음 목표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신제품으로 새로운 골프 서비스 시대를 여는 것이다.

▎지난 4월 10일 서울 역삼동 브이씨 본사에서 만난 김준오 대표. 세계 최초의 음성안내 거리 측정기 ‘보이스캐디’로 골프 IT 업계를 평정한 주인공이다.
최근 IT 기술을 활용한 골프거리 측정기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브이씨(VC)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유컴테크놀러지에서 브이씨로 사명을 변경하며 새로운 도약을 노리고 있다. 현재 8가지 제품군에서 30종을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 골프거리 측정기 시장에서 3년 연속 매출 1위와 브랜드 인지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중국, 일본, 영국, 독일, 호주 등 전 세계 25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골프 IT 기업으로 위상을 떨치고 있다.

브이씨의 대표적인 제품은 ‘보이스캐디’다. 지난 2011년 세계 최초의 음성형 GPS 골프거리 측정기로 골프용품 시장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국내 시장에 선보인 지 9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해외 유명 제품들과 당당히 겨루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2020 PGA 머천다이즈 쇼’에서는 하이엔드 GPS 레이저 SL2, 프리미엄 골프워치 T7, 콤팩트 레이저 CL2, 파워 레이저 L5, 음성형 GPS 거리측정기 VC4 에이밍 등 신제품 5종을 선보이며 외연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골프용 내비게이션으로 가파른 성장


지난 4월 10일 서울 역삼동에 있는 브이씨 본사에서 보이스캐디를 개발한 김준오 브이씨 대표를 만났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LA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 대표는 “회사명 브이씨는 밸류 크리에이터(value creator)의 영문 약자”라며 “골퍼들이 골프를 더욱 잘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보이스캐디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사실 보이스캐디는 우연한 계기에 시작하게 됐다. 미국에서는 캐디 없이 골프를 치는 경우가 많아 골프용 GPS를 사용하는 이가 많은데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유학 시절 골프장에 자주 갔는데 당시 PDA 타입의 골프용 GPS는 너무 커서 휴대가 불편했다. 위치를 확인하려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고, 그때마다 주머니에서 꺼내는 것도 일이었다. 더군다나 기기 한 대에 300~400달러씩 하던 가격도 부담이었다. 한국에 돌아온 후, 골프장에서 사람들이 모자에 볼마커를 붙이고 있는 것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 미국에서 골프용 GPS를 쓰면서 불편했던 순간을 떠올렸고 몸에 부착할 수 있는 골프용 GPS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길로 전공을 살려 소형 음성안내 골프용 GPS 개발에 착수했다.

타사 제품과 비교했을 때 보이스캐디의 특징은 뭔가.

보이스캐디는 한마디로 ‘골프용 내비게이션’이다. 위성으로 골퍼의 위치를 파악한 다음, 보이스캐디 안에 내장돼 있는 골프장 코스 정보를 이용해 현 위치에서 그린까지 거리를 계산해 알려준다. 국내 800여 개 골프장은 물론 일본, 미국, 호주 등 전 세계 대부분의 골프장 코스 정보가 내장돼 있다. 또 보이스캐디는 기획 단계부터 철저히 마케팅에 기반을 두고 개발한 제품이다. 제품 출시 가격을 8~9만원대로 잡은 것도 당시 선물용으로 인기였던 타이틀리스트 골프공 한 상자 가격이 그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별다른 광고나 홍보 없이 프로모션만으로 출시 첫해 10만 개를 팔았다. 나중엔 제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첫 제품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승승장구하던 보이스 캐디에도 시련이 닥쳤다. 바로 골프 IT 시장 특성상 제품 론칭 주기가 짧다는 것이었다. 개발 초창기에 제품 출시 주기를 3년 정도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2년에 불과했다. 설상가상으로 2014년에는 비슷한 제품들이 앞다투어 출시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김 대표는 빠르게 변하는 골퍼들의 니즈에 대응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보이스캐디에 버금가는 새로운 제품을 구상해야 했다. 골프거리 측정기 시장에 다시 한번 이슈를 몰고 온 손목시계 형태의 보이스캐디와 레이저 방식의 보이스캐디가 탄생한 결정적인 배경이다.

보이스캐디 잇는 혁신 제품으로 재도약

지난 10년간 보이스캐디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보이스캐디의 성공 배경에는 제품 개발자들의 노력과 독보적인 기술력이 자리하고 있다. 사실 브이씨는 지난 2005년 무선통신용 반도체 개발·설계 전문 기업으로 출발해 전자태그(RFID)와 시스템온칩(SoC) 등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여온 강소 기술기업이다. 전체 직원의 약 50% 정도가 보이스캐디 자체 연구소인 브이씨 랩(VC LAB)에서 근무할 정도로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런 독자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해마다 새로운 혁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제품이 있다면 추천해달라.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탑재한 골프 워치 제품을 추천한다. 한마디로 캐디 역할을 하는 AI 골프거리 측정기라고 보면 된다. 빅데이터와 위성항법장치(GPS)를 결합해 골퍼들에게 단순 거리 정보를 넘어 코스 공략법 같은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이다.

앞으로 계획을 밝혀달라.

지난해 10월 브이씨는 SK텔레콤과 5G 초정밀 골프 ICT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브이씨의 골프 디바이스 제조 노하우와 SK텔레콤의 ICT 기술을 접목해 프로와 아마추어 골퍼 모두에게 차원이 다른 혁신적인 골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미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초정밀 위치 측정 디바이스를 개발해 5개 골프장에서 사전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브이씨의 미래 비전은 무엇인가.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은 지난 15년간 축적해온 기술력이다. 현재는 그 기술을 골프 쪽에만 접목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스포츠 IT 분야에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골프 IT 업계를 넘어 스포츠 IT 업계의 애플이 되고 싶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2005호 (202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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