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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한민국 50대 부자] 언택트로 더 공고해진 부호 10인 

 

네이버, 카카오, 넥슨, 엔씨소프트, 쿠팡. 단순히 ICT 분야 거물이라고 따로 떼어내기엔 이미 우리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았다. 한국 50대 부자 순위에서도 관련 부호들의 위치가 한층 공고해졌다.

▎지난 7월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제7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로부터 화상보고를 받고 있다.
언택트(비대면)는 ‘이들’의 자리를 더 굳혔다. 포브스코리아와 미국 포브스가 조사한 ‘2020년 한국 50대 부자’ 중 ICT(정보통신기술)계 거물 10명의 얘기다. 2005년 포브스코리아가 처음 조사한 한국 50대 부자 리스트에서 ICT 부호는 단 2명이었다. 하지만 이젠 상위 20위권 내에 김정주 NXC 대표, 김범수 카카오 의장,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 방준혁 넷마블 의장, 이준호 NHN 의장 등이 포진해 있다.


미국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테슬라·애플·구글(알파벳)·페이스북이 나스닥 시장 회복세를 주도할 정도로 ICT 쏠림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들’이 갖는 의미는 좀 남다르다. 네이버, 카카오, 넷마블, 쿠팡 등은 사실상 온라인을 넘어 한국 오프라인 시장 전반에 진출하면서 유통, 금융, 통신, 구독경제 분야 등을 망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도 관련 기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의 경우 시가 총액 합계가 100조원에 육박(93조2062억원, 7월 17일 종가기준)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총을 따라붙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경제에 대해 “재벌이 산업 전반을 장악하고 있어 후발 주자들이 침투하기 힘든 시장”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제 ‘이들’은 한국 경제가 전통 제조업 중심에서 4차 산업과 신기술을 중심으로 변화했다는 증거가 되고 있다. 특히 ICT 분야 기업들이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기업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로 파괴적인 혁신을 일으키고 있어 ‘이들’의 상위권 포진이 반갑다.

50대 부자 리스트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ICT 창업가는 김정주(53) NXC 대표다. 3년 연속 3위권에 든 김 대표는 자산가치 11조5776억원으로 작년(7조4258억원)보다 4조원 넘게 늘어나며 게임 기업 창업가 6인방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김 대표는 1994년 12월 카이스트에서 전산학과 석·박사 과정을 밟다가 넥슨을 창업했다. 현재 넥슨은 NXC를 지주회사로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게임 60여종을 서비스하고 있다. 1996년 세계 최초의 상용화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 나라’를 출시한 이후 지난해부턴 모바일 게임 MMORPG ‘V4’,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EA SPORTS FIFA’ 출시하며 모바일 주도권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넥슨의 ‘앞날’을 두 사람에게 베팅하고 있다. 게임 개발엔 허민 원더홀딩스(위메프 지주회사) 대표, 글로벌 시장 진출과 인수합병(M&A)엔 오웬 마호니 넥슨 CEO가 김 대표의 ‘좌청룡우백호’인 셈이다. 지난 6월 23일 김 대표는 차기작 개발을 허 대표에게 일임하며 넥슨이 보유한 최고 IP(게임 캐릭터 등 각종 지식재산권)들과 성과의 50%를 넘겨주기로 했다. 마호니 대표도 김 대표가 밝힌 “넥슨을 한국의 디즈니로 키우고 싶다”는 의지에 따라 ‘빅휴즈게임즈’, ‘픽셀베리 스튜디오’, ‘넷게임즈’, ‘엠바크스튜디어’ 등 여러 개발사 인수를 주도했다. 넥슨의 IP를 글로벌 시장에 어필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기록한 창업가는 김범수(55) 카카오 의장이다. 올해 자산가치는 6조2712억원으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 그는 네이버의 한 줄기다. 1998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창업했고, 2000년 한게임과 네이버컴의 합병으로 NHN(네이버 전신)이 됐다. 김 의장은 NHN 사장을 맡다 2006년 독립해 아이위랩(카카오 전신)을 창업했다. 그리고 지금은 4500만 명이 매일 사용하는 시대의 히트작 ‘카카오톡’을 출시했다.

카카오는 생활 플랫폼이 되겠다는 기치 아래 금융업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4년 9월부터 카카오톡에 결제 기능을 담았고, 2017년 4월 카카오페이를 분사했다. 올해 2월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으로 출범했다. 2007년엔 카카오뱅크로 은행업계에 충격을 안겨줬고, 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디지털 보험사 설립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권혁빈(47)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의장도 항상 수위권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8위에서 두 계단 뛰어올라 올해 6위를 기록했다. 2015년 포브스의 ‘한국 50대 부자리스트’ 7위에 올라서며 지금까지 10위권 안착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그의 자산가치는 3조8900억원, 올해는 4조8240억원으로 상승했다. 스마일게이트는 2007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1인칭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로 대형 게임사로 자리 잡았다. 출시 이듬해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지금까지 누적 매출 105억 달러(약 12조1000억원), 10억 명이 넘는 회원수(온라인, 모바일)를 자랑하는 글로벌 히트작으로 성장했다.

이후 권 의장은 스마일게이트의 지주체제 구축에 힘을 쏟았다. 권 의장→스마일게이트홀딩스→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개발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이로써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주요 계열사 8곳을 중심으로 개발사까지 포함하면 총 38개 회사를 거느린 그룹사가 됐다. 권 의장은 홀딩스 지분을 100% 유지하고 있으며, 주요 계열사 지분도 100%를 유지하고 있어 계열사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경우 그의 지분 가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1인 독주체제


‘리니지’를 만든 엔씨소프트의 파워도 여전하다. 엔씨소프트는 1997년 3월에 김택진(54) 대표가 창업한 회사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매출 1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증권가는 올해 매출 2조7950억원, 영업이익 1조51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꽤 구체적인 지표를 내놓으며 매출 2조원 돌파를 기정사실화했다.

PC 기반 ‘리니지’(1998년 11월 출시)에 이어 2017년 탄생한 모바일 기반 ‘리니지M’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말 ‘리니지2M’이 데뷔하면서 엔씨소프트 매출의 60%는 모바일게임 차지가 됐다. 올해 해외 진출까지 마치면 김 대표의 지분가치도 크게 뛸 것으로 보인다.

한국 ICT 역사, 그 자체로 불리는 이해진(54) 네이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는 지난해보다 30계단이나 뛰어올랐다. 14위에 오른 그의 올해 자산가치는 2조502억원으로 지난해(1조827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불었다. 2017년 3월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경영 일선에 나서 이 창업가의 꿈을 차곡차곡 실현 중이다.

‘검색 광고’만 표방했던 네이버는 유통과 금융업에 본격 진출을 선언하면서 플랫폼의 ‘야망’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1일부터 4900원짜리 유료 멤버십 ‘네이버플러스’를 시작했다. 여기에 네이버에 입점한 3만5000개가 넘는 ‘스마트 스토어’를 기반으로 주문부터 배송까지 물류 전반을 책임지는 ‘플필먼트’ 서비스에 ‘무료배송’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금융은 네이버의 또 다른 성장 축이다.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면서 대출, 보험, 투자 등을 모두 다루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지난 6월 ‘엔에프(NF) 보험서비스’란 상호로 법인 등록까지 마쳤다.

다음은 15위에 오른 방준혁(53)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다. 자본금 1억원으로 창업한 스타트업을 14조원 가치의 기업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ICT 부호 10인 중 유일하게 재산이 줄긴 했다. 방 의장의 올해 자산가치는 2조381억원으로 지난해(2조6496억원)보다 6000억원 이상 줄었다. 순위도 두 계단 내려왔다. 하지만 시장은 자체 IP 확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 진출을 선언한 넷마블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 최고 히트작인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2016년 12월 출시)은 엔씨소프트의 IP를 사서 쓴 결과다. 자체 IP인 ‘세븐나이츠’를 제외하면 흥행작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방 의장은 ‘스톤에이지 월드’를 필두로 자체 IP를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해 국내 정수기·비데 등 렌털 시장을 35%가량 점유한 웅진코웨이를 인수한 것도 화제다. 방 의장은 코웨이 인수에 대해 “2020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하기 위한 인수”라며 스마트홈 구독경제 구축을 선언했다. 물론 넷마블의 주력 사업인 모바일게임과 코웨이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모른다.

2013년 NHN이 네이버와 기업 분할을 할 때 네이버를 떠난 이준호(57) NHN 회장의 존재감도 두드러졌다. 그의 올해 자산가치는 1조6643억원으로 지난해(1조3298억원)보다 크게 늘었고, 순위도 13계단이나 올랐다. 네이버 검색 기술의 기반을 닦은 인물로 이해진 창업자와 더불어 한국 ICT 업계 역사로 통한다. 이 회장이 숭실대학교 컴퓨터학부에서 부교수로 일하던 시절 당시 네이버컴의 이해진 대표가 검색 기술을 공동 개발하자는 제안을 하면서 창업 스토리는 시작된다.

이해진 창업가와 한배를 타다 2014년 이준호 의장이 보유하고 있던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 지분 3.74% 중 네이버 지분을 팔아 네이버가 보유한 NHN(전 NHN엔터테인먼트, 한게임의 전신, 9.54%)의 지분을 전량 사들이면서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NHN은 지난해 사명에서 엔터테인먼트를 떼어내고 게임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머신러닝, 빅데이터, 핀테크, 콘텐트 등 종합 ICT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특히 이 의장은 간편결제 사업 ‘페이코’와 클라우드 서비스 ‘토스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음은 코로나19 사태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김범석(43) 쿠팡 대표다. 올해 자산가치는 1조206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계단 올라 31위를 차지했다. 쿠팡은 2015년 매출 1조1338억원에서 지난해엔 7조1531억원을 기록했다.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해 지금까지 누적적자만 3조7210억원이나 된다는 우려는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17일 미국 CNBC는 “코로나19 사태 중에도 급증하는 수요를 모두 감당하면서 기존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고, 새벽배송·당일배송을 확대했다”며 ‘혁신기업 50’ 중 2위에 선정했다.

쿠팡의 과감한 투자가 코로나19에도 결국 빛을 본 셈이다. 그간 쌓은 유통기술과 인프라, 고객 구매와 물류, 배송까지 이어지는 ‘엔드-투-엔드’ 네트워크 덕분에 매년 수억 개 상품을 배송하고 있다.

더불어 게임사 두 곳 CEO도 50위권 안에 들며 김 대표의 뒤를 따랐다. 먼저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던 장병규(47)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3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올해 자산가치는 1조188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계단이 뛰어올라 언택트 수혜자로 꼽힌다.

장병규 의장은 회사로 돌아온 이후인 지난 3월 모바일게임 ‘테라 히어로’를 출시했다. 이 게임은 PC게임 테라의 IP를 활용한 게임으로 장 의장이 개발과 서비스를 직접 진행하는 첫 게임이다. 증권가가 주목하는 건 크래프톤의 IPO다. 장 의장은 지난 2018년 장기적으로 반드시 IPO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장은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앨리온’의 성과가 나오는 2021년으로 예상한다.

김대일(42) 펄어비스 의장은 최연소 부자로, 50대 부자에 3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올해 자산가치는 9773억원으로 지난해(1조591억원)보다 줄었지만, 순위는 한 계단 오른 45위를 기록했다. 펄어비스는 MMORPG ‘검은사막’으로 성공한 게임개발사로 지난 7월 7일 검은사막 모바일 ‘하사신’을 출시해 신규 이용자만 300% 늘었다. 여전히 ‘현역 개발자’를 고수하는 김 의장은 펄어비스캐피탈을 설립해 2018년부터 코드잇(코딩 스타트업), ATU파트너스(e스포츠 그로쓰 1호), 하이퍼센스(얼굴 인식 VR 앱) 등에 총 300억원의 외부 투자를 하면서 비게임 부문 투자도 늘리고 있다. 게임을 모태 사업으로 출발한 NHN처럼 비게임 분야로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다.

-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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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호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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