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경쟁자에게 대처하는 법 

 

자본주의 시대에 기업 간 경쟁은 필요충분조건과도 같다. 하지만 우리가 1위 기업이라면? 출혈만 일으킬 경쟁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그 방법은 ‘성장 속도’에 있다.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 대부분은 신규 진입자와의 경쟁에 늘 부딪친다. 이는 기업의 성장 속도에 영향을 준다. 경쟁에는 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당연히 성장 속도는 느려진다. 한정된 자원으로 더 많은 아웃풋을 내야 하는 게 기업의 미션인데, 경쟁을 치르느라 성장을 위해 쓰던 자원의 양을 줄이게 되니 말이다.

좀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보겠다. 경쟁은 왜 발생할까. 한 산업군 내 1위 사업자와 2위 사업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보통의 경쟁은 2위가 1위를 따라하며 시작된다. 2위 기업 혹은 신규 경쟁자, 잠재적 경쟁자가 보기에 1위 기업과 경쟁해서 이긴다면 열매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굳이 1위가 되겠다거나 세상을 바꾸겠다는 목표가 아니어도 자원 투입대비 얻을 수 있는 성과가 꽤 크다는 기대감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선두 기업이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경쟁에 참여하고 베팅한다. 이때 1위 사업자가 영위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벤치마킹하고 여기에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 레버로 사용할 것이다. 즉, 1만원짜리 사과를 판매하는 1위 사업자가 있다면 경쟁자는 사과의 맛과 품질을 최대한 똑같이 생산할 수 있도록 벤치마킹하고 “똑같은 사과지만 우리는 8000원이라는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합니다”라는 홍보 문구를 내건다는 이야기다.

이때 발생하는 게 바로 ‘경쟁 비용’이다. 1만원짜리 사과를 구매하던 소비자 중에서 가격 민감성이 큰 고객들은 큰 고민 없이 8000원짜리 사과로 마음을 돌릴 것이다. 이렇게 되면 1위 기업의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이 비용이 바로 경쟁 비용이다.

위에서 말했지만 이러한 경쟁은 1위 기업에서 허술한 점이 보일 때 카피(copy) 사업자가 생기며 발생한다. 경쟁자가 나오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한마디로, 아주 빨리 성장하면 된다. 절대 1위를 이길 수 없고 괜히 참여했다가 비용만 날릴 것 같다는 생각을 신규 경쟁자들이 하게 만들어야 된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는 우리나라 속담처럼.

기술 민주화와 더불어 벤처투자발 자본 유입으로 경쟁은 더 쉽고 치열해졌다. 카피도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대기업은 아예 노골적으로 카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런 카피와 경쟁은 늘 있어왔다. 이것 또한 경쟁이고, 여기서 이겨야만 위대한 기업이 된다.


다른 기업이 따라 하고 경쟁하려는 행위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회사를 따라 하지 못하게 만들 수는 있다. 그 방법은 기술도 아니고 돈도 아니다. 그저 사업이 따라잡을 수 없는 빠른 속도로 크게 성장하면 된다. 지금 시대에는 속도가 가장 큰 경쟁력이자 진입장벽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속도에 맞추고 기업 경쟁력을 키우길 권장한다.

- 최현일 페오펫 대표

202310호 (202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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