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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위한 ‘범용 두뇌’ 

 

스킬드 AI는 어떤 종류의 로봇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플러그 앤드 플레이’ 방식의 로봇 지능 개발을 이어가기 위해 투자금 3억 달러를 모집했다.

▎카네기멜론대학 교수였던 디팩 파탁(좌)과 아비나브 굽타(우)는 2023년 AI에 적용 가능한 ‘범용 뇌’를 개발하기 위해 스킬드 AI를 창업했다. / 사진:SKILD AI
공장에서 기본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부터 도심 전투용으로 제작된 사족보행 군용 로봇개에 이르기까지, 모든 로봇에는 뇌가 필요하다. 과거에 이런 지능은 특수 영역에 전문화되거나 목적에 맞게 제작되었다. 그런데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로봇공학 스타트업이 다양한 로봇에 연결하면 기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단일 규격의 지능을 개발했다고 한다.

전직 카네기멜론대학 교수 아비나브 굽타(Abhinav Gupta)와 디팩 파탁(Deepak Pathak)이 2023년 5월 설립한 스킬드(Skild) AI는 회사가 ‘범용 뇌’라고 부르는 로봇용 지능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을 다양한 로봇에 적용하면 가파른 경사를 오르거나 길을 막고 있는 각종 물건을 넘어가고 필요한 물건을 식별해서 주워 드는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라이트스피트벤처스, 소프트뱅크, 코아투, 아마존 창업가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시리즈A 투자라운드에서 기업가치를 15억 달러로 인정받았고, 투자라운드에는 CRV, 펠리시스벤처스, 멘로벤처스, 아마존, 세쿼이아캐피털, 제너럴캐털리스트, SV에인절과 카네기멜론대학이 참여했다.

2023년 7월 스킬드 AI의 시드라운드를 주관했던 라이트스피트의 파트너 라비라즈 자인은 포브스 인터뷰에서 스킬드 AI의 모델을 처음 봤을 때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극한 상황에서 진행한 작업 능력 테스트에서 이 범용 지능을 장착한 로봇은 이전에 결코 보지 못했거나 데모 버전에 들어가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자인은 “계단을 올라갈 수 있더군요. 굉장히 복잡한 안정성 문제를 해결해야 가능한 움직임인데 이를 너무 잘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더욱 인상적인 점은 따로 있었다. 스킬드 AI 모델을 장착한 로봇이 훈련 없이도 완전히 새로운 능력을 즉발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손에서 빠져나간 물건을 다시 잡거나 물건을 돌리는 등 단순 능력이긴 했지만, 이렇게 예상치 못한 과업을 수행하는 능력은 대량언어모델과 같은 최첨단 인공 체계에서나 발현 가능하기 때문에 그만큼 의미가 있었다.

스킬드는 글자와 이미지, 영상으로 구성된 엄청난 데이터베이스로 모델을 훈련시켜서 이런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스킬드는 자사 교육용 데이터베이스가 경쟁사들보다 1000배나 많다고 주장한다. 메타에서 AI 연구를 진행했던 두 창업자는 수년간 연구개발하고 시험했던 다양한 데이터 수집 기술을 결합해 엄청난 데이터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인간 운영자를 고용해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하고 로봇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그중 한 방법이다. 로봇에게 무작위로 작업을 시켜서 결과를 기록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워나가는 방법도 적용했으며,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동영상 수백만 개로 AI 모델을 교육하기도 했다.


▎스킬드 AI의 기본 지능 모델은 경쟁사보다 1000배 더 많은 데이터로 훈련을 받아 다양한 로봇에 적용할 수 있다. 이 지능을 장착한 로봇은 가파른 경사를 오르거나 길을 가로막은 물건을 넘어가거나 물건을 식별하고 들어 올리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 사진:SKILD AI
UC버클리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파탁은 로봇이 자기 행동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음에도 성과를 이룬 경우에는 보상을 주어서 ‘인공적 호기심’을 유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는 “에이전트는 자신의 행동 결과를 확신하지 못할수록 더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탐험에 나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보상 체제를 통해 AI는 더 많은 시나리오를 탐색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는 호기심 기반 학습에 대한 연구 결과를 2017년 논문으로 발표했고, 논문은 이후 4000회 이상 인용됐다. 파탁은 로봇이 GPT 등 LLM에서 텍스트 기반 정보를 활용해 행동으로 옮기는 방법도 개발했다.

파탁은 “2022년에 우리는 여러 방법을 하나의 일관된 시스템으로 구성하는 데 성공했다”며 “동영상과 호기심, 실제 데이터를 통해 배운 내용을 시뮬레이션해 얻은 지식과 결합하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AI 투자 붐으로 벤처투자사에서 수십억 달러가 흘러 들어오면서 로봇 기업들이 줄지어 시장에 뛰어들었고, 스킬드 AI가 치러야 할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업계 거물인 오픈AI가 로봇용 AI 모델을 제공하기 위해 최근 로봇팀을 부활시켰다는 소식은 포브스가 가장 먼저 전한 바 있다. 억만장자 브렛 애드콕이 CEO로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공학 기업 피겨(Figure) AI, 오픈AI에서 분사해서 나와 로봇용 GPT 개발을 위해 2억 달러 이상을 모집한 코배리언트(Covariant)도 있다.

공동 창업자 굽타는 스킬드 AI가 동종 업계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대량의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범용 AI 모델이 정확히 어느 정도의 데이터로 훈련을 받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UC버클리 로봇공학·자동화 교수 켄 골드버그는 로봇공학의 규모를 키우는 데 데이터가 필수라는 점에 동의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구체적 유형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뮬레이션에서 얻은 데이터를 현실 세계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골드버그는 “그보다는 로봇 지능에서도 LLM이나 대규모 시각 언어 모델(large vision language model)과 비슷한 모델을 구축해 인터넷 규모의 데이터에 접속하여 수십억 개 사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 업계가 흥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공학에서 이런 작업을 쉽게 진행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스킬드 AI는 자사의 모든 데이터 수집 기술을 활용하고 이를 시뮬레이션에서 추출한 정보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한다.

파탁과 굽타는 오픈AI와 비슷한 모델을 회사에 구축하려 한다. 스킬드 AI의 기본 모델 위에 서로 다른 이용 사례와 프로덕트를 얹어 목적에 따라 미세하게 조정하는 모델이다. “이를 통해 로봇산업을 뒤흔들려 한다”고 말한 굽타는 로봇을 위한 범용 AI(인간 능력에 필적하거나 이를 뛰어넘는 가상의 AI 시스템)를 완성하고 이를 장착한 로봇이 물리적 세상에서 인간과 상호작용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로봇산업에도 GPT-3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스킬드 AI에 투자 중인 세쿼이아캐피털의 스테파니 잔 파트너가 말했다. “디지털 지능에서 우리가 목격한 발전이 물리적 세상으로 전이되는 기념비적 변화가 시작될 겁니다.”

- Rashi Shrivastava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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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호 (202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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