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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의 우리가 몰랐던 동서교류사 (1) - 서양 여행자들이 ‘하멜 표류기’에 열광한 이유 

구한말 한국에 대한 평가도, 묘사도 제각각… 한국인과 교류해보지 않고는 모를 ‘진짜 한국’을 보다 

서구의 식민주의가 정점으로 치닫던 19세기 말, 대한제국이 드디어 문호를 개방하자 은둔의 나라를 탐험하려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코리아를 여행하고 본국으로 돌아간 이들은 그 체험을 여행기로 남겨두었다. 이들이 기록한 텍스트에 따라 그동안 잘못 인식되었던 코리아의 맨 얼굴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9세기 말 외국인들이 쓴 텍스트에 등장하는 한국인은 주로 ‘더럽고 게으르며 미개’했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비슷한 표상이 덧붙여졌다. ‘겁이 많고 무기력하다’거나 ‘만사태평하고 유약하며 아둔한 한국인’, 그리고 ‘부도덕하며 정신적으로 정체’되어 있고 ‘스스로 통제하는 자질이 없는 한국인’ 같은 표상이 등장했다.



그런 한국은 자신에 대해 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그 텍스트가 맞건 그르건, 한국은 말대꾸를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고, 그럴 자신감도 없었다. 같은 시기, 한국에 대한 전혀 다른 표상이 산출되기도 했다. ‘자유분방하고, 쾌활하며 호탕한 민족’, ‘선량하고 관대하며 머리가 명석한 한국인’이라는 평가다. 어떤 대상에 흥미를 느끼면 ‘끈기와 열의’를 보이고 ‘상당히 지적이며 놀라운 이해력’을 갖고 있다. 한국인들의 태도는 일본인들과는 달리 ‘자연스럽고 거침없이 당당하다’거나 ‘일본인보다 일을 더 빨리 배우고 더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표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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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호 (201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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