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스톤티엔엠은 친환경 제조 솔루션으로 밀가루 대체식품인 그린바나나가루를 생산한다. 이 기업은 코이카 CTS에 참여하며 필리핀 현지에서 제조공정을 개발했고, 필리핀 식약처에 공식 등록을 완료했다. 프로젝트 과정에서 지역 주민 30여 명을 고용했으며, 협동조합 설립·역량 강화, 식품 전문 교육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농촌 지역 소농들의 불안정적인 거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차홍선 코너스톤티엔엠 대표는 “누구나 안전하고 자유롭게 먹을 권리가 있다”며 “안전한 먹거리를 개발해 식량안보를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
|
간단히 회사를 소개한다면.2019년 말, 코너스톤티엔엠은 일상 속 건강관리에 유용한 대안 식품을 개발·판매하고 개발도상국 농촌 지역 소농들의 불안정적인 거래 문제를 해결하고자 소셜벤처로 창업했다. 코너스톤티엔엠을 창업하기 전, 코이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며 2016년 필리핀 북부 지역 농부들과 바나나 묘목을 심고 재배·판매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어려움을 알게 됐다. 어떨 때는 바나나를 판매할 때마다 거래 가격이 요동쳐서 수확해도 오히려 적자를 떠안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의 어려움을 보면서 ‘식품 거래 과정에서 완충지대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식품의 유통기한도 늘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식품 원료 생산·제조에 뛰어들었다.사업 영역은 크게 식품 원료 생산과 제품 판매로 나눌 수 있다. 식품 원료 생산에는 필리핀 농촌 지역 소농들의 커뮤니케이션·교육을 통한 품질 역량 강화, 제품 판매에는 완제품 개발 외에도 다양한 마케팅 활동 등이 포함된다.
코너스톤티엔엠의 혁신 기술은.CTS SEED 1단계에서 개발한 기술은 ‘개발도상국 농산촌 지역 친환경 식품 솔루션’이다. 핵심 원료인 밀가루 대체식품인 ‘그린바나나가루’를 생산하는 전 과정을 개발했다. 그린바나나가루 생산 기술과 제조공정 라인이 포함되며, 여기에 ‘제조업’의 환경주류화 관점을 담았다. 우리는 ‘친환경 식품 제조공정’에서 그린바나나가루를 생산하며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수치화하고 장기적으로는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고자 했다.이 솔루션을 구축하고 검증한 곳은 마닐라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북부의 한 지역으로, 코너스톤티엔엠의 주재료인 바나나의 품종이 많이 재배되는 지역이다. 개별상하수도나 전기 시설도 설비도 갖추지 못했고, 휴대전화 신호도 잡히지 않았다. 이곳에서 식품 제조공정을 구축하기란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과 같았다. ‘바나나 관련 비즈니스’에 깊이 발을 담글수록 허가를 받는 일도, 그린바나나가루 개발에 필요한 기기 설비를 들여놓는 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특히 어려웠던 점 중 하나는 공업용수 연결이었다.CTS 프로그램 SEED 1단계는 2022년 3월부터 시작해서 2023년 6월에 마무리됐다. 이 단계에서 솔루션을 구축하고 시제품도 개발했다. 당시 생산한 그린바나나가루는 판매할 만큼 우수했지만, 제품 품질을 고도화하고 생산량을 확대해 안정적으로 생산하기엔 어려움이 뒤따랐다. 올해 SEED 2단계에 선정돼 2025년 초부터 해당 어려움을 해결할 기술을 추가 개발하고, 그린바나나가루를 필리핀 현지에 널리 보급하고자 한다.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며 어려운 점은.바나나 소농들의 불안정적인 거래로 인해 천차만별로 요동치는 가격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 점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안전한 먹을거리를 원하는 소비자, 조명되지 않았던 안전한 식품 원료를 판매하고 싶은 공급자를 연결해 윈윈할 수 있는 ‘대안 식품’을 개발하고 싶었다. 더 건강하고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는 원료를 선택하고 싶지만, 이런 원료들은 저렴하지 않다.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면서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환경적 가치 등 다양한 가치 사이에서 항상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CTS 프로그램에서 어떤 도움을 받았나.CTS는 개발도상국의 개발 난제를 기술개발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필리핀 바나나 소농이 겪는 문제 해결과 ‘대안 식품’ 기술개발 연구를 동시에 이루고자 한다. 누군가는 ‘먹거리가 무슨 기술이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식품 분야는 바이오에 공학 부분까지 동원해 연구해야 할 만큼 과학적인 분야다. 원료 연구뿐 아니라, 식품의 기능성에 따른 생산도 기술이라고 말하고 싶다. CTS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개발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지원받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네트워킹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큰 혜택이었다.
CTS에 참여하면서 자랑할 만한 성과라면.프로젝트 과정에서 지역 주민 30여 명에게 협동조합 역량 강화와 식품 전문 교육을 제공했다. 지역 주민 20여 명은 제조 과정에서, 10여 명은 솔루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또 바나나 재배 농부 40여 명이 소속된 협동조합을 설립해 현재 필리핀 공식 협동조합으로 등록됐다. 이 과정에서 코너스톤티엔엠 현지 법인은 수출제조업 등록증을 받아 ‘필리핀 공식 식품 수출업체’가 됐다. 그동안 원료를 한국으로 수출입을 하면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 모든 것을 보상받는 느낌이다.
수익 창출은 어떠한가.그린바나나가루는 글루텐프리에 혈당도 오르지 않는 대체 밀가루로서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2020년 9월에 그린바나나가루 확장성을 테스트하기 시작해 2024년 11월 현재까지 4년 동안 브랜딩의 영역까지 왔고, 마케팅에 전력을 쏟아부었다. 생산공정이나 수입 절차 등을 지나 이제는 유통과 마케팅에 대한 부분을 심도 있게 계획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수익 창출을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재구매율을 높이는 것도 소통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더 많은 소통을 이어가겠다. 내년에는 수익 창출의 안정성을 극대화하는 데 힘쓰고자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누구나 안전하고 자유롭게 먹을 자유가 있다. 전 세계에는 잠재력이 뛰어나지만, 아직 발굴하지 못한 식품 원료가 많다. 그린바나나가루를 시작으로, 세계에서 가장 품질 좋고 안전하며 활용도 높은 원료들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로써 그 누구도 안전한 먹을거리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여경미 기자 yeo.kyeongmi@joongang.co.kr _ 사진 최기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