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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코리아 30세 미만 30인 2024] (5) SCIENCE/SW 

 

여경미 기자

글로벌 수학계를 이끌 유망주 | 이정인(29) 아주대학교 수학과 교수


이정인 아주대학교 수학과 교수는 국내 수학계의 발전에 이바지할 차세대 수학자로 평가받는다. 이 교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정수론이 기초과학 분야인 데다가,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시작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의 전공은 정수론 중에서도, 이 대상들의 통계적 성질들을 탐구하는 산술통계(Arithmetic Statistics)이다. 이 교수는 “산술통계란 용어 때문에 통계학적 지식이 필요할 것이라 오해하는 이들이 있지만, 산술통계는 2014년 필즈상 수상자인 만줄 바르가바(Manjul Bhargava) 프린스턴대학교 교수 등을 중심으로 발전해 현재 정수론의 핵심 연구 분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On the number of abelian varieties over finite fields(유한체 위의 아벨 다양체의 수)]라는 주제로 논문을 작성해 ‘제11회 에쓰-오일 우수학위논문상’ 수학 부문 대상을 받은 이 교수는 2023년 9월 아주대학교 수학과 조교수로 임용되었다. 그 전에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고등과학원 수학부 연구원, 2022년 1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 CMC Fellow로 활동했다. 지금까지 논문 10편을 작성했고 최근 2년 동안은 ‘랜덤 p진행렬의 cokernel 분포에 대한 연구’에 전념했다. 학계에선 확률론의 아이디어를 정수론의 대수적 대상들에 적용했다는 점이 그만의 독창성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교수는 작년 8월에는 ‘산술통계 여름 캠프(Summer School on Arithmetic Statistics)’ 학회를 개최하고 국내 정수론 학계에 산술통계 분야를 소개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석박사를 꿈꾸던 차에, 국내 정수론 분야의 대가로 꼽히는 포항공과대학교 수학과 조성문 교수의 지도를 받고자 포항공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보통 석박사 통합과정이라 하면 5~6년 정도 걸리는데, 그는 이 과정을 3년 만에 졸업해 2020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석박사 지도교수였던 조 교수는 “순수수학의 주제에서 깊이 있는 연구를 대부분 단독으로 수행해, 스스로 훌륭한 결과를 창출한 수학자”라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중고등학교 시절을 “수학만 좋아하던 학생”으로 회상했다. 수학을 깊게 파고 좋아한 학생이란 그의 성향은 현재 연구 방향 설정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대다수 수학자가 특정 이론을 깊게 공부한 후 연구 문제를 찾는 것과 달리, 그는 많은 논문과 이론을 다양하게 섭렵한 후에 연구 문제를 탐색한다.

그는 국내 수학계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우리나라에서는 입시를 준비하며 수학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이 과목을 포기하는 이들, ‘수포자’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현실 안정을 추구하고 돈벌이 수단으로 학문을 바라보기보다는, 기초과학 분야를 전공해도 다른 분야로 진출하거나 취업이 잘될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 교수는 앞으로 자신의 목표가 거창하지 않다고 겸손히 말한다. “연구 목표라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연구를 지속하고자 합니다. 장기적인 목표라면 국내에 산술통계 연구 그룹을 형성해 우리나라 정수론 그룹의 발전을 주도하고 싶습니다.”

*정수론(Number Theory): 정수의 성질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수학의 한 분야. 수론이라고도 한다.

난치병 환자에게 희망 선물 | 김나혜(29)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하버드 의대 박사후연구원


▎ 사진:김나혜
현재 약이 없는 유전 질병인 혈우병, 난치성 백혈병, 조로증 등은 유전자 치료제 부문에서 난제로 꼽힌다.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많은 환자를 위해 유전자 편집으로 동물의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거나 잠시나마 동물의 장기를 이용해 치료 시간을 벌게 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 중 이미 존재하는 유전자를 없애거나 새로운 유전자를 도입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에서는 유전자 발현 조절 등 이전엔 밝히기 어려웠던 많은 유전자 기능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유전자 가위 분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으로 선정한 ‘올해의 7대 기술’에 포함됐을 뿐 아니라, 2020년 노벨 화학상 수상과 2024년 유전자 치료제에 대하여 첫 FDA 승인을 받기도 했다. 염기서열만 바꿀 수 있는 염기 교정 유전자가위와 유전자를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는 프라임 에디팅 유전자가위 등이 개발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김나혜 박사후연구원이 이 분야에서 차세대 전문가로 촉망받고 있다. 김 연구원은 2017년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를 마치고, 2022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최우수 박사생으로 졸업했다. 현재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하버드 의대 박사후연구원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박사과정 당시, 연세대학교에서 우수 논문상과 졸업 논문 장려상을 받았고 2022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세종과학펠로우십과 BK21 연세첨단의과학교육연구단 신진연구단에 동시 선정됐다. 또 2022년에는 [Evaluation of Cas9 variants and base editors: Cas9 변이체와 base editor 검증] 논문으로 에쓰-오일 과학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12회 에쓰-오일 우수학위논문상’에서 생명과학 부문 대상을 받았다. 김 연구원은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뿐 아니라 환자 가족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래 소재의 차세대 권위자 | 이진우(28) 한국과학기술원 응용과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


▎ 사진:이진우
이진우 박사후연구원은 차세대 에너지 생산과 변환을 위한 전도성 고분자 설계·개발 분야 전문가다. 특히 세계 최고 성능·신축성을 갖는 스트레처블 유기 태양전지 구현, 우수한 전기적·기계적 성질을 갖는 전도성 고분자 설계 전략 제시, 세계 최고 수준의 장기 안정성을 갖는 중분자 기반 전자받개 소재 개발 등과 관련된 다수의 연구 경력을 지녔다. 이를 바탕으로, 2024년 1월 기준으로 논문 총 55편을 SCI급 학술지에 게재했다. 이 중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27편, 공동저자로 참여가 28편, 4건의 특허 출원 등 뛰어난 학문적 성과를 이뤘다.

이 연구원은 2023년 ‘제13회 에쓰-오일 우수학위논문상’에서 화학공학/재료공학 부문 우수상, 한국고분자학회에서 ‘우수 박사학위논문상’,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KAIST 공과대학 박사학위 최우수논문상’, 2022년 교육부에서 ‘BK21 우수 연구인력 교육부장관 표창’, 한국고분자학회에서 ‘최우수 구두논문 발표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 분야가 중요한 이유를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됨에 따라 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전자기기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도성 고분자는 기존 금속 재료보다 유연하면서도 전기가 통한다는 장점을 가진 차세대 소재이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고분자 소재는 화학구조를 변형하기 쉽고, 다양한 화학구조에 따라 물성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헬스케어나 신호전달·변환, 재생에너지 생산이나 저장을 위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 응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 “다양한 고분자 신소재를 개발하고 그 작동 원리를 규명하여 작게는 과학 분야를 위해, 크게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연구에 열정 있는 후배 과학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자연어처리 전문가 | 박찬준(27) 업스테이지 수석연구원


▎ 사진:업스테이지
박찬준 업스테이지(Upstage) 수석연구원은 자신을 “인간의 언어와 관련된 자연언어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연구자”로 소개한다. 그는 관련학계 연구뿐 아니라 기업 내에서 다양한 성과를 거둔 인재다. 박 수석연구원은 고려대학교 자연언어처리 연구실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자연어처리 분야에서 180편이 넘는 국내외 논문을 작성하는 등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특히 이 분야에서 저명한 국제학회인 ACL, EMNLP, NAACL, EACL, AACL, COLING, LREC, IJCNLP 등 관련 모든 학회에 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는 2021년에 ‘네이버 Ph.D 펠로우십(Naver Ph.D. Fellowship)’에 선정되고,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한글 및 한국어 정보처리 학술대회(HCLT)’에서 우수논문상, 2022년 고려대학교 Best Paper Award를 수상했다. 또 PicTalky를 개발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주관하는 ‘Microsoft AI Accessibility Hackathon in Korea’에서 1등을 차지했다. 당시 개발한 PicTalky는 [AACL 2022]에 논문으로도 게재됐다.

현재 박 수석연구원은 업스테이지의 LLM 데이터와 평가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의 주도로 업스테이지는 자체 초거대 언어모델인 SOLAR을 개발했으며 이는 허깅페이스(Huggingface)가 운영하는 OpenLLM 리더보드에서 Meta, Mistral, 알리바바 등이 개발한 LLM을 제치고 전 세계 1등이란 성과를 달성했다.

박 수석연구원은 LLM 개발에서 책임감 있는 데이터 구축과 저작권 문제를 해결, 데이터 공유 생태계 형성을 위한 ‘Up 1T Token Club’을 조직해 설계부터 전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이후 업스테이지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서 ‘공로기관’으로 선정됐으며, 그는 AI 프라이버시 민관 정책협의회와 식약처·NIA 등 다양한 기관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반도체 가스 센서 연구로 주목 | 신원준(29)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 연구원


▎ 사진:신원준
반도체 기술은 20세기 이후부터 지금까지 인류 문명 발전에 크게 기여해온 기술 중 하나다. 20세기 후반부터 반도체산업은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대만, 네덜란드 등 주요 국가들로 구성된 글로벌 체인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이는 반도체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이 체인을 구성하는 국가에서 제외되면 반도체칩을 제작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반도체 기술이 우리의 일상 생활뿐 아니라 국가 안보를 결정하는 다양한 보안 기술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심각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신원준 연구원은 반도체 소자에 존재하는 잡음 특성을 연구했다. 그중에서도 센서의 저주파 잡음 분석이 주된 연구 내용이다. 반도체형 가스 센서에 대한 기존 연구는 주로 가스와 반응성 향상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그의 연구 골자는 저주파 잡음을 분석해야만 실제 상용화와 함께 신뢰성과 안정성까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연구자들도 이 분야의 중요성을 알지만, 선행 연구가 많지 않아 쉽게 도전하지 못한다. 신 연구원은 남다른 아이디어로 2023년에 교육부총리 표창, 삼성휴먼테크 은상(공동저자) 두 건, 한국센서학회 이종흔논문상,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우수졸업논문상, 제13회 에쓰-오일 우수학위논문상, 2022년에 BK21 대학원혁신사업단 콜로키움 우수대학원생, 삼성휴먼테크 금상(공동저자) 등을 수상했다.

“저는 올해 4월부터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를 떠나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에서 연구할 예정입니다. MIT 수라즈 치마(Suraj Cheema) 교수님과 함께 최근 제가 활발히 연구 중인 강유전체 기반 반도체 재료와 소자, 회로 기술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AI 하드웨어 반도체 기술 개발로 에너지 위기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는 것이 앞으로 제 목표입니다.”

※ 추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 여경미 기자 yeo.kyeongmi@joongang.co.kr _ 사진 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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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호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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