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5월 30일 오후 3시 22분.미국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무사히 도킹해 ‘첫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정작 사람들의 관심은 우주복과 우주선 내부에 있었다. 영화 [어벤져스] 슈트를 디자인한 호세 페르난데스가 디자인한 덕에 날렵한 슈트가 나왔고, 조종석을 가득 메웠던 버튼은 사라지고 터치스크린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원래 이렇게 만들 수 있는 거였어?” 사람들은 수군거렸다.솔직했던 ‘관’(管)과 화끈한 ‘민’(民)이 이뤄낸 성과였다. 나사(미 항공우주국)가 폭발 위험과 재정난을 이유로 2011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폐기했고, 국제우주정거장 관련 사업까지 ‘민간기업 중심’으로 넘기겠단다. 상업화가 ‘뉴스페이스 시대’를 여는 키라는 걸 인정한 셈이다. 사모펀드는 스페이스X에 54억 달러를 쐈고,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 주식을 팔아 블루 오리진에 투자했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 갤럭틱 회장은 상장을 택했다. 시장은 이들을 믿고 화끈하게 밀어줬다. 이럴 땐 미국이 부럽다.절망하기엔 이르다. ‘한미 미사일 지침’이 개정돼 민간·상업용 로켓의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풀렸다. 3000억원짜리 인공위성 발사비를 100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게 됐다. 한국 항공우주 기업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판 ‘뉴스페이스 시대’를 준비 중인 한국 위성 수출 1호 기업인 쎄트렉아이, 아시아 유일의 우주 지상국 사업자 컨텍, 미국 나사가 손 내민 항공우주 소프트웨어사 한컴인스페이스 등을 만나봤다.-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