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스타트업 업계에서 파격적인 뉴스 두 가지가 연이어 나왔다. 첫 번째는 글로벌 영상 메신저 ‘아자르’라는 서비스로 알려진 국내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가 미국 매치그룹(Match Group)에 약 2조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인수됐다는 소식이고, 두 번째는 한국에서만 사업을 영위하는 대표적인 이커머스 스타트업인 쿠팡이 미국 증시에 수십조 기업가치에 상장을 신청한다는 소식이었다.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이렇게 발전하게 된 것은 20여 년 역사를 이어왔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사실 그 전에도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이 있었지만 대다수의 벤처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에 무언가를 납품하는 벤더였다. 이런 벤더들에 투자해 납품이 확정되면 투자를 해서 코스닥 시장에 상장을 시킨 후 대부분 빨리 엑시트를 해버렸고 그런 회사들은 대중에게 알려지기도 전에 슬그머니 사라져버리는 것이 대다수인 시기가 꽤 오랫동안 지속됐다.PC 웹 시장이 열리면서 네이버와 다음,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생겨나고, 모바일 시장이 열리면서 카카오와 쿠팡 등이 태어난 큰 흐름의 변화와 함께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많이 발전했다. 이젠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회사들이 기성 대기업들의 지위를 넘보면서 전 국민이 아는 서비스가 스타트업에서 시작되는 사례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하지만 PC 웹 시절에는 NHN이 첫눈을 인수했던 350억대 M&A도 놀랄 만한 수치였다. 물론 몬스터닷컴의 잡코리아 인수, 이베이의 옥션·지마켓 인수 등 대형 거래들이 가끔 있었지만, 이렇게 조 단위 거래가 1년에 한 건씩 일어나고, 한국 회사가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미국 증시에 데뷔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는 대다수가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예상하지 못했다기보다는 그 정도 크기의 꿈은 아예 꾸지도 않았다고 얘기하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이번 연휴에 알려진 이 두 가지 이벤트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굉장히 큰 폭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이 사례를 본 유능한 한국 창업자 중 상당수가 이제 뻔한 국내 대기업으로의 매각이나 국내 증시 상장 외에도, 회사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속해서 성장시켜 나가다 보면, 투자자들이 물어보는 전형적인 엑시트 루트 외에도 더 새로운 길이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