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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한민국 파워 유튜버 100] 밍꼬발랄 

1인 다역으로 어린이 팬 사로잡은 코믹 유튜버 

유재석, 이효리를 넘어서는 원조 ‘부캐(부 캐릭터)’ 부자가 있다. 유튜브 채널 ‘밍꼬발랄’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박민정이다. ‘1인 다역 상황극’ 콘텐트를 만드는 그녀의 부캐는 10가지가 넘는다. 사람들은 그녀의 변신을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밍꼬발랄이요? 민정의 ‘민’자를 귀엽게 발음한 ‘밍’에 발랄하다는 뜻의 ‘(똥)꼬발랄’을 합쳐서 만들었어요.”

귀엽다. 유쾌하다. 발랄하다. 지난 8월 14일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난 박민정(27)에게는 이 모든 수식어가 어울렸다. 또랑또랑한 목소리와 대비되는 호탕한 웃음소리, 꾸밈없이 지어 보이는 다양한 표정은 ‘밍꼬발랄’ 속 캐릭터인 여중생 ‘밍꼬’ 그 자체였다.

2018년 개설된 밍꼬발랄은 코믹한 상황극을 1인 다역으로 풀어내는 유튜브 채널로 공감과 웃음을 자아내며 구독자를 빠르게 확보해나가고 있다. 8월 1일 기준, 구독자는 84만 명, 영상 누적 조회수는 7억6000만 뷰에 이른다.

이 채널의 대표 시리즈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사람마다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유형별로 보여주는 ‘밍꼬유형’이다. 이를테면 ‘친구가 한 입만 달라고 할 때’ 혹은 ‘식당에서 음식이 잘못 나왔을 때’ 같은 상황을 제시하고 5~6가지 상반된 반응들을 재연한다. 구독자들은 여러 유형 중 자신의 모습을 찾으며 공감을 보낸다. 이 시리즈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던 주제는 ‘바닥에 음식을 떨어뜨렸을 때 유형’이다. 많은 공감을 얻으며 529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시청자의 사연을 받아 사건을 재구성한 ‘공소시효(공감·소통·시청·효과)’, 상상의 세계를 현실로 연출한 ‘밍꼬박스’, 밍꼬의 일상생활을 담은 브이로그 등의 시리즈를 운영한다.

밍꼬발랄의 인기 비결은 단연 ‘1인 다역’을 보는 재미다. 박씨는 여학생부터 남학생·엄마·아빠·할머니·할아버지까지 가리지 않고 영상 속 모든 등장인물을 혼자서 연기한다.

“밍꼬, 발랄이, 밍밍이, 꼬밍이, 꼬꼬, 웅이, 두리…. 주요 캐릭터만 10명이 넘어요. 처음엔 밍꼬 외 인물은 학생1, 친구1 식으로 표현했는데,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생기다 보니 고정 캐릭터를 만드는 게 낫겠다 싶었죠. 밍꼬의 여동생, 남자 사람 친구 등 10개 넘는 캐릭터가 생겼는데, 생김새, 말투, 표정까지 모두 달라요.”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를 꼽아달란 질문에는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한 명만 고르기 힘들어요. 모두 제 자신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부캐죠. 한편으론 캐릭터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상처가 될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요. 그래도 굳이 하나를 고르라면…. 밍꼬예요. 시작부터 함께해서 그런 거 같아요.”

박씨의 연기가 너무 실감나 1인 다역이란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꽤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얼마 전엔 밍꼬발랄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박씨가 직접 분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을 찍어 올렸다. ‘정말 혼자 연기하는 것 맞느냐’고 묻던 구독자들의 궁금함을 말끔히 해소할 수 있었다.


▎‘밍꼬유형’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콘텐트 /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밍꼬발랄의 주요 구독층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이다. 그녀는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라고 했다. “원래는 고등학생 이상의 성인들이 ‘그땐 그랬지’ 하며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공감할 것이라는 기대를 했죠. 하지만 정작 제 콘텐트를 좋아해주는 건 10대들이었어요. 제 친구들도 제 영상을 잘 안 보더라고요. 가끔 G버스 TV에서 송출되는데 그제서야 ‘버스에서 봤다’고 연락 와요. 그래서 이제는 아예 10대를 타깃으로 콘텐트를 만들어요.”

그래서인지 영상에 달리는 댓글 또한 선플(착한 댓글)이 많다. “언니 예뻐요”, “제 맘을 알아주는 건 밍꼬발랄님밖에 없어요” 등 칭찬하는 내용들이다. 박씨는 댓글을 일일이 챙겨 보는 편인데 ‘오늘 하루 힘들고 우울했는데 영상 보고 힘이 났다’는 댓글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10대들이 공감할 만한 콘텐트를 만드는 게 어렵지는 않냐고 묻자 그녀는 “아직까진 어려움을 못 느낀다”며 웃어 보였다.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 많은 추억이 생각나요. 거창하진 않아도 소소한 사건들을 되살려 소재로 만들고 있어요. 옆자리 짝과 자리다툼을 했던 일, 두근두근했던 반 배정일 등 모두 좋은 주제죠. 사실 제게 비밀 무기가 하나 있는데 바로 중학생 남동생이랍니다. 평소 동생이 제게 고민 상담을 자주 요청하는데, 상담을 하며 아이디어를 많이 얻어요. ‘요즘 친구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에 대한 콘텐트 감수도 동생이 해준답니다.”

박씨는 팬들의 댓글과 사연들도 콘텐트로 풀어낸다. 팬들의 사연을 재구성해 만든 ‘공소시효’ 시리즈다. ‘오늘 친구랑 싸웠는데 이 말을 못 해서 후회된다’는 사연을 보내면 직접 과거의 상황을 연출, 팬이 원하는 대사를 대신 해주는 콘텐트다. 자신의 이야기가 영상으로 나오니 유독 팬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제작한 공익 캠페인 영상. /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하지만 본의 아니게 팬들을 상심하게 만드는 일도 있다. 인기가 많아져 하루에도 수백~수천 건의 사연을 받다 보니 일일이 확인하고 답변을 주기 어려워졌다. 박씨는 “직접 다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며 “팬들이 ‘왜 내 말을 무시하느냐’는 댓글을 달 때면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은 콘텐트도 만들었다. ‘왜 제 말 무시하세요’라는 콘텐트다.

“이 영상에선 밍꼬가 팬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내용을 담았어요. 구독자들이 이 영상을 보고 제가 일부러 댓글을 안 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요. 어린 팬이 많다 보니 혹시 마음이 다치진 않을까, 제가 하는 말과 행동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하는 책임감이 있습니다. 원래는 제 채널에 비속어가 많았는데 이젠 표준어를 쓰려고 노력하고, 비속어는 최대한 쓰지 않고 있어요. 이제 ‘순한맛’ 채널이랍니다.”

초중생에게 인기를 얻다 보니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용 콘텐트에 출연해달라는 섭외 요청도 많이 받는다. 최근엔 서울교통공사에서 진행하는 지하철 매너와 관련한 공익 캠페인 영상을 찍었다. 영상에서 박씨는 지하철에서 일어날 수 있는 비매너 행동과 상황을 재연하고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동을 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행정안전부와는 자전거·퀵보드 안전사고, 언어·사이버폭력 등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캠페인 영상도 제작했다. 박씨는 “온라인 수업에서 내가 출연한 영상을 틀어준다더라”며 뿌듯해했다. 또 최근엔 밍꼬발랄 주인공을 캐릭터화해 여러 가지 굿즈를 제작·판매하고 있다.

인터뷰 내내 활달한 모습을 보이던 박씨는 의외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카메라 앞에만 서면 긴장하고 얼어버리는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까불거리는 성격에 노래와 춤을 좋아해 연예인을 꿈꿀 법도 했지만 카메라가 무서워 일찌감치 포기했다. 대신 카메라 앞에 서지 않아도 되는 성우가 그녀의 오랜 꿈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녹록지 않았다.


“4년 넘게 성우학원 다니고 수없이 시험을 봤어요. 하지만 2차 면접까지 가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동생에게 유튜버라는 직업을 권유받았고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성우가 되지는 못했지만 성우가 되기 위해 배웠던 것들을 유튜브에서 다 활용하고 있어 만족해요. 인물별 특징을 캐치해 목소리, 말투 등으로 캐릭터를 다양화하는 능력은 목소리 연기를 배우며 갈고닦은 실력이죠.”

그녀는 영상에 필요한 대본도 모두 직접 작성한다. 전문 작가를 고용할 생각도 했지만 자신만큼 캐릭터들을 잘 해석할 이도, 입에 딱 붙는 대사를 써줄 이도 없다는 생각에서다.

“어떤 날은 대본이 술술 써지는데, 어떤 날은 한 자도 안 써져요. 촬영 당일 마감한 적도 있어요. 글쓰기를 배웠다거나 재능 있다고 느낀 적은 없는데 글씨를 모르던 시절 그림일기로 시작해 지금까지 일기를 쓰고 있어요. 상황들을 기록하고 당시 느낀 감정들을 풀어내는 데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어요.(웃음)”

박씨는 일주일에 6개 정도 영상을 찍어 올린다. 촬영을 마치고 돌아와 새로운 대본을 쓰려면 쉴 틈 없는 스케줄이다. 그럼에도 전혀 지치지 않은 모습이었다.

“스트레스요? 딱히 없어요.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다 풀리나 봐요. 화를 내거나 째려보거나 가끔 (입모양으로만) 나쁜 말을 하는 역할들이 있거든요.(웃음)”

마지막으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물었다. 그녀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답변했다. “단순히 재미만 주는 게 아니라 희망과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이요. 행복한 에너지를 주는 사람.”

▶ 유튜브 인터뷰 동영상 보러가기

-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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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호 (202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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