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작게 시작하고, 작게 성공하라! 

 

스타트업은 빠르고 강한 실행력이 장점이다. 그러니 단순하고 빠르게, 또 되도록 작은 서비스로 시작하길 권한다.
컴퓨터과학과 학생이었던 나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약 30개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개발하여 출시했고, 이 중 9개를 서비스화해 사업에 나섰다. 크게는 8명이 6개월 동안 준비한 서비스도 있었고, 작게는 혼자서 1~3주 만에 개발한 서비스도 있었다.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이유를 분석해봤는데,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다운로드 건수와 매출 기준으로 잘된 서비스를 나열했더니, 1~3주 만에 개발한 서비스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던 것이다. 오히려 오래 공들인 서비스들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러한 인사이트는 4S(Small·Simple·Speed·Satisfy) 사업 전략을 이끌어 내게 했다. “작고(Small) 단순하게(Simple) 기획하고 빠르게(Speed) 출시해야 더욱 본질에 집중하게 되고, 이런 직관적 서비스가 고객을 만족(Satisfy) 시킨다는”는 뜻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작은 시작과 작은 성공을 말한다.

방향을 정하고 빠르게 실행에 옮긴 앱은 얼굴을 평가해주는 서비스였다. ‘내 외모는 한국에서 상위 몇 퍼센트일까’라는 단순한 궁금증과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작고 단순하게’라는 원칙하에, 사람들이 자기 사진을 업로드하면 우리가 직접 얼굴에 점수를 매겼다. 기능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3일. 하지만 임팩트는 상당했다. 출시 직후 3일 만에 약 5000명 이상이 자신의 얼굴 사진을 올렸고, 마케팅도 없이 한 달 만에 5만 명이 모였다. 이렇게 6개월간 운영한 뒤 작게나마 엑시트할 수 있었다.

직접 겪은 사이클 덕에 4S 사업 전략에 대한 확신은 더욱 커졌다. 특별한 사업 아이템도 없이 법인을 설립했고, 그 후 정확히 2개월 만에 첫 게임을 출시했다. 바로 지금까지 운영 중인 ‘111퍼센트(%)’다. 111%는 3~5명이 모인 셀(Cell)이라는 작은 조직이 모인 큰 조직이다. 각각의 셀이 작게 시작해서 작게 성공한다. 작은 성공 이후에는 이를 바탕으로 더 큰 성공을 위한 더 큰 셀(슈퍼셀)로 진화한다. 사무실 자리도 바뀐다.

작은 시작은 단순하고 빠르다. 그러니 핵심, 즉 서비스의 본질만 전달하는 데 전력할 수 있다. 장점은 또 있다. 실패조차 작기 때문에 두려움도 적다. 111%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실패를 책임지는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추구하는 바가 더욱더 작아져서 결국 본질에 다가갔을 때, 더 큰 성공이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게임이 주는 ‘재미’라는, 아주 작으면서도 본질적인 개념에 몰두해왔다. 더 큰 성공을 위해 오히려 뺄 수 있는 한 더 빼내려 노력했다. 111%는 지난해 연 매출 1600억원을 돌파했다.


스타트업의 장점이자 강점은 작고 단순하게 만들 수 있는 ‘인지도 없는 브랜드’와 빠른 의사결정이다. 물론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세상 물정 모르는 소수의 구성원’도 포함된다.

- 김강안 111퍼센트 대표

202103호 (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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