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슈헬스 그룹(Bausch Health Companies, 이하 바슈헬스)은 소화기계·간장학·신경과·피부과 분야 및 국제적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개발·제조·판매하는 글로벌기업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와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바슈헬스의 시가총액은 27억 달러, 우리 돈으로 4조원이 넘는다. 바슈헬스 자회사인 솔타메디칼은 한국 시장을 전략적 비즈니스 거점으로 삼기 위해 지난 2023년 한국 별도 법인을 설립하며 시장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더 젊어 보이고 싶어 하는 현대인의 욕구를 자극하는 메디컬 에스테틱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는 게 이들의 사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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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솔타메디칼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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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년층은 이제 더는 ‘아재’나 ‘노인네’가 아니다. 1990년대 중반,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가치로 개성을 내세우던 X세대가 바로 오늘날 중년층이 되었다. 영 포티(Young Forty), 영 피프티(Young Fifty)라 일컫는 4050세대다. 이들은 어떤 세대 못지않게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젊게 살고자 한다. 특히 1964~1974년 사이에 태어난 2차 베이비부머는 이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교육 수준에 IT 활용 능력까지 갖추고 비교적 높은 소득과 자산 여건, 적극적인 사회 참여와 더불어 문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체력 40대, 패션 30대’로 정의하며 외모와 건강관리에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아낌없는 투자를 기꺼이 단행한다. 어느새 1975년생도 50대에 접어들었고, 개성과 행복 충족을 위해 외모나 건강관리에 투자하는 건 2차 베이비부머를 능가한다. ‘더 젊어 보이려는’ 이들의 노력은 대표적인 ‘항노화’ 분야인 메디컬 에스테틱(Medical Esthetic)으로 확산하고 있다.메디컬 에스테틱이 주목하는 건 피부질환이 아니다. 대신 의료기기와 화장품을 이용해 피부를 아름답고 건강하게 관리하는 게 목표다. 또 의료 전문가와 전문적인 치료 상담을 거쳐 화학적·물리적 자극에 대한 반응을 테스트한 후 정확한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지난해 10월에 발표된 미국·인도 기반 시장조사업체 빈츠리서치(Vynz Research) 조사에 따르면, 세계 피부·미용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4년 178억 달러(약 25조원)에서 2030년에는 1457억 달러(약 20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시장 규모의 변화와 함께 최근 10년간 메디컬 에스테틱 트렌드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장비의 일부 등이 체내 조직 안으로 들어가는 침습적 수술 요법이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피부를 절개하거나 뚫지 않는 ‘비침습적(Noninvasive)’ 수술 요법이 각광받고 있다.미국 뉴욕증권거래소와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바슈헬스는 소화기계·간장학·신경과·피부과 분야 및 국제 의약품 개발·제조·마케팅 등을 영위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이다. 바슈헬스의 주요 사업군에는 다양한 피부 고민에 대한 에스테틱 솔루션 브랜드인 솔타메디칼도 포함된다. 솔타메디칼은 1996년 미국 성형의과 전문의인 에드워드 녹턴(Dr. Edward Knowlton)이 설립해, 미국에서 입지를 다지며 알려지기 시작했다.2023년 바슈헬스는 북미 시장과 더불어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는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끌어올리고자 솔타메디칼코리아를 설립했다. 한상진 솔타메디칼코리아 대표는 법인 설립에 대해 “한국 미용 시장에서 이른바 고주파 치료기 같은 에너지 기반 장비(EBD) 시장을 주도하는 최상위 그룹에 속한다”며 “국내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에서 솔타메디칼은 에너지 기반 장비로 1~2위를 다툰다”고 설명했다. 솔타메디칼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지니 킴(Jiny Kim) 글로벌 수석 부사장은 “한국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바탕으로 연구개발(R&D)에 힘써 더 큰 성과를 이끌어낼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밝히기도 했다.
메디칼 에스테틱 트렌드 변화 선도![](/_data2/photo/2025/01/thumb_2041357502_xO9v4YTe_2.jpg)
▎ 사진:솔타메디칼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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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타메디칼의 주요 제품은 써마지(Thermage)다. 써마지는 ‘써마지 FLX’로 진행하는 주름 개선 시술을 편히 부르는 말로, 고주파 에너지로 진피층의 콜라겐 재생을 유도해 얼굴과 눈가의 주름을 개선하는 시술이다.한 대표는 “노화에 의한 변화를 늦추는 시술”이라 소개하며 써마지의 장점으로 “피부를 절개하지 않는 비침습적 얼굴 주름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써마지의 특징은 깊은 피부층에 열에너지(Therma)를 가함과 동시에 강한 열로부터 표피를 보호할 수 있는 냉각 기술(Cool)을 결합한 것이다. 피부에 전류를 흘리게 되면 피부의 저항 때문에 열이 발생한다. 열에너지는 피부 깊숙한 곳인 진피의 온도를 높이고,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재생 능력을 촉진해 약해진 피부 구조물의 재생을 유도한다.“써마지는 얼굴 전체에 시술할 수 있습니다. 얼굴 주름과 눈가 주름 완화, 콜라겐 재생에 도움이 됩니다. 고주파에너지가 늘어난 피부 속 콜라겐 생성을 유도해 결과적으로 늘어났던 피부 속 구조가 재생됩니다. 일시적으로 피부를 좋아지게 하는 시술이 아닌, 근본적으로 진피층의 환경 자체를 개선해주는 만큼 피부 컨디션 자체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피부 속 환경이 개선돼 주름 개선 효과를 나타냅니다. 눈가 같은 아주 예민한 부위도 시술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죠.”써마지는 지난 2002년 미국 시장에서 써마쿨(ThermaCool)이란 초기 모델명으로 출시됐다. 이후 20년 이상 실제 의료 현장에서 기술력과 효과,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2008년에는 2세대 써마지 NXT, 2011년 들어선 3세대 써마지 CPT(Comfort Pulse Technology), 2018년에는 ‘자동조절 알고리즘 기술(AccuREP™ Technology)’을 적용한 4세대 써마지 FLX로 진화했다. 한 대표는 “써마지는 4세대에 걸쳐 장비와 기술력이 발전했을 뿐 아니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MFDS) 허가를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의 설명처럼 2021년 ‘안면부 시술에 있어 최신 세대 비침습적 단극성 고주파 시술에 대한 전향적 임상 시험’ 등 논문 70여 건과 특허출원 73개 등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가장 최근에 출시된 4세대 써마지 FLX는 아큐렙(AccuREP) 기술과 단극성 고주파(mono-polar RF, 고주파를 발생시키는 전극이 하나만 존재하며 전극에서 발생한 고주파가 접지판으로 흘러가는 방식)가 특징이다. 아큐렙은 고주파 에너지가 나갈 때, 치료 부위의 저항값을 매번 측정하는 튜닝 펄스가 적용된다. 자동 튜닝을 통해 시술 부위별로 일관된 에너지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단극성 고주파 전류를 이용한 용적 가열로 더 깊은 곳까지 열을 전달한다.“고주파 장비로 강한 열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써마지 시술 팁은 피부에 직접 접촉하는 일회용 의료기기로 한 환자에게만 시술되며, 시술 시간은 1시간 이내입니다.”부작용은 없을까. 써마지가 처음 개발됐을 당시만 해도 강한 열로 인한 통증을 우려하는 경우가 있었다. 써마지 CPT와 써마지 FLX는 이 같은 우려를 진동과 쿨링 방식 개발로 극복했고, 초기 통증을 현저히 줄였다. 한 대표는 “써마지는 최적화된 출력으로 시술 시, 화상 위험이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일부 환자들은 시술 후 멍이나 홍조, 열감 등이 남아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길까 봐 고민하지만, 시술 직후 일상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써마지는 6~12개월 주기로 시술받을 수 있다.
제품 개발 시 지역 문화적 특성과 소비자 선호 반영솔타메디칼은 써마지 외에도 2009년 또 하나의 히트작인 프락셀 듀얼(Fraxel Dual)을 출시했고, 2011년에는 클리어 앤 브릴리언트 레이저(clear + brilliant), 비만 장비인 리포소닉(Liposonix), 2013년에는 지방흡입 장비인 베이저(Vaser)를 시장에 선보였다. 해외시장에서는 솔타메디칼의 써마지, 프락셀 듀얼, 클리어 앤 브릴리언트 레이저, 베이저 등 특화된 의료 장비나 재료, 장비와 솔루션 등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한 대표는 “의료산업 선진국인 미국에서 장비와 소모품 등 모든 제품의 연구개발과 생산이 이뤄지고 있고, 모두 철저한 테스트를 거치며 검증에 힘써 제품 신뢰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솔타메디칼처럼 미국에 본사를 둔 일부 기업들은 멕시코나 중국 등 비교적 물가가 저렴한 지역으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와 달리 솔타메디칼은 미국에 본사와 연구소, 생산기지를 두고 환자, 의료 전문가, 직원 등 모든 구성원에게 신뢰받고 가치를 인정받고자 품질관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미국 본사 생산을 원칙으로 하는 이유입니다. 또 의료기기 산업은 자동차 같은 기계산업처럼 제품의 유지보수를 위한 기술 지원 서비스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주기적으로 통합 의료 교육 프로그램인 SOMA(Solta Medical Academy)도 개최하고 있습니다.”솔타메디칼코리아는 의료 전문가와 소비자를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운영하는 SOMA는 의료 전문가에게 최신 의료 기술과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소비자에게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교육한다. 이런 교육을 지속할수록 써마지 시술 시 의료서비스의 질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여기는 까닭이다.최근 솔타메디칼코리아가 주목하는 분야는 윤리경영이다. 한 대표는 “사람의 건강을 다루는 종합 헬스케어 기업인 만큼 윤리경영을 기반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임”을 강조했다. 또 회사가 잠재적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에도 힘쓸 계획이다. 솔타메디칼코리아는 브랜드의 명성으로 인해 써마지와 관련된 상표권침해, 가짜 장비와 소모품이 불법 밀수되거나 유통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에 적절히 대응하고자 사내 법률 전문가, 사외 유명 법무법인과 함께 모든 경영활동을 대상으로 법률 검토를 진행한다.인터뷰 막바지, 한 대표는 솔타메디칼코리아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이야기하며 한국 시장의 우수함과 중요성을 강조했다.“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우수한 의료진이 있고, 미용의학 분야를 리드하는 다수의 의료기관을 보유한 아시아 미용의학의 허브입니다. 써마지, 프락셀, 베이저 사업을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생각하며, 이 외에도 신제품 개발 시 국내 소비자들에게 맞춤화된 제품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국내시장은 실제 체험해본 소비자들의 입소문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브랜드의 명성이 퍼지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향후 출시될 제품 역시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가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며 본사 R&D팀과 더욱 활발하게 소통하겠습니다. 기존 직원들은 메디컬 에스테틱의 리더로 성장하게 돕고 인재도 적극 영입해 국내시장 성장을 이끌 계획입니다.”- 여경미 기자 yeo.kyeongm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