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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한민국 파워 유튜버 100] 유튜브 생태계에 퍼지는 선한 영향력 

 

유튜브는 디지털 동영상 세계를 천하 통일하고 하나의 제국을 건설했다. 유튜브 플랫폼 내 각각의 채널에서 개별 크리에이터는 충성도 높은 팬들을 확보하며 소왕국을 운영한다. 구독자들을 쟁취하기 위해 일부 유튜버는 선을 넘는 무리수를 두기도 하지만, 지각 있는 유튜버들은 자신의 강력한 영향력을 사회에 긍정적인 힘으로 전환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인도의 ‘그랜드파 키친’ 채널은 대량으로 음식 조리하는 모습을 방송하고 그 음식을 고아나 노숙자들에게 나눠준다. /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지난 수십 년간 TV는 뉴스와 엔터테인먼트를 소비하는 주요 매체였다. TV에 나오는 스타는 인기를 바탕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의 부상, TV 시청 시간 감소로 인해 셀럽에 대한 재정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제 트렌드를 주도하고 의견과 행동을 유도하는 이들은 소수의 TV 스타가 아니라 일반인들이다. 그들은 유튜브 생태계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겐 TV 스타보다 유튜버의 영향력이 더 강력하다. 미국 연예 미디어 버라이어티는 13~18세 미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설문조사했다. 접근 가능성, 진정성, 전반적인 영향력을 고려한 질문에 상위 20위 중 절반이 유튜버였고, 할리우드 스타들을 제치고 ‘톱 5’ 모두 유튜버가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청소년의 구매에 영향을 끼치는 상관관계 항목에서 유튜브 스타는 기존 셀럽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설문조사의 댓글과 피드백을 살펴보면, 청소년은 PR 전문가가 치밀하게 기획한 이미지보다 유튜버의 친밀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에 매력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소년들은 유튜브 스타의 솔직한 태도, 유머 감각, 억제되지 않은 의견, 위험을 감수하는 정신 등에 호감을 느꼈다.

최근 국내에서 유튜버들의 무분별한 ‘뒷광고’(광고 대가를 받았음에도 받지 않은 것처럼 꾸며 만든 콘텐트)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따가운 비판 여론에 고개를 숙인 인기 유튜버들은 사과문을 올리거나 아예 채널을 패쇄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튜브 및 소셜미디어상에서 광고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광고를 진행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인플루언서 규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튜버들은 현재 드러나고 있는 폐해에 대한 자정작용이 시작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청소년을 포함한 유튜브 이용자들을 위해 상업성, 부적절한 언어, 폭력성과 선정성 등을 스스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소수 악성 유튜브 콘텐트의 폐해에 대한 반대급부로 유튜버의 파괴적인 영향력을 건강한 방향으로 돌리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예를 들어 이용자들에게 긍정적인 역할 모델이 되거나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메시지를 공유하자는 것이다.

선한 영향력의 대표적인 유형은 기부다. 유튜브로 거둔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거나 재능 기부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인도의 할아버지 유튜버 나라야나 레디의 ‘그랜드파 키친’이 있다. 콘텐트는 일종의 쿡방이다. 그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량의 음식을 조리한다. 인도 전통 요리는 물론 도넛과 초코케이크, 피자까지 100인분가량을 만든다. 그는 방송에서 요리한 음식을 고아나 노숙자들에게 나눠준다. 형편이 어려워 피자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아이를 위해 피자를 굽고, 노숙자들에게 수박주스를 제공한다. 음식뿐 아니라 지역 고아들에게 새 옷이나 학용품, 학비도 지원한다. 2017년 8월 첫 동영상을 올린 그의 채널은 2020년까지 구독자가 800만 명으로 늘었다. 그가 나눈 것은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삶의 대한 긍정적 태도였다. 그는 사랑하고 보살피고 나누는 것(Loving, Caring, Sharing)에 대해 항상 이야기했다. 그는 지난 2019년 9월 20일 ‘바삭한 포테이토핑거’ 동영상을 마지막으로 올리고 한 달 후인 10월 27일 73세 나이로 사망했다. 그의 마지막 동영상은 2020년 8월 현재 94만 회 조회됐고 댓글 2000개가 달렸다. 그의 선한 영향력을 지속하기 위해 조카 스리칸스 레디가 나라야나의 채널을 이어받아 같은 방식으로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인기 유튜버 ‘허팝’은 대형 프로젝트와 기부를 주제로 콘텐트를 제작한다.
국내에서도 유튜브로 벌어들인 수익을 공개하며 통 큰 기부를 하는 유튜버가 적지 않다. 특히 ‘허팝’의 기부는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는 초창기 생활 도구나 음식을 갖고 창의적으로 실험하는 콘텐트를 제작했지만 현재는 유튜브 수익을 기반으로 대형 실험 및 기부를 주제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그가 2019년 10월에 올린 ‘마트 털어버렸습니다! FLEX~!’ 영상에서는 조력자 수십 명과 함께 마트에서 생필품 및 가전제품을 5600만원어치 구매했다. 그리고 구매한 물품을 트럭과 탑차에 싣고 장애인복지센터, 보육원, 양로원에 방문해 모두 기부했다. 대형 프로젝트 콘텐트로서 재미뿐 아니라 미담이 주는 감동도 선사했다.

재능 기부로 콘텐트를 제작하는 유튜버도 있다. 가수이자 음악 천재로 알려진 중국계 캐나다인 헨리는 최근 유튜버로 변신해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고 있다. 그의 유튜브 채널에는 초창기에 어떤 영상을 제작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그는 ‘같이헨리’ 코너를 만들어 국내의 음악 신동을 찾아가 협연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바이올린, 국악, 랩, 팝핀, 피아노에 소질 있는 어린이와 협연하고 자기가 겪었던 슬럼프 등 경험을 나누며 조언한다. 음악을 수학하는 어린 학생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멘토 역할을 해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의 영상은 매회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미용 콘텐트 제작자 ‘금강연화’는 헤어스타일로 고민하는 시청자를 초대해 고민을 해결해주며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피지컬갤러리’의 빡빡이 아저씨로 알려진 김계란도 희귀병을 상담해주는 등 시청자의 건강관리와 재활 등 알찬 내용과 미담으로 잘 알려졌다.

긍정적 역할 모델 제시


▎‘소울팬케이크’ 채널에서 한 어린이가 스스로를 대통령이라고 가정하고 또래에게 격려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두 번째 선한 영향력 유형은 긍정적 역할 모델의 제시다. 영상의 주요 소비층인 밀레니엄 세대는 유튜버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들으며 워너비의 멋짐, 건강한 사고방식, 커리어, 다양한 관심 영역 등을 직간접적으로 접한다. 다양한 주제의 유튜버가 보여주는 역할 모델은 자아를 확립하고 진로 방향을 찾아가거나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해외 채널 ‘소울팬케이크(SoulPancake)’는 행복을 확산하고 깊이 사고하는 힘을 훈련하기 위해 영상을 제작한다고 목적을 밝혔다. 젊은 세대에게 영감을 주며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을 돕는다. 예를 들면 흑인 어린이가 스스로를 대통령이라고 가정하고 또래에게 격려의 메시지(Pep Talk)를 전달한다. 또는 기후변화 전문가가 우리가 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소울팬케이크의 영상은 사람들을 함께 모아 차이를 이어주고, 삶에 대한 질문을 탐구하는 실험을 통해 인간관계, 자연, 행동을 탐구한다. 실험 영상 참가자는 거리에서 낯선 사람과 대화하며 첫인상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차이점을 넘어 공통점을 찾고 이해하려 노력한다. 이 경험의 공유는 사람들 간의 감정과 연결을 더욱 공론화하여 생각하도록 장려한다. 소울팬케이크는 현재 구독자 300만 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한 번 업로드된다. 일부 영상은 한글 자막도 제공한다.

국내 유튜버 중에는 ‘신사임당’이 다양한 경제전문가, 창업가를 인터뷰해 젊은 세대에 부족할 수 있는 경제관념을 심어준다. 취준생, 사회초년생,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아 구독자 100만 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50대 주부의 쇼핑몰 도전기’, ‘매달 1000만원을 만드는 가장 현실적 구조’, ‘부자가 되는 사람들의 특징’, ‘부동산 재테크’ 등 다양한 콘텐트와 더불어 기업과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경제TV PD 출신인 신사임당은 월급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겠다는 것을 깨닫고 창업에 도전했다. 초기에 쇼핑몰 창업 노하우를 전하는 영상을 제작하다 현재는 부동산, 주식 등 재테크 전반을 다루고 있다.


▎‘프랭키프렌즈’는 사회실험 카메라로 사회적 소수자 및 약자를 보호하려는 일반인들의 반응을 보여준다. /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세 번째 유형은 사회적 메시지다. 특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교과서적이 아니라 흥미로운 콘텐트로 풀어내는 유튜버들이다. ‘베다니 모타(Bethany Mota)’는 기본적으로 패션, DIY를 다루며 구독자 995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다. 특히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유튜브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영상을 제작하며 집단따돌림 때문에 힘들었던 시절을 언급했다. 외로웠던 그는 자신이 제작한 유튜브 영상 덕분에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에 관심을 가져준다고 느꼈고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학교에서의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국내 유튜버 중 ‘프랭키프렌즈’는 사회실험 카메라를 주제로 영상을 제작한다. 사회의 불편하고 불합리한 상황을 연출하고 주변 일반인들의 반응을 카메라에 담는다. 집단괴롭힘을 당하는 아이, 인종차별을 받는 외국인, 돈을 뺏기는 지하철 노숙자, 도움을 요청하는 지체 장애인, 젊은 여자에게 막말을 듣는 치매 노인, 갑질하는 진상손님을 대하는 점원 등이다. 이런 불편한 상황에서 그들을 도우려 대신 싸워주는 시민들의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상황을 접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과연 내가 거기 있었다면?’이란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한다. 사회적 약자는 도움을 주고 배려해야 할 대상이지만 평소에 외면하지 않았나 하는 굵직한 메시지를 시청자들에게 던진다.

[박스기사] 유튜브 세계의 그늘 - 시청자 기만은 되돌릴 수 없는 신뢰 훼손


▎한 유튜버가 뒷광고와 관련해 사과문을 채널에 게시했다. 해당 유튜버는 기존 영상을 모두 삭제해 사실상 채널을 패쇄한 상태다. /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유튜브의 강점 중 하나는 자유로운 생각과 의식의 흐름이다. 하지만 자율성이 악용되고 방종으로 인한 폐해가 반복된다면 제재가 따르기 마련이고 자율성은 훼손된다. 지난해 국내에서 고소득 유튜버의 탈세 및 탈루가 사회적 이슈가 된 데 이어 올해 상업적 뒷광고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게임, 먹방, 뷰티, IT, 패션, 수험, 음악, 의료 등 거의 전 분야의 유튜버들이 뒷광고에 연루됐고 사과문, 해명문을 발표했다. 국회가 관련 법 개정 움직임을 보일 정도로 파장이 크다. 2020년 9월 1일 공정위 지침 개정안이 시행 예정이다.

유튜브 관련 통계 스타트업 플레이보드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수 5만 명 이상인 채널의 32%가 유료 광고가 포함된 영상을 게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약 1300개 영상을 분석한 결과 유료 광고 표시 방법은 56%가 영상의 좌측 하단에 ‘유료 광고 포함’이라고 표기했다. 이는 PC와 모바일 모두 이용자가 확연하게 인지할 수 있으며 유튜브의 광고정책에도 부합한다. 반면 44%는 설명란에 텍스트로 ‘유료 광고 포함되었음’을 표시했다. PC 화면에서는 기본적으로 표시되지만 모바일 화면에서는 설명을 클릭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설명란에 표기한 경우에는 43.5%가 하단에 표시했으며 30.3%가 상단, 26.2%가 설명 중간에 표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고 표시 여부는 공정거래위원회 예규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기준으로 한다. 기존 2016년 시행안이 오는 9월 개정될 예정으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이용한 광고는 광고 혹은 협찬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는 이가 알아볼 수 있도록 명확하게 표시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다소 애매했던 기존 가이드라인이 분명해졌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일정 기간 동안 계도한 뒤 위반 정도가 심한 경우 형사 고발까지 검토한다고 선언했다.

현시점에서 유명 유튜버들에 대한 법적 제재보다는 광고이면서 광고가 아닌 척해 시청자를 기만했다는 도덕적 문제가 주요 쟁점이다. 더불어 이들의 소속사 MCN과 기만적 광고를 의뢰한 업체 등이 복합적으로 연루돼 있다. 특히 의료 광고의 경우 공정위 지침과 상관없이 의료법을 준수해야한다. 의료법 제56조에 의해 의료광고를 할 수 없으며 환자의 치료 경험담 등 소비자로 하여금 치료 효과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도 금지돼 있다.

뒷광고 논란은 ‘참PD’가 복귀를 선언하면서 진행한 2020년 8월 4일 라이브 방송에서 뒷광고와 관련된 유튜버들을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라이브 방송에서 참PD는 계속 “100만~400만 구독자를 가진,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한국 유튜버는 모두가 이 혐의를 피해 갈 수 없으며, 그들이 얼마나 시청자와 구독자들을 기만했는지를 다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에서는 2019년경 유튜버 ‘닌자’가 에이펙스 레전드(APEX LEGEND) 게임을 즐기는 영상이 논란이 됐다. 실제 로이터통신은 게임 제작사 EA가 닌자에게 에이팩스를 방송해주는 대신 광고비를 지급했다는 사실을 보도함으로써 뒷광고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닌자는 자신의 에이펙스 관련 영상에 EA 스폰서 카테고리를 달았다. 국가마다 광고 관련 지침이 다르기 때문에 불법 여부는 따져봐야 하지만 시청자를 기만했다는 점에서 비판은 피할 수 없다.

플레이보드의 왕효근 대표는 “성공한 유튜브 채널의 공통점은 구독자와 높은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단기 수익 창출을 위해 구독자와 신뢰를 저버린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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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호 (202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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