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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안식처 正大스님‘나보다 더 검사’인 아내 

내가만난사람들⑥ - 朴舜用 전 검찰총장 

글·임지은 월간중앙 기자 ucla7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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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2월24일, 가족회의를 했다. “총장직에서 물러나고 싶다”는 나의 결정에 두 아들 녀석과 아내는 기꺼이 손을 들어 주었다. 사무실로 돌아와 마음을 정리하며 앉아 있는데, 라디오에서 ‘타임 투 세이 굿바이’(이제는 안녕이라고 말할 때)라는 팝송이 흘렀다. 코끝이 찡했다. 그때까지 정신없이 감기만 했던 필름들이 머리 속에서 마구 뒤엉키는 느낌이었다. 단편적인 기억들이 줄거리도 없는 영화의 장면처럼 기억의 수면 위로 하나씩 불쑥불쑥 튀어오르곤 했다. 12월30일, 무거운 발걸음을 청와대로 옮겼다. 벌겋게 상기된 볼을 눈송이가 식혀 주었다. 사표를 제출했다. 검찰 조직이 국민에게 누를 끼친 데 대한 ‘검찰총수’로서의 책임이었다. 내 마음은 방향 없이 깨져버린 살얼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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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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