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지 포브스코리아와 손태진은 닮은 점이 있다. 바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구자로서 개척해간다는 점이다. 동료 가수 사이에서 “손태진이 곧 장르”란 평가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포브스코리아 창간 22주년을 맞이해 음악계 혁신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가수 손태진과 2월 4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평이한 삶을 살 것인가, 도전을 추구하는 삶을 살 것인가는 평생 숙제인 것 같습니다. 창간 22주년을 맞이한 포브스코리아도 기성 언론이 갔던 길을 따르기보다 변화의 중심에 선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포브스 선정’ 등 자기만의 길을 걸었기에 CEO부터 MZ세대까지 독자층을 확장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인생 목표는 남들이 가지 않는 혁신적인 길을 가는 것입니다.”손태진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서울대학교 대학원 성악과에서 수학하며 음악의 정석인 성악가로서 탄탄한 이력을 쌓아갔다. 그랬던 그가 불현듯 국내 최초의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결성 프로젝트인 JTBC <팬텀싱어> 시즌 1에 등장하며 새로운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성악과 트로트 장르를 허문 활동으로 가수 선후배 사이에선 “손태진이 곧 장르”라는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한다. 당시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오디션에서 부드러운 저음이 특징인 그는 김동률의 ‘오래된 노래’를 불렀고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이를 감상한 가수 윤종신은 손태진의 음색을 극찬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이었던 마이클 리는 “따뜻하다”며 감탄했다. 이 오디션은 대중에게 손태진이란 이름 석 자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후 2022년 12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방영한 MBN <불타는 트롯맨>에서 또다시 손태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의 출연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그가 왜 이 프로그램에?”라며 의아함을 표하기도 했다. JTBC <팬텀싱어>에서 우승 후 팀 활동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무대와 도전을 갈망했다.이런 이유로 <불타는 트롯맨>에 도전했고 12회 방송 동안 자신의 매력을 가감 없이 보여주더니 최종 우승자로 등극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성악과 트로트 두 영역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수상한 최초의 인물이 된 손태진은 “어떤 음악이든 자신을 표현하고 팬들과 소통하는 방법일 뿐”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음악은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잇는 연결고리입니다. 클래식이든 트로트든 저만의 음악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클래식의 힘이라면 한 편의 시와 같은 장르고, 트로트의 힘이라면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융합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계 혁신의 아이콘스스로 “정체되기보다는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손태진. 장르를 가리지 않는 그의 도전은 많은 이에게 귀감이 됐고 이제는 많은 성악가가 크로스오버 오디션에, 발라드 가수가 트로트 오디션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용기 있는 도전이 많은 이에게 롤 모델이 된 것 같다”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웃는다.손태진은 지난 10월 총 8트랙이 수록된 정규 앨범
을 발매했다. 정규 1집 타이틀곡 ‘가면’과 ‘널 부르리’ 등이 수록된 은 한 가지 음악적 결을 이루기보다 다채롭고 풍성한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느낌을 준다. 가수 손태진의 묵직하고 단단한 보컬리스트적 감성의 트랙부터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트랙까지 여러 색깔의 음악 세계를 담았고 다양한 면모를 표현하고자 노력했다.“정규 앨범을 준비하면서 솔로 가수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팬텀싱어>와 <불타는 트롯맨> 등을 통해 후속 방송이나 콘서트 등을 진행했지만 이런 활동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솔로 가수로서 홀로 서게 되어 고민과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번 앨범은 가수 손태진의 새로운 음악적 이정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이번 앨범은 손태진만의 음악 세계 첫 시작의 의미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정규앨범에 어떤 곡들을 수록해야 할지 고민에 고민, 신중에 신중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따라 하기보다는 클래식과 크로스오버부터 트로트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나만할 수 있는 것을 하고자 시도했다.특히 팬들의 사랑이 가수 손태진의 음악 방향성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그대 고마워요’는 팬클럽인 손샤인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곡이다. 손태진은 “팬들의 환호와 박수는 무대에 선 가수에게는 에너지원과 같다”며 “팬들의 순애보 같은 응원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나만의 색깔을 낸 아티스트정규 앨범 발표에 이어 지난 연말부터 8개 도시에서 팬들과 만나는 자리인 단독 콘서트 ‘The Showcase’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번 전국 콘서트의 여정은 3월 8~9일 이틀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되는 앙코르 콘서트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The Showcase’라는 이름처럼 콘서트의 콘셉트는 신제품을 출시하듯 손태진의 모든 것을 선보이는 쇼케이스장을 형상화했다. 손태진의 1부터 100까지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로 채워 팬들의 큰 환호를 받기도 했다.손태진은 음악과 공연 외에도 방송, 라디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지난해 6월부터 MBC 표준FM <손태진의 트로트 라디오>를 진행하며 올 1월 ‘2024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라디오 DJ로서 신인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손태진의 트로트 라디오>는 트로트 스타들과의 토크, 라이브 무대, 청취자들과 함께하는 방송으로, MBC 라디오에서 유일한 트로트 채널이다.“한참 바쁘게 활동하던 시기에 라디오 DJ란 새로운 역할을 맡아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매일 청취자를 만나기에 제 역량이 충분할까,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은 아닐까 등 여러 걱정을 했지만 팬들의 성원 덕분에 라디오를 잘 이끌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그는 “라디오는 대중 및 팬들과 소통하기 좋은 매체인 것 같다”며 “라디오를 통해 삶의 지혜도 배우고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고 말한다. 도전의 아이콘인 손태진은 향후에도 남들이 생각지 못한 도전에 임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프랭크 시나트라가 부른 ‘마이 웨이(My Way)’의 가사처럼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무엇보다 더 중요한 점은 내 방식대로 했다는 거네(And more much more than this, I did it my way)’, 마이 웨이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후회하지 않고 설사 후회가 남더라도 내 여정이었기에 괜찮다’는 내용이 주된 가사입니다. 저 역시 노년에 제 인생을 돌아봤을 때 당시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도록 저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려 합니다.”인터뷰 말미에 손태진은 포브스코리아의 창간 22주년을 축하했다.“제게 22는 의미 있는 숫자입니다. 가족들의 행운의 숫자가 22인데, 포브스코리아가 작년에 발표한 ‘2024년 파워 셀러브리티’에도 제가 22위로 선정됐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파워 셀러브리티 순위도 22위, 포브스코리아 창간 22주년, 행운의 숫자도 22, 이 인연이 놀랍네요. 22년 동안 포브스코리아가 다른 매체가 가지 않는 길을 걸어왔듯, 앞으로도 혁신의 아이콘으로 승승장구하길 바라며 저 역시 포브스코리아 선정 파워 셀러브리티 순위권 안에 안착하는 가수로 남고 싶습니다.”- 여경미 기자 yeo.kyeongmi@joongang.co.kr _ 사진 최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