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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석 온다 대표 

데이터가 이끄는 숙박산업 혁신 

여경미 기자
호스피탈리티 테크기업 온다(ONDA)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 기반 B2B 기업이다. 7월 15일, 서울 삼성동 온다 본사에서 만난 오현석 창업자이자 대표는 “온다의 미션은 숙박산업 데이터와 기술을 제공해 중소형 펜션·호텔에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오현석 온다 대표는 “중소형 펜션의 디지털전환이 이뤄지면 취약한 부분으로 꼽혔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재방문이란 선순환 구조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오현석 온다 창업자 겸 대표는 온다를 “중소형 펜션과 호텔 운영 효율성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B2B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온다의 핵심 사업은 ▶펜션, 호텔, 리조트, 모텔 등 모든 형태의 숙박산업 상품을 70여 개 국내외 주요 온라인 판매 유통 채널에 공급 ▶예약 현황과 객실 재고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객실관리시스템(이하 PMS) 운영 ▶숙박산업 규모에 따른 객실 판매, 예약, 고객, 재무, 수익률 등 관리 ▶위탁운영 ▶실시간 숙박 판매 서비스가 필요한 기업이나 지자체를 위한 온라인 판매 통로 제공 등이다.

오 대표는 “OTA(Online Travel Agency) 시장 규모는 20조원으로, 과열된 경쟁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1994년 세계 최초로 트래블웹(Travelweb.com)이 온라인 예약 기능을 선보여 OTA 시장의 서막이 열렸다. 이후 포털, 이커머스 등이 등장해 최저가 항공권 경쟁이 과열됐다. OTA 시장은 여행객에게 최저가를 알려주는 것 외에 여행 리뷰 커뮤니티의 역할을 해왔다. 2012년 이후부터는 익스피디아가 유럽 트리바고를, 시트립은 유럽 스카이스캐너와 미국 트립닷컴를 공격적으로 인수합병하며 몇몇 OTA가 시장을 장악하고 영향력을 확대해나갔다. 이로써 OTA는 온라인 판매 유통 채널이 아닌 숙소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이 가능한 D2C(Direct to Customer)로, 새로운 온라인 판매 통로 역할까지 담당하게 됐다.

2016년 설립된 온다는 해외에서는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아고다, 에어비엔비, 국내에서는 인터파크, 야놀자, 마이리얼트립 등 국내외 숙박산업이 세력을 확장해나가는 상황에서 후발 주자로 참여했지만, 국내 최초로 통합판매중개 시스템(GDS, Global Distribution System) 도입이란 성과를 달성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소자본 펜션용 PMS를 개발해 지속가능한 숙박산업 생태계를 조성했다는 점을 높이 인정받고 있다.

데이터와 기술력으로 비즈니스 환경 제공

온다의 설립 배경은.

창업 전에는 개발자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몇 년간 개발자로 일하다가 미국 MBA 입학을 꿈꾸며 돌연 미국행을 택했다. 미국 여행 중에 들른 뉴욕 한인텔은 한 유통 채널에서만 모객해 민박 운영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이런 상황을 보며 여러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 객실을 판매해야 지속가능한 숙박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2017년 온다 창업 초기 멤버들을 구성해 펜션 통합 예약관리 플랫폼을 론칭했다.

숙박산업 중 중소형 펜션에 집중한 이유는.

중소형 펜션 사업주는 아무리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화려하고 트렌디한 인테리어를 꾸며도, 많은 유통 채널에 펜션 이름이나 정보가 노출되지 않으면 홍보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반면 여행자는 해외 소도시에 자리한 호텔, 펜션의 리뷰를 보고 최저가 숙박을 예약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중소형 펜션 사업주는 여행자에게 최상의 룸 컨디션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눈에 띄는 사진과 홍보 문구로 온라인마케팅에 사력을 다해야 한다. 사업주가 일일이 여러 온라인 유통 채널과 홍보 계약을 맺어 자신의 펜션을 알려야 하는 것은 숙제로 남는다.

온다의 핵심 경쟁력은.

국내 최초로 통합판매중개 시스템을 도입해 펜션이나 호텔 예약 현황, 객실 정보, 요금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GDS는 실시간 항공예약발권 업무에 도입됐던 시스템으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활용하는 판매·중개 네트워크다. 유통 채널에 따라선 숙박 상품을 직접 판매하기도 하지만 벤더 상품도 있다. 이 경우 중복 예약의 위험성이 뒤따른다. 반면 GDS를 이용하면 판매자 입장에선 복잡한 예약 과정을 줄이고 중복예약을 방지할 수 있다. 일반 회사 전사자원관리시스템(ERP)과 유사한 PMS는 호텔, 리조트, 모텔, 펜션 등 숙박산업 규모에 따라 객실 판매, 예약, 고객, 재무, 수익률 등을 관리해준다. 온다의 PMS는 규모에 따라 중소형 숙박업체용과 호텔 맞춤형으로 구분된다. 또 모바일앱에서 실시간으로 예약 생성과 수정, 객실 할인 설정과 매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PMS는 가입비와 사용비가 없으며, 온다가 사업주 대신 고객 문자 발송 비용도 지급한다. 또 온다 허브에 펜션 정보를 입력하면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여행 전문 앱, 글로벌 OTA 등 70여 개 유통 채널에 관련 정보가 자동으로 업로드된다. 온다 허브에선 여행 상품 예약·결제도 가능하다. 고객사에 따라선 해외 채널 연동 후 매출과 객실 가동률이 상승했다. 불필요한 과정을 줄이면 수익성이 상승된다는 것을 검증한 셈이다.

숙박산업의 디지털전환


▎온다의 객실관리시스템인 PMS는 중소형 펜션업주가 객실 판매, 예약, 고객, 재무, 수익률 등을 한 눈에 확인 가능하다. 모바일앱으로도 실시간 예약 생성과 수정, 객실 할인 설정과 매출 내역을 볼 수 있다. / 사진:온다
온다가 디지털전환에 주목한 이유는.

숙박산업은 예약 장부, 객실 운영·관리, 인력 운영, 회계 등을 대면과 수기로 이어왔다. 펜션 사업자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건축해서 운영하고 부동산 부가가치를 올려 매수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 때문에 디지털전환보다는 부지의 위치나 건축물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된 편이었다.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전염병 위험성은 디지털에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 국내 호텔산업 역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국인 비즈니스 수요와 관광객 감소, 오프라인 여행사와 연계된 객실 판매망이 거의 마비됐다. 펜션 사업주는 비대면으로 고객을 모으고 노동자를 고용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했고 대출이자 급증 등 3중고를 겪으며 디지털전환의 필요성을 체감하게 됐다.

숙박산업의 디지털전환은 꼭 필요한지.

럭셔리 호텔은 물론 작은 펜션에도 디지털전환을 강요하는 실정이다. 홍보와 마케팅, 예약이나 유통 채널 관리 인력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수익 극대화를 원하는 중소형 펜션과 호텔에선 디지털전환이 요구된다. 숙박사업주는 기존 OTA를 통한 거래에선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기 불가능했지만, 디지털전환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재방문이란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됐다.

숙박산업의 디지털전환은 어디까지 이뤄졌나.

호텔에서 프런트 데스크가 사라지고 객실 전화기는 태블릿 PC로 바뀌고 있다. 주차 등록 역시 태블릿 PC로 가능하다. 문자, SNS, 키오스크 등으로 비대면 체크인이 이루어지고 호텔 객실 카드는 고객의 스마트폰이나 도어록으로 대체되고 있다.

전 세계 숙박산업 판매·유통·운영의 효율화

온다는 호텔 위탁운영 사업도 진행 중이다.

호텔 경영에서도 어떤 국내외 유통 채널에 판매해야 하는지, 어떻게 경영해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지가 중요한 이슈다. 2021년 온다는 온다 와쏭이란 자회사를 설립해 호텔 위탁운영을 위한 소타 콜렉션(SoTA Collection)이란 브랜드를 론칭했다. 소타 콜렉션은 숙박 예약이나 판매 데이터 등 실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객실 재고와 체크인, 체크아웃, 요금 정산 등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효율성 극대화를 추구한다. 또 온다는 홈페이지에 D2C 채널을 구축해 온다 허브와 연계한 판매 시스템인 OBS(Online Booking Solution)도 제공한다. 7월 25일, 온다 와쏭은 그랑베이 양양의 위탁운영을 시작한다.

온다가 추구하는 글로벌 전략은.

온다는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인트라바운드 관광을 아우르는 글로벌 전략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전략 1단계는 국내 유통 채널에 더메스틱 숙박 상품을 중개, 2단계는 국내 숙박 상품과 해외 관광객 중개, 3단계는 국내 유통 채널에 해외 숙박 상품을 중개하는 것이다. 중동권과 아시아권 진출을 목표로, UAE 두바이 왕실 일원이 소유한 시드 그룹(Seed Group)과 전략적 MOU를 추진했고 태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이 외 국내 유통 채널에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의 숙박 상품을 초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구글호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국내 파트너로 선정됐다.

온라인 숙박 판매 생태계 내에서 호텔이나 숙박 사업자가 가장 편리하게 온라인 객실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 같다. 국내 최대 객실 DB와 판매 유통채널 연동 기술을 보유해 구글호텔 국내 1호 파트너, 2년 연속 에어비앤비 파트너로 선정돼 탄탄한 제휴 관계를 구축 중이다.

B2C가 아닌, B2B에 집중하는 이유는.

온다가 B2C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시간 온라인 구매가 가능한 부킹온으로 직원 복지 등을 이유로 숙박 판매 서비스가 필요한 기업이나 지자체에 B2C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OK캐시백, T-Map, The-K mall(교직원나라) 등이 부킹온을 이용한다. 몇몇 대형 유통 채널이 OTA 시장을 독식하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이런 독과점 시장이 세분화될 것으로 본다. 또 온다의 중개, 위탁운영, 솔루션 사업마다 경쟁사는 있어도, 이 모든 사업을 아우르는 경쟁사는 없다. 이 시장이 더 세분화된다면 온다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것이 온다가 B2B에 집중하는 이유다.

앞으로의 목표.

OTA 시장 규모는 20조원이고, 온다를 통한 거래액은 2020년 740억원에서 2023년 3050억원으로 약 4배 이상 증가했다. 연간 예약 건수 120만 건을 돌파할 만큼 빠른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온다는 2023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지난 2016년 회사 설립 이후 탄탄히 성장해왔으며 2027년에 IPO도 준비 중이다. 온다는 기술과 데이터로, 지난 100년간 혁신이 일어나지 않은 글로벌 숙박산업에 혁신을 일으킬 것이며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 기업이 되고자 한다.

- 여경미 기자 yeo.kyeongmi@joongang.co.kr _ 사진 최기웅 기자

202408호 (202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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