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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서지수 디밀 COO 

브랜드 인큐베이터 꿈꾸는 뷰티 MCN 

‘디퍼런트밀리언즈(이하 디밀)’의 서지수 COO가 2021년 ‘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에 이름을 올렸다. 디밀은 소속 크리에이터 300여 명과 3500건 넘는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끈 저력이 있다.

▎뷰티 MCN 디밀의 서지수(29) COO.
개인이 곧 미디어가 되는 세상이다. 1인 미디어의 급부상은 크리에이터의 소속사 역할을 하는 MCN의 가파른 성장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신용보고기업 S&P Global은 글로벌 MCN 시장의 규모가 2023년에는 약 2454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2013년부터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금이 이 시장에 몰리며 MCN 기업들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든든한 지원으로 양적 성장을 마친 MCN 기업들은 최근 질적 성장에 주력하며 성숙기에 접어드는 추세다. 애드센스(광고 매출)로만 매출을 올리던 단순한 수익구조 또한 IP사업, 미디어 커머스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다양화하고 있다. 선두 주자가 되기 위한 MCN 간 경쟁도 꽤 치열해졌다.

디밀도 이 경쟁의 한복판에 있는 뷰티 MCN이다. 유튜버와 브랜드를 연결해주는 프리랜서로 일했던 이헌주 대표가 2017년 설립했다. 뷰티 크리에이터를 발굴해 육성하고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광고 수익을 이끌어낸다.

서지수(29) COO가 디밀에 합류한 건 2019년이다. 그때만 해도 디밀은 규모가 아주 작은 스타트업이었다. 파트너십을 맺은 크리에이터가 150여 명이었지만 당장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는 인원은 채 10명도 되지 않았다고 서지수 COO가 회상했다. “디밀을 선택한 이유요? 규모가 작아 오히려 새로운 시도에 대한 기회가 열려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서지수 COO는 디밀에 입사하기 전까지는 뷰티 시장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다. 광고의 매력에 빠져 대학 졸업 후 광고 대행 스타트업에 입사해 쭉 광고인의 길을 걸어왔다. 해외 광고주를 찾아주고 광고·홍보를 컨설팅해주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운영하기도 했다. “1년 정도 고생하다가 사업을 접었어요. 다음 스텝을 고민하던 중 디밀을 알게 됐죠. 뷰티업계는 잘 몰라도 뷰티 MCN의 잠재력이 크다는 건 잘 알았기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광고, 홍보를 통해 판매를 이끌어내는 일만큼은 자신 있기도 했고요. 입사한 후 매일 뷰티 유튜브를 본 덕에 이제는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자부합니다.”

2019년 커머스 부서의 과장으로 입사한 그는 이제 어엿한 COO다. 스타트업에서 COO는 어떤 역할을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스타트업에선 C레벨도 실무자 중 한 명일 뿐”이라며 “여러 의견이 모일 때 빠른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실제 그는 신규 크리에이터를 모집하고 브랜드와의 협업을 이끌어내는 과정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또 콘텐트 방향성에 대한 고민, 디밀의 성장 전략에 대한 고민도 그의 몫이다.

서지수 COO가 합류한 2019년 이후 디밀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3년 전과 비교해 디밀의 전속 크리에이터는 5배 이상 늘었다. ‘오늘의 하늘’, ‘우린’, ‘제제’ 등 유명 뷰티 크리에이터 300여 명이 디밀 소속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로레알그룹 등 국내외 500여 개 브랜드와 진행한 콘텐트 캠페인도 3500건이 넘는다. 매출액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7년 연 매출 5억원으로 출발한 디밀은 2018년에 30억원, 2019년에 42억원의 연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고생했던 지난해에도 1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현대홈쇼핑과 아모레퍼시픽그룹 등으로부터 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빅 이벤트도 있었다. 서 COO는 투자 유치가 확정되던 순간을 가장 뿌듯했던 성과로 꼽았다. 그는 “앞으로 대기업의 인프라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고 밝혔다.

최근 디밀은 커머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수익 다각화를 위한 방안이다. 인지도가 낮은 제품의 마케팅, 커머스 업무를 맡아 브랜드 가치와 매출 규모를 키워주는 방식이다. 제품을 유통하기 위해 자체적인 이커머스 플랫폼 ‘디바인(dVine)’도 만들었다. 인기 있는 크리에이터와는 직접 뷰티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한다. 현재 크리에이터 ‘우린’과 ‘아워즈’라는 향수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는데 출시할 때마다 당일 매진된다.

MCN 기업들의 덩치가 커지고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성장 한계성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이미 크리에이터, MCN이 포화 상태인 데다 ‘뒷광고’, ‘인성논란’ 등 부정 이슈에 따른 위험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한 의견을 서지수 COO에게 물었다.

“지난해 뒷광고 등 논란이 불거지며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이 위축됐습니다. 그럼에도 디밀은 큰 타격을 받지 않았어요. 오히려 기회가 됐죠. 뒷광고 이슈가 있기 전부터 협찬 여부를 투명하게 밝혀온 덕분에 크리에이터에게 배신감을 느낀 일부 팬덤이 우리 크리에이터들의 새로운 팬으로 유입됐어요.”

뷰티 MCN의 잠재력에 대해서도 서 COO는 ‘아직 가능성이 많은 산업’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K뷰티가 잘나간다고 하지만 시장점유율은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에 뒤처진다”며 “아직 최고점은 아니기 때문에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지난해부터 국내 화장품의 중국 수출 규모가 다시 늘었다는 것도 뷰티 MCN에는 좋은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초석을 단단히 다진 디밀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서 COO는 “단순히 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MCN 역할을 넘어 PB 브랜드를 성장시켜 시장에 안착하게 돕는 인큐베이터가 되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디밀의 기업가치를 3000억원대로 올려놓고 싶다”고 말했다.

※ 투자자의 한마디: “디지털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2020년 10월 뷰티 MCN 기업 디밀에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 전에도 디밀과 다양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어 향후 더 긴밀한 사업 협력이 이루어져 시너지가 나길 기대한다. 디밀이 추구하는 인플루언서 커머스 플랫폼의 발전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한다.” - 아모레퍼시픽 미래성장팀

-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202106호 (202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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