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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극복한 중소기업의 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최고의 기업가는 팬데믹 속에서도 살길을 찾아낸다. 2019년만 해도 매출 5000만 달러 미만에 직원 수가 200명도 되지 않을 정도로 몸집이 작았지만, 2020년 격동의 시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25개 중소기업을 소개한다. 창업자 중에는 코로나19로 소중한 이를 잃는 슬픔을 겪은 이들도 있다. 이들이 선택한 길은 다양하다. 병원 운영 소프트웨어나 학교 방역 로봇처럼 코로나19로 더욱 중요해진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이 있는가 하면, 갈 곳이 없어진 해외 유학생이나 다른 지역에서 온 의료진을 위한 숙소로 호텔 객실을 개조한 기업, 이동식 뷔페 테이블을 만들다가 침이 튀지 않는 칸막이 유리를 생산한 기업 등 위기에 맞게 사업 모델을 바꾸어 성공한 경우도 있다. 이처럼 탁월한 중소기업들은 미국 기업가들이 가진 강인함과 적응력, 다양성을 보여주며 미국 경제의 앞날을 환히 밝히는 중이다.
아프리칸 앤세스트리(AFRICAN ANCESTRY)

본사: 워싱턴 D.C. / 창업자: 릭 키틀스, 지나 페이지(CEO) / 직원: 13명

가정용 유전자 테스트 시장은 팬데믹 이후 급격한 성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그 덕분에 아프리칸 앤세스트리의 사업도 크게 성장했다. “흑인을 향한 인종차별 때문에 흑인의 자부심을 강조하는 ‘블랙 프라이드’가 부흥했습니다.” 창업자 페이지(53)의 말이다. 17년 전 설립된 회사의 데이터베이스에는 아프리카 원주민 3만3000명의 DNA 샘플이 들어 있다. 오프라 윈프리(라이베리아 크펠레족과 DNA 공유)와 올해 고인이 된 채드윅 보스만(시에라리온 림바족과 유전적 연결고리 발견) 등 지금까지 흑인 100만 명이 아프리칸 앤세스트리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했다. 3월 이후 매출은 67%가량 상승해 올해 80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AMP 로보틱스(AMP ROBOTICS)

본사: 콜로라도주 루이스빌 / 창업자: 마타냐 호로위츠(CEO) / 직원: 70명

아마존과 생산업체들이 매달 택배 상자 수백만 개를 배송하면서 직원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커지자 일부 재활용 업체에서는 AMP 로보틱스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AI로 구동되는 로봇이 컴퓨터 시각정보를 활용해 컨베이어벨트 위에 있는 종이와 플라스틱, 판지 등을 분류하고 이를 진공 그리퍼로 묶는 작업을 수행한다. 2020년 분기별로 50% 증가한 매출은 올해 200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술이 나오기 전에는 클립보드를 손에 든 사람이 쏟아지는 재활용 재료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파악하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호로위츠(32)가 말했다.

아스페토(ASPETTO)

본사: 버지니아주 프레데릭스버그 / 창업자: 로버트 데이비스, 압바스 하이더(CEO) / 직원: 12명

방탄복은 유용하긴 하지만, 디자인이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다. 프레드릭스버그에 있는 메리워싱턴대학 재학 당시 아스페토를 창업한 하이더와 데이비스는 디자인이 좋은 방탄복(재킷당 약 3500달러)이 있다면 기꺼이 구매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패션 사업에 주력하던 아스페토는 이후 전술 상품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 올해 미 공군 여군을 위한 군복 계약과 교도국 보호조끼 계약을 수주했다. 2020년 매출은 지난해보다 7배 가까이 증가한 1250만 달러로 예상된다.

아비드봇츠(AVIDBOTS)

본사: 온타리오주 키치너 / 창업자: 파블로 몰리나, 파이잔 셰이크(CEO) / 직원: 170명

워털루대학을 졸업한 몰리나와 셰이크는 바닥 청소 로봇을 만드는 아비드봇츠를 함께 창업했다. 팬데믹 이전에 회사가 선보인 네오 청소기는 파리 찰스 드 골 공항과 토론토 이튼 센터 쇼핑몰 등지에서 바닥 청소를 담당하고 있었다. 현재 매출은 2배 상승해 1000만 달러를 향해 순항 중이다. DHL 배송을 포함한 여러 고객사로 사업을 확장하고, 학교 수업이 다시 시작된 후 뉴저지 남부 지역 학구(Southern Regional School District) 등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앞으로는 바닥뿐 아니라 여러 사람의 손이 닿는 테이블이나 문손잡이 등도 함께 청소할 수 있도록 최신 로봇 모델에 소독 모듈을 부착할 계획이다. “수 년 전부터 방역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는데 세상이 변하면서 갑자기 관심을 받게 된 것이죠.” 셰이크(32)가 말했다.

발라(BALA)

본사: 로스앤젤레스 / 창업자: 나탈리 홀로웨이(CEO), 맥스 키스레비츠 / 직원: 5명

공동 창업자 홀로웨이(32)와 키스레비츠(34)는 부부다. 둘은 웨이트 운동용으로 핑크색, 청록색, 검은색 팔찌 ‘발라 뱅글’을 2018년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표준형 발라 뱅글은 팔목이나 발목에 차고 운동하는 1파운드짜리 팔찌 또는 발찌(소매가 49달러)다. 그다음에는 덤벨과 케틀벨을 각각 발라 바, 파워 링으로 새롭게 디자인해서 판매했다. 2월에는 [샤크 탱크]에 출연해서 마크 큐반과 마리아 샤라포바로부터 90만 달러 투자를 받아내기도 했다. 이후 코로나19가 상륙했고, 사람들이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법을 찾으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2020년 들어서 뱅글은 50만 개가 판매됐고, 매출은 지난해 200만 달러에서 9배 상승한 19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에버블록 시스템스(EVERBLOCK SYSTEMS)

본사: 뉴욕시 / 창업자: 아논 로잔(CEO) / 직원: 14명

5년 전 설립된 에버블록 시스템스는 사무실과 교실, 군사시설을 만드는 거대 모듈형 건축 블록과 이를 연결하는 벽과 바닥용 패널을 생산했다. 팬데믹이 진행되면서 뉴저지부터 뉴올리언스 등 여러 주 및 도시들이 에버블록 시스템스를 이용해 가설 병원을 짓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학교들이 학습 공간을 넓힐 필요가 생김에 따라 현재 회사는 뉴욕 학교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체육관과 강당을 교실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팬데믹 이전에 했던 사업은 수요가 급감했지만, 새로운 사업 덕분에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3배 증가한 2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로잔(51)은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샌디 이후 주방위군과 연방긴급관리국(FEMA)이 지었던 텐트에 모듈형 바닥을 공급하는 등 재난 복구 방면에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팜걸 플라워즈(FARMGIRL FLOWERS)

팜걸 플라워즈(FARMGIRL FLOWERS) / 본사: 캘리포니아주 왓슨빌 / 창업자: 크리스티나 스템벨(CEO) 직원: 165명

인디애나 농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스템벨(42)은 팜걸 플라워즈를 10년 만에 매출 3300만 달러 규모(2019년 매출)의 꽃 배달업체로 키워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닥쳤다. 비핵심 사업들이 문을 닫으면서 3월에는 샌프란시스코 유통센터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15만 달러어치의 꽃을 버려야 했다. 최근 오픈한 에콰도르 유통센터로 물량을 옮기면서 다행히 기존 주문량은 납품을 마칠 수 있었다. 비용이 높았던 샌프란시스코 유통센터는 운영을 아예 중단하고 캘리포니아 원예농장 3곳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한 품종으로만 구성된 꽃다발을 직접 배송하는 방안으로 바꾸며 디자인 비용을 감축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 센터가 문을 닫았지만, 6월에 유통센터 사내 문화에 문제가 많다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처음 민원이 제기됐을 때 인사부의 엄격한 조사를 거쳐 문제를 해결했다”고 답했다. 최근 그리웠던 가족과 친구들에게 꽃을 보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팜걸의 2020년 매출은 6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프레이트웨이브스(FREIGHTWAVES)

본사: 테네시주 채터누가 / 창업자: 크레이그 풀러 / 직원: 132명

물류산업 소식을 전하는 미디어업체 프레이트웨이브스는 올해 대면 행사가 대거 취소되면서 사업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새로 구성한 온라인 방송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사들이 가격을 결정하고 물류 경로를 최적화하는 데이터분석 플랫폼과 온라인 회의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사업은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었다. 4년 전 설립된 회사가 올해 개최한 온라인 이벤트는 30만 건으로, 대면 이벤트 5000건보다 훨씬 많은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들 이벤트에 후원이 증가하면서 2019년 1100만 달러였던 매출은 올해 19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구텐(GOOTEN)

본사: 뉴욕시 / 창업자: 오스텐 번스타인, 미카 스미스 / CEO: 브라이언 레이니 / 직원: 90명

온디맨드형 프린트 업체 구텐(이동형 인쇄기를 발명한 요하네스 구텐베르크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지은 이름)의 2020년 상반기 매출은 1800만 달러로,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섰다. 기업 고객(소비자 대상 판매는 하지 않음)을 대상으로 한 프린팅 기술을 개선한 덕에 기업들은 티셔츠나 머그, 비치 타월 등 각종 제품 재고를 줄일 수 있게 됐다. 경제 봉쇄 조치 중에 구텐은 전 세계 80개 프린팅 공장 중 봉쇄된 지역의 공장 운영을 중단하고 그쪽 물량을 나머지 40개 공장으로 돌려 납품을 진행했다.

헌트 어 킬러(HUNT A KILLER)

본사: 볼티모어 / 창업자: 라이언 호건(CEO), 데릭 스미스 / 직원: 50명

죽마고우 호건과 스미스는 살인 미스터리 게임 ‘헌트 어 킬러’를 시작했다. 현실 범죄에 관심이 있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생긴 지루함에서 탈출하고 싶은 사람들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월 구독료 25~30달러를 내면, 실제 살인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경찰 보고서와 각종 뉴스 기사, 금융 기록 등을 수사 단서로 제공하는 박스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 4년 전 설립된 회사의 올해 예상 매출은 5000만 달러로, 지난해 2700만 달러에서 2배 가까이 성장한 규모다. 구독자 수는 10만 명을 돌파했다. “잔 혹한 범죄를 해결하는 일이긴 해도 정치나 팬데믹이 지긋지긋한 분들은 ‘헌트 어 킬러’로 머리를 굴리며 기분 전환을 할 수 있습니다.” 호건(36)의 말이다.

라이온즈 우드 뱅큇 퍼니처(LION’S WOOD BANQUET FURNITURE)

본사: 볼티모어 / 창업자: 보슬리 라이트, CEO: 그렉 반델린 / 직원: 65명

라이온즈 우드 뱅큇 퍼니처는 레스토랑이나 호텔, 요양원용 음식 카트와 뷔페용 음식 진열대를 제작하는 회사였다. 생산은 4645㎡ 면적의 볼티모어 공장에서 담당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파되면서 대학 중퇴 후 카페를 운영했던 공동 소유주 반델린(42) CEO는 재빨리 모드를 바꾸어 실내 식당과 바의 가구들을 팬데믹에 맞게 재디자인해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상장 펍 체인 클라이즈(Clyde’s)의 매장 인테리어를 새롭게 단장하고 식료품점을 위한 플렉시글라스 칸막이와 지방자치 정부를 위한 얼굴 가림막을 제작해 판매 중이다. 그 결과 (8월 말까지) 지난 12개월간 매출은 50% 증가하여 1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성공적 결단이었던 걸로 보인다.

민트 하우스(MINT HOUSE)

본사: 뉴욕시 / 창업자: 윌 루카스 / 직원: 66명

코로나19 확산으로 각종 집합장소가 폐쇄되면서 환대산업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출장 온 사업가를 대상으로 고급 숙소 단기임대 사업을 하던 민트 하우스도 코너에 몰렸다. 3년 전 시작해서 2019년 1050만 달러 매출을 올린 회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역에 파견된 의사와 기숙사에서 지낼 수 없는 대학생 등 숙소가 필요한 사람들을 잡기 위해 재빨리 사업 구조를 바꾸었다. 그 결과 공실률을 낮출 수 있었을 뿐 아니라 3분기 제공 가능한 숙소를 40%가량 더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는 미 전역 10개 도시에서 400가구를 단기 임대하고 있으며, 점유율은 3월 43%에서 80% 이상으로 올리는 데 성공했다.

미요코스 크리머리(MIYOKO’S CREAMERY)

본사: 캘리포니아주 페탈루마 / 창업자: 미요코 시너 / 직원: 170명

비건 치즈와 버터를 30년간 만들어온 시너는 요리 수업을 하거나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캐슈 치즈를 소개하는 4번째 요리책을 출간한 그녀는 2014년 미요코스 크리머리를 창업했다. 현재는 같은 브랜드 이름으로 버터와 크림치즈, 모차렐라 대신 땅콩이나 오트와 콩류로 만든 유제품 대안 식품을 월마트와 타깃 2만 개 매장에서 판매한다. 8월까지 12개월 매출은 2배 성장해서 30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코로나19 이후 채식으로 돌아선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본 이민자인 시너는 노던 캘리포니아 서부의 마린 카운티에 살고 있다. 소, 당나귀 등 70마리가 평화롭게 풀을 뜯는 곳으로 동물 보호구역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엔토폴로지(NTOPOLOGY)

본사: 뉴욕시 / 창업자: 브래들리 로텐버그(CEO), 그레그 슈로이 /직원: 82명

로텐버그(35)는 기존 CAD 시스템보다 가볍고 효과적인 3D 프린팅으로 부품과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수학 컴퓨테이션을 바탕으로 차세대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구축 중이다. 그가 만든 엔탑 소프트웨어는 우주 위성용 버팀대를 재설계하거나 허리 수술용 추간체 유합 보형재를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사용됐다.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6월 인사이트 파트너스가 주관한 투자 라운드에서 4200만 달러를 추가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함께 참가했던 다른 투자자로는 카난(Canaan)과 고객사 록히드 마틴이 있다. 항공우주와 자동차, 헬스케어 등의 산업이 3D 프린팅을 이용해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 제품을 생산하면서 엔토폴로지의 사업도 크게 확장될 것으로 보이며, 추가 확보된 자금은 이에 활용될 전망이다. 매출은 2019년 150만 달러에서 올해 3배 넘게 성장해 5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너깃(NUGGET)

본사: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트너 / 창업자: 데이비드 배런(CEO), 라이언 코코아, 한나 퍼셀 / 직원: 80명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출신 친구 3명이 뭉쳐서 2015년 너깃을 창업했다. 더 좋은 이불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대학에서 사용되는 범용 제품을 생산하고 1년 후 그만둔 이들은 대신 아이들을 위한 재미있는 가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분해해서 미끄럼틀로 만들 수 있는 경사로나 충돌 방지 패드, 계단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가구 등이다. 사업 모델을 전환한 후 팬데믹을 맞아 집에서 하루 종일 지내는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은 부모들 사이에서 너깃 제품이 인기를 끌었고, 덕분에 매출은 오히려 늘어났다. “업그레이드된 요새를 만드는 것 같다”고 최고마케팅담당자 코카가 말했다. 지난해 1700만 달러였던 매출은 올해 3배 가까이 급증해서 5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온포인트 시스템즈(ONPOINT SYSTEMS)

본사: 뉴햄프셔주 맨체스터 / 창업자: 켄 솔린스키, 그레이스 솔린스키 / 직원: 16명

2019년 솔린스키 가족은 GPS 기술을 이용해 걷거나 운전을 해서 반려견이 머물 수 있는 경계를 무선으로 설정하는 반려견용 무선 울타리 스팟온(SpotOn)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대규모 소비자기술회의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했고, 겨울에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그런데 이듬해 코로나19가 시작됐다. 켄은 걱정했지만, 오히려 사업에는 큰 기회였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사람들이 반려견을 입양했기 때문이다. 부부가 100% 보유한 회사는 전년 대비 매출이 5배 폭증해서 1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지금은 다른 아이템 출시를 기획 중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위한 첨단기술 제품에 집중한다”고 2013년 L3 커뮤니케이션즈에 이전 회사를 매각한 켄(70)이 말했다.

아웃도어지(OUTDOORSY)

본사: 텍사스주 오스틴 / 창업자: 제프 캐빈스(CEO), 젠 영 / 직원: 125명

캠핑 등 레저용 자동차 RV(recreational vehicle)를 P2P로 거래하는 웹사이트 아웃도어지는 다른 모든 여행 관련 업체와 마찬가지로 쏟아지는 예약 취소를 지켜보면서 팬데믹을 시작했다. “4월 1일은 예약 건수가 사상 최저를 경신한 날이자 최악의 악몽을 겪은 날입니다.” 최고마케팅책임자 젠 영(47)이 말했다. 그녀의 평생 반려자인 캐빈스(59)는 대부분의 시간을 얌전히 주차장에서 보내는 북미 RV 1700만 대를 주차장 밖으로 끌어내 소유자들이 자연을 즐기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5년 전 설립한 회사의 마케팅 전략을 바꾸어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검색엔진 최적화)에 집중했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캠프 야영지에서 질병이 전염될 수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여행’이란 수수께끼에는 RV가 해답이란 걸 사람들이 깨달았을 때 아웃도어지가 구글 검색 최상단에 나타나도록 한 것이다. RV의 계절인 여름이 오면서 차량 렌트에 나선 사람들은 이전보다 급박하게 장거리 여행을 예약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올해 매출은 지난해 3800만 달러보다 크게 상승한 6200만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백(PAYBACK)

본사: 시카고 / 창업자: 닉 커리어, 케이시 간담, 마이크 섀넌(CEO), 제시카 테누타 / 직원: 75명

일리노이대학교 출신 친구 4명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페이백을 창업했다. 디지털 교과서를 빌려주는 창업 아이디어는 2014년 [샤크 탱크] 프로그램에 나가 발표했고, 이때 마크 큐반이 25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사업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파산 직전까지 갔다. 결국 이들은 2016년 경로를 바꿔 학생들이 좀 더 심도 있는 질문을 하고 온라인 토론에서 통찰력 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학습을 지원하는 AI 툴을 공개했다. 3월 대학교가 문을 닫은 후 경영팀은 직원 12명을 정리해고 하고 임금보호 프로그램 대출 89만 달러를 받았다. 여름 들어서 학교들이 온라인 강의 효과를 개선할 방법을 찾으면서 이들의 사업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아이템당 25달러에 페이백 툴을 구매할 수 있다. 가을 학기에는 25만 명이 가입했는데,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은 2019년 400만 달러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노닉(PHONONIC)

본사: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 / 창업자: 토니 애티(CEO), 패트릭 맥캔, 매트 트레비틱 / 직원: 140명

2억 달러에 달하는 벤처 투자금을 확보한 포노닉은 10년간 소형 열전칩을 완벽하게 개선해왔다. 덩치가 큰 기존 냉난방용 컴프레서를 대체할 수 있어서 이동통신 데이터를 취급하는 섬세한 전자장비의 열을 식히는 용도로 사용하기 좋으며, 원격근무자가 급증하면서 수요 또한 늘어난 분야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였던 애티(46)는 코로나19가 5G 보급 등 그가 타깃으로 삼은 부문의 발전을 위해 “최소 엑셀을 밟거나 터보엔진을 가동했다”고 말했다. 식사 배달 급증으로 포노닉의 이동형 냉각장치를 주문하는 고객도 많아졌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수요 또한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헬스케어 냉장장치 제조업체 서모 피셔(Thermo Fisher)도 포노닉 칩 주문을 늘린 상태다. 2020년 매출은 2배 상승해 2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터 로드(PORTER ROAD)

본사: 테네시주 내슈빌 / 창업자: 크리스 카터(CEO), 제임스 페이스커 / 직원: 53명

전국 육류처리공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육류산업이 겪은 바이러스 문제 때문에 온라인으로 고기를 유통하는 포터 로드가 맹렬히 성장했다.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주문하고 집에서 요리를 하는 사람이 증가함에 따라 매출은 2019년 550만 달러에서 올해 1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터(38)와 페이스커(35)는 2010년 고품질 육류를 판매하는 가게를 내슈빌에 열면서 회사를 창업했다. 지역 농장과 파트너십을 맺어 제품을 조달하고, 모든 육류를 직접 처리하며 직원이 직접 절단한다. 2017년 전국 배송을 시작했다.

큐벤투스(QVENTUS)

본사: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 창업자: 이안 크리스토퍼, 무디트 가그(CEO), 브렌트 뉴하우스 / 직원: 80명

2011년 맥킨지 컨설턴트였던 가그(36)는 병원의 운용 효율성 개선을 지원하고 실시간 환자 데이터 흐름을 활용하며 병목 현상을 처리하는 AI 스타트업 큐벤투스를 공동 창업했다. 올봄 코로나19 확산 이후 환자 및 병원 자원 업데이트와 함께 450가지 전염병 역학 모델을 기반으로 도시와 주, 연방 공무원들이 호흡기를 비롯한 개인보호기구 등의 필요 자원을 배분하도록 돕는 시나리오 계획 기능을 추가했다. 병원들이 2차 유행을 준비하고 빡빡한 수익 마진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큐벤투스는 올해 40개 병원에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제공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2019년 대비 50% 성장한 1800만 달러다.

리좀(RHIZOME)

본사: 뉴욕시 / 창업자: 벤저민 버넷(공동 CEO), 저스틴 길버트(공동 CEO), 찰스 킴 직원: 25명

소비재 기업가 두 명이 뭉쳐서 2018년 창업한 회사는 브라보 시에라(Bravo Sierra, 군대 용어로 ‘헛소리’란 뜻)다. 면도 크림이나 립밤, 수분 로션 등 소비재를 군과 함께 개발해서 극한 환경에서도 견디는 제품을 현역 및 전역 군인에게 판매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전역한 육군 특공대원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여름 첫 제품을 선보였고, 1년이 지난 현재 예상 매출은 600만 달러다. 자문에 응한 전직 특공대원은 세 번째 공동 창업자로 합류했다. 그 과정에서 리좀 창업자들은 브라보 시에라용으로 구축했던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와 커뮤니티 테스팅을 정부 및 기업의 R&D 비용 감축에 적용할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새시 존스(SASSY JONES)

본사: 버지니아주 리치몬드 / 창업자: 차리스 존스(CEO) / 직원: 28명

가이코, 시스코 등 기업 영업부에서 여러 해를 근무한 존스는 퇴사한 뒤 자신의 메르세데스 차를 팔아서 2013년 주얼리 기업 새시 존스를 창업했다. 쌍둥이를 출산하고 얼마 안 된 사업 초기부터 두 아기를 데리고 각종 박람회를 다니며 적극적으로 활동했지만, 2017년이 되자 지치고 말았다. 영업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나 고민하던 그녀는 온라인 마케팅을 시도해보기로 결심했다. 고객에게 액세서리로 치장하는 법을 알려주는 ‘스파클 파티’ 지도 영상을 라이브로 방송하고 파티가 있는 밤에 특별 이벤트를 열었다. 다들 집에 갇혀 지내는 동안 새시의 매출은 3배 증가해 월 150만 달러를 기록했다. 11월부터는 홈쇼핑네트워크(HSN)에서 그녀의 액세서리 판매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웨더체크(WEATHERCHECK)

본사: 켄터키주 루이빌 / 창업자: 데메트리우스 그레이(CEO), 저메인 왓킨스 / 직원: 11명

그레이(32)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다니던 대형 은행을 그만두고 고향 켄터키에서 폭풍으로 파손된 주택을 재건하는 도급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재건 작업의 비효율성과 보험 문제로 자연재해에 집이 파손된 사람들이 재공사 때까지 짧으면 수개월, 길면 수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16년 그는 전문 창업가 왓킨스(36)와 손잡고 웨더체크를 창업했다. 2020년 추산 매출이 350만 달러인 스타트업 웨더체크는 FEMA와 매핑 소프트웨어업체 에스리 등 수십 개 소스에서 데이터를 수집해서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서 기상 피해를 상세히 파악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 주택담보대출기관, 기업, 보험사 등과 연합해서 자연재해 파손이 발생하는 즉시 파악해서 보험 청구를 신속히 진행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 직원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기상현상을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를 기업들에 제공하고 있다.

옐로브릭(YELLOWBRICK)

본사: 뉴욕시 / 창업자: 안킷 디르, 롭 킹옌스(CEO) / 직원: 17명

옐로브릭은 공연예술, 패션, 게이밍 등 10개 부문에서 커리어 탐방 온라인 강의를 제공한다. 코스당 1000달러 정도의 요금이 책정된 강의는 총 10시간에 달하는 동영상으로 구성된다. 업계 베테랑이나 NYU 등 파트너 대학 교수들이 만든 프로젝트에 참가해 자신의 진도에 맞게 과제를 완성할 수 있다. “전 세계가 봉쇄에 들어가면서 옐로브릭은 동영상을 찍는 방식을 바꿀 수밖에 없었는데, 봉쇄로 수요는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킹옌스(44)가 말했다.

- 편집 AMY FELDMAN·일러스트레이션 ISRAEL G. VARGAS 취재 SUSAN ADAMS, ELISABETH BRIER, KENRICK CAI, CAROLINE HOWARD, KATIE JENNINGS, ALEX KNAPP, MAGGIE MCGRATH, CHLOE SARVINO, GIACOMO TOGNINI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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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호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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