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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영 대기자의 ‘CEO의 서재를 위한 비즈니스 고전’ (15) 

앨런 & 바버라 피즈 『보디랭귀지 결정판』 

인간은 생각의 결과를 ‘나’ 자신과 ‘남’에게 전달하는 동물이다. 남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솜씨 있게 읽지 못한다면, 나는 내게 영원한 타인이다. 또 타인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없다. 전 세계에서 500만 부 이상 팔린 『보디랭귀지 결정판』이란 책은 일단 타인의 몸짓부터 관찰할 것을 권한다.

▎사진:피즈 인터내셔널
우리 몸과 우리 입은 잠시도 참지 못하고 꼼지락한다. ‘무언(無言) 수행’이 어렵듯이 ‘부동(不動) 수행’도 힘들다.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야 큰 인물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항상 가만히 있지 못하고 움직일까.

우리는 호모사피엔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각의 결과를 ‘나’ 자신과 ‘남’에게 전달하는 동물이다. ‘나’ 안에는 또 다른 ‘나’와 또 다른 ‘남’이 있다. 또 ‘남’에게는 또 다른 ‘나’가 있다. 내가 나와 남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솜씨 있게 읽지 못한다면, 나는 내게 영원한 타인이다. 또 타인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없다.

모든 지도자와 예비 지도자는 관찰력(observation power)이 뛰어나야 한다. 관찰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타고난 관찰가 자질이 없다면, 후천적으로라도 관찰을 아침저녁으로 시간 날 때마다 열심히 해야 한다.

한 관상학 저술에 이런 내용이 있다. 사람들의 귀를 관찰해보라. 사람 귀의 생김새가 얼마나 다양한가.

관찰은 ‘다양성 체험’이라는 신세계로 안내한다. 체험이 일정 수준으로 축적되면, 도사가 된다. 척 하면 아는 이가 된다. 수십 년간 구두를 닦은 사람은 손님의 구두만 보고도 재산상태·직업·성격 등을 안다고 한다. 일면 수긍이 가는 이야기다.

전 세계에서 500만 부 이상 팔린 『The Definitive Book of Body Language(보디랭귀지 결정판)』(한글판 제목은 『당신은 이미 읽혔다: 상대의 속마음을 간파하는 기술』)에서 강조하는 것도 관찰이다. 이 책은 하루에 15분씩은 사람들의 몸짓을 관찰할 것을 권한다. 어디서 관찰할 것인가. 저자인 앨런과 바버라 피즈는 관찰 장소로 공항을 추천한다.


▎앨런 & 바버라 피즈『보디랭귀지 결정판』의 한글판 표지.
저자들 주장에 따르면, 공항에서 사람들은 분노·슬픔·행복·불안 같은 감정을 툭 터놓고 표출한다. 또 피즈 부부는 TV를 시청할 때 소리를 끄라고 한다. 그 프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소리를 배제하고 동작만으로 파악해보라는 것이다.

『보디랭귀지 결정판』의 타깃 독자는 세일즈맨·매니저·협상가·중역이다. 주 저자(main author)인 앨런 피즈는 이 네 가지 구실을 다 해봤다. 그의 세일즈 인생은 11세에 시작됐다. 앨런은 용돈을 벌기 위해 집집마다 방문해 고무 스펀지를 판매했다. ‘신문팔이 소년’ 출신인 김우중이 남달랐던 것처럼, 앨런 피즈도 남달랐다. 앨런은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기 위해 사람들을 관찰했다. 어려서부터 사람들을 관찰한 결과, 앨런 피즈는 ‘보디랭귀지 시대’의 개막을 그 누구보다 빨리 포착했다.

인간이 말을 하지 못했을 때도 몸짓말이 있었다. 하지만 몸짓말 연구의 역사는 짧다. 영국 생물학자 찰스 다윈(1809~1882)은 1872년 출간된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The Expression of the Emotions in Man and Animals)』에서 보디랭귀지 중에서도 표정에 주목했다. 다윈의 선구적인 연구에 이어 보디랭귀지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60년대 이후다. ‘보디랭귀지를 연구하는 학문(the science of body language)’인 ‘키니식스(kinesics)’가 탄생했다. 신체언어연구학·동작학(動作學)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1978년 피즈 부부의 『보디랭귀지』가 출판된 다음에야 대중이 몸짓말을 의식하고 관심을 쏟게 됐다.

피즈 부부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이 보디랭귀지 시그널을 잘 읽지 못한다. 참 이상한 일이다. 언어의 탄생 이전에 수백만 년을 손짓·발짓으로 살아온 인류가 몸이 보내는 메시지를 잘 해독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말, 그다음에는 글의 탄생으로 우리 인류의 보디랭귀지 독해 능력이 퇴화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20~30년 내에 인공지능(AI) 로봇이 사람보다 말이나 글을 더 잘 이해하고 분석하고 구사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몸짓을 파악하는 능력, 즉 ‘눈치(남의 마음을 그때그때 상황으로 미루어 알아내는 것) 능력’을 AI가 구비하려면 앞으로 40~50년은 더 걸릴 것 같다. 이미 AI와 경쟁하고 있는 인류의 ‘골든타임(golden time)’은 최대 몇 년일까. 골든타임에서 가장 유리한 민족은 세계적으로 눈치가 빠른 우리 한민족이라고 생각한다.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Le Penseur, The Thinker)’. 생각과 실의를 표상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신체언어를 배우면 뭐가 좋을까. 신체언어의 목표와 효과는 무엇일까. 일단 타인의 몸이 보내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게 된다. 또 남뿐만 아니라 나 자신이 나와 타인에게 보내는 보디랭귀지를 의식하게 된다. 민감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금 내가 쇼핑 중이건, 쇼파에 누워 TV를 보고 있건 지금 나는 크고 작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먹고살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보디랭귀지를 배워야 해?” 하는 반응도 예상된다. 보디랭귀지에 대해 대체적으로 무관심하더라도, 학문적으로 어느 정도 결론이 난 사실은 알고 있어야 한다.

아직은 초보단계인 키니식스의 연구 성과를 총망라한 책인 『보디랭귀지 결정판』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믿기 힘든 내용, 수긍 가는 내용, 좀 이상한 내용도 나온다. 이런 것들이다.

우리는 아주 사소한 몸짓으로 아주 많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팔짱은 상대편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오는 방어적 태도다. 팔짱은 경계막이다. ‘나는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 ‘내 개인 공간(personal space)을 함부로 침범하지 말라’는 뜻이다. 타인에게 손바닥을 보이는 것은 ‘나는 정직하다. 나는 당신에게 감출 것이 없다’는 메시지다.

보디랭귀지의 핵심은 지배·복종 관계다.

눈썹을 내리는 것은 남에 대한 지배 욕구와 공격성을 상징한다. 반대로 눈썹을 올리는 것은 복종을 의미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보디랭귀지 능력이 뛰어나다.

여성이 남성보다 말을 잘한다. 부부싸움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거의 항상 지는 이유다. 여성이 남성보다 보디랭귀지도 잘한다. 더 민감하다. 특히 육아 경험이 있는 여성이 신체언어에 강하다. 엄마는 아이가 말을 하기 전에 보디랭귀지만으로 아이와 소통하기 때문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지각력이 뛰어나기 남성보다 더 뛰어난 협상가다. 거짓말을 할 필요가 있을 때, 여성이 남성보다 거짓말을 더 잘한다. 저자들은 ‘여성은 거짓말할 때 바쁜 척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한다.

인간, 특히 여성은 눈과 눈썹으로 말한다.

여성이 눈썹을 올리면 눈이 커 보인다. ‘베이비 페이스(baby face)’가 된다. 베이비 페이스는 ‘아기처럼 귀엽고 어려 보이는 얼굴’이다. 여성의 베이비 페이스를 본 순간, 남성은 그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감정에 사로잡힌다. 여성이 고개를 낮추고 눈을 치켜뜨는 것도 같은 효과를 본다.

거짓말을 제대로 하려면 고도의 보디랭귀지 훈련이 필요하다.

사람이 살다 보면 불가피하게 ‘하얀’ 거짓말이건 ‘검은’ 거짓말이건 해야 할 때가 있다. 저자들에 따르면 거짓말을 할 때 상대편에게 손바닥을 보이고 눈웃음을 지어야 한다. 그럴 경우 말과 몸짓말은 불일치하기에 남성 못지않게 여성 또한 거짓말하기가 힘들다. 여성이 남성보다 몸짓 해석을 더 잘한다. 여성은 상대편 말을 무시하고 상대편의 몸짓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여성 또한 완벽하게 몸짓을 통제하지 못한다. 정신분석학의 아버지인 프로이트(1856~1939)가 기록한 사례에 이런 것이 있다. “한 여성이 ‘결혼 생활이 행복하다’고 말하면서도 결혼반지를 꼈다가 뺐다가를 반복했다.”

보디랭귀지는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맥락(context)이 중요하다. ‘머리를 긁적이는 것’은 무슨 뜻일까. ‘나는 당신 말에 반신반의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머리가 가려워서 머리를 긁을 수도 있다. 악수할 때 상대편 손에 힘이 없는 것은 그의 성격이 좀 연약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메시지일 수도 있지만, 그의 손에 관절염이 있을 수도 있다. 말과 글도 그렇지만, 신체언어 또한 복합적이고 복잡하다. 저자들에 따르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또한 생각이 깊은 인간, 실의에 빠진 인간을 동시에 상징한다.

신체언어에도 원인·결과의 법칙이 작용한다.

사람의 감정이 원인이라면 몸짓은 결과다. 원인과 결과는 일치해야 한다. 내 감정이 A,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B라면 불가피하게 거짓말을 해야 한다. B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상대편에게 손바닥을 보이면서 내 입이 거짓말을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내 몸은 거짓말을 못한다. 금방 탄로 난다. 동공이 수축하거나, 입 끝이 경련을 일으키거나, 땀을 흘리거나, 얼굴을 붉히거나 하는 미세몸짓(micro-gesture)으로 들통나게 돼 있다.

웃음이 최고의 긍정적인 몸짓이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했다. 웃으면 우선 건강에 좋다. 남녀의 애정 관계에서도 웃음이 핵심이다. 인간은 웃음으로 긍정적인 감정을 공유하는 가운데 면역성을 강화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여성은 끌리는 남성에게 웃고, 남성은 자신에게 웃는 여성에게 끌린다.

신체언어에도 문화적 보편성과 특수성이 있다.

미국 TV프로그램과 영화의 확산으로 전 세계 보디랭귀지가 통일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차이도 크다. ‘오케이 사인’은 유럽과 북미에서는 OK다. 튀니지·프랑스·벨기에에서는 영(zero), 무가치한(workless)을 의미한다. 일본에서는 돈이나 동전이다.

보디랭귀지에 대한 지식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화할 때 상대편의 눈을 응시하지 않는 것은 무슨 뜻일까. 뭔가를 감추거나 거짓말을 할 때 상대편 시선을 피한다는 통념이 있다. 하지만 통념과 달리 성격이 내성적이거나 상대편에게 복종심을 나타내고자 할 때 상대편 눈을 피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당신을 감히 쳐다보지도 못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다. 통념을 역이용하는 거짓말쟁이도 있다. 거짓말쟁이들 중 70%는 거짓말을 할 때 상대편 눈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이 책의 목표는 효율적·효과적인 소통을 위해 독자들이 부정적인 보디랭귀지를 사용하지 않고 긍정적인 보디랭귀지를 쓰도록 돕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뭔가 편안하고 신뢰를 느낄 수 있어야 공통의 목표를 향해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독자 여러분이 만나는 비즈니스 파트너 중에는 이 책을 ‘맹신’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과유불급이다. 보디랭귀지를 맹신하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효과를 극대화하고 역효과를 막는 데 필요한 말이 있다. “정직이 최상의 방책이다.(Honesty is the best policy.)”

[박스기사] 믿거나 말거나··· 『보디랭귀지 결정판』에 담긴 내용]

• 협상을 비롯한 대화에서 고개를 주기적으로 잘 끄덕여주는 것만으로도 상대편은 말을 더 많이 한다.

• 앉아서 대화를 할 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발을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 고개를 끄떡이는 것이 서구 문화에서는 ‘동의한다’이지만, 일본에서는 ‘나는 당신 말을 듣고 있다’는 뜻이다.

• 일본 사람들은 첫 대면에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할 때 상대방이 신고 있는 신발의 청결상태를 본다.

• 플레이보이들이 원나이트스탠드(one-night stand)를 위한 상대를 잘 찾는 이유는, 그들이 코스십(courtship, 구애) 제스처를 잘 포착하고 잘 해석하는 보디랭귀지의 대가이기 때문이다.

• 연구에 따르면 코트십을 시작하는 것은 90%의 경우 여성이다.

• 부부가 오래 살다 보면 닮는 이유는 서로 표정을 복사하는 미러링(mirroring)을 하기 때문이다.

• 남성은 검은 옷을 입거나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찰 때 키가 더 커보인다.

• 남성과 여성은 제 짝을 찾을 때 잘생긴 사람이 아니라 평균적으로 생긴 보통 사람을 좋아한다.

• 여성이 남편이나 남자친구에게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은 ‘사랑해요(I love you)’가 아니라 ‘당신 몸무게가 줄었군(You’ve lost weight)’이다.

• 첫인상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첫눈에 반한 사랑과 같다(First impressions are the ‘love-at-first-sight’ of the business world.)’.


※ 김환영은… 중앙일보플러스 대기자. 지은 책으로 『문학으로 사랑을 읽다』 『곁에 두고 읽는 인생 문장』 『CEO를 위한 인문학』 『대한민국을 말하다: 세계적 석학들과의 인터뷰 33선』 『마음고전』 『하루 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말하다』 『세상이 주목한 책과 저자』가 있다. 서울대 외교학과와 스탠퍼드대(중남미학 석사, 정치학 박사)에서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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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호 (202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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