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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분야의 딥테크 강자들] 박일수 마스오토 대표 

자율주행으로 뛰어든 화물운송 시장 

물류산업 곳곳에서 자동화 바람이 부는 가운데 마스오토는 그늘진 ‘무인 운송’ 분야에 주목했다. 세 명으로 출발한 마스오토는 창업 3년 만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율주행 트럭 시험주행에 성공했다.

▎박일수 마스오토 대표는 카이스트 컴퓨터공학과를 조기 졸업하고, 2017년 6월 마스오토를 창업했다. 카메라만으로 국내 최초로 서울~부산 간 자율주행 화물트럭 테스트 주행에 성공했다.
미국 자율주행 분야도 코로나19를 피하진 못했다. 미국 GM의 자율주행차 자회사인 크루즈가 전체 직원 1800명 중 8%인 140명을 줄였다. 포드는 2021년 선보이려던 자율주행차 출시를 1년 더 미뤘다. 라이다(LiDAR)센서 기업인 벨로다인, 차량공유업체 리프트도 자율주행 연구인력을 감원했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무인 운송 자율주행차 분야엔 상대적으로 투자가 더 늘었다. 운송용 자율주행차는 비교적 짧은 거리를 다니거나 정해진 루트로만 가고, 사람을 태우지 않아 개발이 더 쉽기 때문이다.

실제 구글과 아마존이 올해부터 자율주행 트럭 테스트에 나섰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자회사 웨이모가 텍사스주에서 카메라·레이저·라이다 센서를 장착한 자율주행 트럭 13대로 주행 테스트에 나섰다. 아마존이 투자한 자율주행 트럭 업체 오로라도 지난 7월부터 테스트 운행에 돌입했다.

한국은 어떨까. 2018년 현대자동차는 국내 최초로 대형트럭 레벨 3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자율주행 차량 트레일러가 결착된 40톤급 트럭이 의왕-인천 간 약 40km 구간 고속도로를 자율주행했다. 이 트럭은 전후 측방에 카메라 3개, 전후방에 레이더 2개, 전방·양 측면에 라이다(Lidar) 3개, 트레일러 연결 부위에 굴절각 센서 1개, GPS 1개 등 총 10개 센서가 장착됐다. 대기업이 아니고선 자금이나 규제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 화물운송 분야에는 스타트업 진출이 더딘 편이다. 마스오토는 이런 편견을 깼다.

“카메라 한 대 달린 1톤 트럭으로 시작했습니다. 승용차보다 무거우니 제동거리가 길어서 최소 200m를 볼 수 있는 카메라가 제격이었습니다. 레이더나 라이다가 있으면 좋지만, 최소한의 자원으로 자율주행 트럭을 테스트해보고 싶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카메라만을 가지고 자율주행용 트럭을 운행하겠다고 허가증을 달라고 했더니 처음엔 황당해했지만, 시험에 통과하니 인정해 줬습니다.”

지난 9월 1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마스오토 사무실에서 만난 박일수(29) 대표가 한 말이다. 인터뷰 당일에도 마스오토의 1톤, 5톤 트럭 두 대는 여전히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다. 박 대표는 카이스트 컴퓨터공학과를 조기 졸업하고 곧바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P2P 파일 공유 시스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을 하다 마스오토 창업 직전엔 글로벌 영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아자르’를 만든 하이퍼커넥트에서 개발자로도 일했다.

그렇게 2017년 6월 마스오토를 창업했다. 같은 해 12월 케이큐브벤처스와 카카오모빌리티에서 4억원을 투자받았고, 이듬해인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 지원 사업인 팁스 프로그램에도 선정돼 5억원을 추가로 유치했다. 세계적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 컴비네이터(Y-Combinator)에서도 투자를 받았다. 마스오토는 투자금으로 1톤, 5톤 트럭 두 대를 샀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차량에 얹어 국내 최초로 서울~부산 간 테스트 주행에 성공했다. 그래도 9억원이란 자금은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박 대표의 얘길 더 들어봤다.

9억원으로 자율주행 트럭을 만들 수 있나.

가능했다. 그 부분이 가장 궁금한 모양이다. 화물트럭을 위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결심한 때부터 거창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자동차 제조업계와 양산 프로젝트에 시간을 쏟거나 거대한 트럭에 각종 센서를 붙여 테스트할 자금을 쏟아부을 여유는 없었다. 오히려 이런 빠듯한 상황이 자율주행 트럭의 사업화를 앞당기는지도 모른다. 트럭과 여기에 내장된 전자장비, 카메라와 최소한의 전자기기만으로 자율주행 트럭을 세상에 내놓고 싶었다.

지금까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나.

국내 최초로 시험주행에 성공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전자 개입 없이 약 5시간 30분 동안 완전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차선을 유지하면서 앞 차량과 간격을 유지하는 게 어려웠지만, 결국 해냈다. 처음엔 카메라로만 부산까지 시험주행에 성공했고, 그 이후 단기 마일스톤(소규모 과제)을 달성하기 위해 레이더 센서를 추가했다. 터널을 주행하다 갑자기 출구에서 밝아지면 카메라가 전방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왜 자율주행 분야를 택했나.

원래는 머신러닝 분야 기업을 차리고 싶었다. 사업 기회를 찾던 중 자율주행차 시뮬레이터를 만드는 회사를 만났고, 그 회사에 납품할 시뮬레이터를 만들면 괜찮겠다 싶었다. 업체 측 얘기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하드웨어에 올리면 실제 주행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물론 우리에겐 테스트할 차량이 없었다. 그때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란 게임이 눈에 들어왔다. 트럭을 돌리며 반듯하게 주차할 때 느끼는 어려움은 물론, 운행 시 사이드미러를 점검하고 옆 차량까지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하며, 기후에 따라 조작감까지 달라지는 등 무척 사실적이었다. 엉뚱했지만, 게임 내 차량이 돌아가도록 시뮬레이터 프로그램을 만들어봤다.

시뮬레이터 개발 후 실제 차량 개발도 생각해봤나.

처음은 안 했다. 그때까지 순전히 자율주행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자율주행은 컴퓨터과학과 수학이 결합한 분야라고 생각했다. 실제 구글이나 테슬라를 보니 초기에 시뮬레이터 개발로 시작한 팀이 자율주행팀을 이끌고 있더라. 자율주행 기술로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를 늘 고민했다. 돌아보니 대다수 기술 스타트업이 기술개발만 하다 끝나는 사례가 많았다.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했다.

화물운송 원가 30% 절감 목표


▎박일수 대표는 “현재 한국 물류 시장은 원가 전쟁터”라며 “자율주행 기술로 하청이 하청을 낳는 화물운송 비용 구조의 악순환을 끊고 싶다”고 말했다
카카오벤처스 투자는 어떻게 받았나.

창업 후 벤처캐피털 몇 곳을 찾아갔으나 거절당했다. 비즈니스 모델은 고사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겠다는 내 말을 믿지 않더라. 창업 멤버들이 모은 돈을 쓰며 버티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에서 공승현 교수 연구팀이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우리가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고 했고, 자율주행 차량 테스트 연구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다 카카오벤처스에서 우리가 게임을 기초로 만든 트럭 시뮬레이터를 보고 투자하겠다고 연락했다.

첫 자율주행 테스트를 카이스트에서 한 셈이다.

그렇다. 처음엔 차량 하드웨어를 가지고 직접 테스트해봤다. 먼저 차량이 실제 도로를 다니면서 쏟아내는 데이터값이 뭔지 확인했다. 자율주행 센서는 도로나 차량 외부를 감지하는 데 주력하지만, 우린 차량 자체가 감지하는 데이터값이 필요했다. 게임에선 트럭 자체는 완벽했고 외부 변수에 따라 달라졌지만, 실제 차량은 방지턱을 지날 때마다 휠이 틀어지고, 흔들려 설정값이 다 바뀔 정도로 변수 투성이었다. 블랙박스나 내비게이션이라도 달면 차량 전력상태마저 불안정할 때가 많았다. 많이 배웠고 마스오토만의 차가 필요하다고 느낀 계기가 됐다.

투자금으로 트럭을 산 건가.

두 대를 샀다. 하지만 당장 주행을 할 수는 없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 트럭 운행 허가증을 발부받아야 하는데, 카메라 하나만 가지고 허가를 받는 경우는 처음이라 쉽지 않았다. 6개월간 설득과 시험 끝에 2018년 10월 임시운행허가증을 받을 수 있었고, 시험주행에 성공했다.

자동차 제조사나 협력사와 접촉하지는 않았나.

자동차 제조사나 협력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물류업체와 일하는 이유다. 올해 3월 기업화물 전문 운송사인 로지스퀘어와 허브 투 허브 장거리 간선운송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200㎞ 이상 장거리 화물 운송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상용 서비스를 같이 개발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자율주행 기술이 제대로 적용되면 지금 화물운송 원가보다 30%나 줄일 수 있다.

화물운송 원가 30% 절감이 업계에 시사하는 바는 뭔가.

현재 한국 물류 시장은 원가 전쟁터다. 낮은 택배비에 하청이 하청을 낳는 업계에서 비용을 줄이려고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비용 절감 이슈는 컸다. 1만 개 넘는 업체가 난립하다 보니 점유율 1위인 곳도 시장점유율 1%에 불과했다. 그만큼 한국 물류 시장은 파편화돼 있었다. 만약 5~10%라도 화물운송 원가를 줄일 수 있다면 점유율 순위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우린 실제 장거리 화물운송에서 운전자의 노하우(운전습관, 길 선택, 유지 속도 등)에 따라 연비가 많게는 30% 이상 차이 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운전자 한 명만 보면 한 달에 유류비 수백만원을 줄일 수 있었다. 부산까지 장거리 야간운전에도 자율주행 기술은 유용했다.

야간운전에 어떻게 활용되나.

보통 화물트럭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데 6시간 넘게 걸린다. 유류비를 줄이려고 과속하지 않고 12시간 동안 운전해야 하니 졸음운전 위험도 있어 당일 왕복도 어렵다. 연비뿐만 아니라 화물운송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다. 당일 또는 새벽에라도 바로 올라올 수 있으면 한 달 운송수익 차가 꽤 난다. 거의 정해진 루트와 속도로 다니는 화물운송에 자율주행 기술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자율주행 트럭엔 어떤 장비가 필요한가.

저가 스마트폰 정도 성능의 미니 컴퓨터면 충분하다. 다른 회사는 혹시 몰라 HD급 지도 데이터도 쓰기 때문에 컴퓨터 사양이 높아지는데 우린 순수 데이터만 머신러닝하기 때문에 높은 사양이 필요 없다. 장치도 스마트폰 크기면 충분하다. 데이터 전(前)처리를 위한 어노테이션(이미지·동영상 분석, 처리 전에 데이터를 분류하는 작업)도 수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운행 데이터를 곧바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했다.

부산 갈 때 레이더를 활용했다고 들었다. 장비 단가가 확 오르지 않았나.

그렇지 않다. 컴퓨터 50만원, 카메라 센서 50만원이니 도합 100만원 남짓이다. 테스트용으로 레이더 센서를 샀는데 400만원 정도였다. 실제 자율주행 트럭에 별도의 레이더 센서를 달 필요가 없다. 이미 트럭엔 차선유지장치 등에 쓰이는 레이더 센서가 달려 있다. 소프트웨어로 차량에 내장된 레이더가 낸 값을 읽기만 하면 된다. 마스오토 시스템 장착에 100만원을 쓰고, 1년 안에 유류비 수백만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사업 모델은 없나.

월간 구독 모델도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로지스퀘어에 지입차(운수회사의 명의로 등록된 개인 소유차량)가 들어오면 유류비를 직접 정산하는 운전사를 대상으로 마스오토 시스템을 무료로 장착한다. 이렇게 절감한 비용 중 10%를 구독료로 내는 식의 비즈니스를 생각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운임을 얼마나, 어떻게 낮출 수 있는지 실증적인 데이터를 취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마스오토가 빠르게 시험주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최적화다. 자율주행 트럭은 더 멀리 보고 관찰하는 카메라 효용이 컸다. 마스오토의 소수 엔지니어는 카메라 센서를 더 최적화하는 데 주력했다. 지금은 안전을 위해 레이더도 같이 쓰지만,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모두 최적화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효율을 높이는 게 우선이다. 제조 비용이 너무 많이 들면 일단 그 사업은 힘들다고 봐야 한다.

앞으로 계획은 뭔가.

다시 강조하지만, 지금은 운임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 추가 투자를 유치하면 차량을 더 늘릴 생각이다. 물류회사와 일한다고 해도 자체 차량으로 테스트를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우 집약적인 한국 화물운송 시장은 비즈니스 기회가 많은 곳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자율주행 트럭으로 기존 화물운송업의 인력과 비용 문제 등을 해결하는 상생 구조도 만들고 싶다.

-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사진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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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호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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