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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 급발진! ‘최경환노믹스’의 성공조건 - 지속적 내수증대가 관건, 연금·복지·교육제도 개혁해 기업투자 여건 만들어야 

수요 증대 못지않게 공급의 효율화가 중요…기업투자 활성화하고 과학기술 개발하는 장기정책 필요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한국경제학회장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하자마자 내수부양을 위한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른바 신(新)내수부양정책이다. 그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에 경제 주체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래경제 비전, 신산업정책 구상의 다이내믹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기업투자를 이끌어내려면 어떤 보완정책이 필요할까?

정부의 새 경제수장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 20일 중소기업 현장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인천남동공단을 방문해 제품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우리 경제는 지표상으로 보아선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1.9% 내외로 오를 것이 예상되어 한국은행의 물가목표치인 3%를 하회하고 있다. 경제성장률도 전망기관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정부의 전망에 따르면 3.7%로 작년의 3%보다 높고 우리의 잠재성장률을 고려하더라도 이는 크게 낮은 수치가 아니다. 경상수지는 지난 6월까지 392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연간 800억 달러 이상의 흑자가 예상된다. 이는 GDP의 5%를 넘는 수준으로 지난해에 이어 사상 최대의 경상수지 흑자다.

일반적으로 국가경제의 거시적 건전성을 평가할 때 대내적으로는 물가와 성장률(혹은 실업률)을 보게 되고, 대외적으로는 경상수지 흑자폭을 중요시한다. 이러한 기준에서 우리 경제를 보면 지표상으로는 대내외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지표를 보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내수가 침체되면서 실업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내수는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소비도 감소하고 있고 기업투자도 해외설비 투자는 늘어나는 데에 비해 국내투자는 감소추세를 보인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으며 청년실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업투자 감소와 소비감소의 악순환

특히 소비는 고령화와 더불어 구조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여기에 세월호 사고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더욱 줄어들 것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기업투자를 늘리기 위해 법인세를 인하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으나 투자가 줄어드는 것을 막지 못했다. 기업투자가 이렇게 지속적으로 감소할 경우 일자리가 창출되지 못하면서 소득이 줄어들어 우리 경제가 기업투자 감소와 소비감소의 악순환 속으로 들어갈 것이 우려된다.

또한 이러한 내수침체는 내년 이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순환 주기로 볼 때 우리 경기는 내년 상반기 이후 다시 침체국면으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이 경기의 저점으로 지금은 비록 회복국면에 있지만 경기의 고점이 내년 상반기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미국이 금리를 높일 것이 전망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경기의 하방 위험 가능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도 우리 경제는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로 성장 가능한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까지는 3% 후반에 있으나 2020년대부터는 2% 후반으로 감소하고 2030년대부터는 1% 후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잠재성장률이 이렇게 하락하는 것은 기업투자가 감소하고 새로운 기술개발이 되지 않는 데에 그 원인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출산율이 낮아지고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노동공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와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는 일본경제와 같이 장기침체에 빠지게 될 것이 염려되고 있다. 일본경제도 우리와 같이 경기침체를 겪다가 20년간의 장기침체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경제학자들은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율을 근거로 한국경제가 장기적으로 저성장국면으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또 다른 문제점은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복지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청년실업이 늘어나고 있고 조기퇴직이 증가하면서 중산층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소득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서민생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양극화는 복지수요를 늘릴 뿐만 아니라 사회불안의 요인이 된다는 측면에서 크게 우려된다.

고령화와 연금체제가 구축되지 않은 점도 복지수요를 늘어나게 한다. 과거와 같이 자식이 부모를 공양하는 제도가 무너지면서 이를 대체해줄 연금제도가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 경제는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또한 고령화까지 진전되고 있다. 선진국은 연금체제와 복지체제가 구축된 후 저성장국면으로 들어가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심각한 문제로 되지 않은 데 비해 우리는 연금체제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성장국면으로 들어가 복지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 우려된다.

이렇게 보면 우리 경제는 비록 지표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대내외적으로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러한 문제들은 인식하고 있는 최경환 경제팀은 최근 새로운 내수부양대책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소비를 통해 내수를 부양하고 확대재정 정책으로 내수침체가 심화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 대출규제를 완화해 부동산경기를 활성화하고 공기업개혁과 서비스산업의 개방과 발전을 추진하는 계획도 포함하고 있다.


7월 24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새 경제팀의 경제 정책방향 논의를 위한 확대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최경환 부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소비 늘어나려면 기업투자가 우선돼야

이중에서 핵심적인 정책은 소득증대로 소비를 늘여서 내수를 살린다는 것과 확대재정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내수에는 소비와 기업투자 그리고 정부지출이 있다. 특히 소비의 주체인 소비자와 투자의 주체인 기업 중에서 어디에 더 중점을 두는가는 매우 중요한 정책결정이다. 최경환 경제팀은 내수를 살리기 위해 소비를 중요시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는 “지도에도 없는 길을 갈 수 있다”면서 소득증대로 소비를 늘여 내수를 살리려 하고 있다.

전통적인 경제이론에 따르면 소비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기업투자가 우선되어야 한다. 공급 즉 생산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업투자로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소득이 발생해 지속적인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제팀은 기업투자를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법인세를 인하했으며 정부규제를 완화하여 기업투자를 유도하려고 했다. 그러나 기업이익은 크게 늘어났으나 기업들은 해외투자만 늘리고 국내투자는 확대하지 않자 최경환 경제팀은 내수부양을 위해 기업투자보다 소비를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의 사내유보 이윤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법으로 주주에게 배당을 늘리게 하고 생산성보다 낮은 임금을 주는 업종에 대해서는 임금을 높여 소비자의 소득이 늘어나도록 한다. 소득증대로 소비를 늘리고 소비가 다시 기업투자를 증대시키는 선순환경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 41조원의 재정을 투입하고 내년에도 확대재정 정책을 사용하여 재정지출을 늘려서 내수경기를 부양하려고 한다.

내수경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설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부동산 대출을 확대하는 조치도 취했다. 부동산 구입 시 대출규제조건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의 50∼60%에서 70%로 완화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기존의 50%에서 60%로 확대해서 부동산 경기를 되살리려한다.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경우 부의 효과에 의해 소비가 늘어날 수 있고 건설경기가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정책은 아베노믹스와 유사하다고 한다. 확대재정 정책을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임금인상을 통해 소비를 늘리려 한다는 측면에서 아베노믹스와 닮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도 확대재정 정책과 금융완화정책이나 임금인상을 통해 소득증대로 소비를 늘리려는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공기업 개혁을 통해 구조조정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그 흐름을 같이한다.

그러나 차이점도 있다. 아베노믹스는 환율을 높여 수출증대를 통해 일본경제를 부활시키려 하고 있으나 최경환 경제팀은 적정환율 유지를 강조하거나 내수부양을 위한 저환율 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아베노믹스는 신성장동력을 지정하여 미래성장 비전에 대해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비록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창조경제에서 성장동력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나 미래비전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과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부동산 경기부양을 통한 내수부양을 시도하지 않고 있지만 우리는 LTV와 DTI의 규제완화를 통해 대출을 늘여 부동산 경기를 부양시키려 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팀의 신 내수부양 정책의 이론적 근거는 무엇일까? 이는 먼저 총공급과 총수요에서 시작한다. 수요가 문제라는 것이다. 즉 공급은 과잉인 반면 수요가 부족한 경우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요 증대가 우선돼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기업투자가 공급과잉으로 늘어나지 않는 경우 소비를 통해 수요를 증대시키는 정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임금인상으로 소득을 높였을 때 소비만 늘어나고 투자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소비에 의한 내수부양은 일회성에 그치게 되고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내수와 수출로 구성되는 총수요에서 내수만 강조하다가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내수시장이 작고 수출비중이 큰 국가에서는 내수를 위해 수출이 희생될 때 경제는 성장할 수 없다. 임금인상으로 소득이 증대되어 소비가 늘어나더라도 수출경쟁력이 약화되어 수출이 감소할 경우 성장은 정체되며 경상수지 악화로 경제는 위기를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둘러싼 논란


7월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노사정간담회.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왼쪽),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가운데)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소비증대에 의한 내수 부양정책의 또 다른 배경은 노동생산성과 임금상승률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서 실질노동생산성과 실질임금의 관계를 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우리 실질노동생산성은 크게 증가했으나 실질임금은 정체되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의 경우에도 유사한 관계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연구결과에 근거해서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요인을 임금이 생산성보다 낮게 상승한 데에서 찾고 있다. 따라서 임금을 높이고 배당을 늘여서 소비를 증대시킬 경우 내수가 부양되면서 기업투자 또한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게 된다. 이른바 ‘임금 없는 성장’ 때문에 내수가 부진하며 따라서 임금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노동생산성의 측정방법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즉 실질국민소득을 노동자 수로 나눈 실질노동생산성을 좀 더 다양하게 측정할 필요가 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그리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으로 세분해서 연구결과를 재도출할 필요도 있다. 실제로 우리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데 비해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은 낮게 나타나고 있다. 소득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정책’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이는 ‘분배를 통한 성장’이냐 혹은 ‘성장을 통한 분배’인가라는 주제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경제성장 전략에 있어 진보와 보수의 관점이 상충되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최경환 경제팀의 내수 정책은 경기를 부양시킬 수 있을까? 그리고 기업투자를 늘려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그리고 확대재정 정책으로 재정 건전성이 위협받지 않을까? 대출규제 완화정책이 위축된 부동산 구입심리를 바꾸어 부동산 경기가 부양될 수 있는지 여부는 우리 모두의 관심사다.

먼저 확대재정 정책은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것을 막고 내수경기를 어느 정도 부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내년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예상되는 경기의 하방 위험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재정지출을 늘릴 경우 발생하는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세금 감면 폭을 줄이거나 증세를 할 경우 재정지출 확대의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실제로 경기침체로 세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세수 결손을 보전하기 위해 자영업자의 세금감면을 줄이거나 세율을 높일 것이 예상된다.

확대재정으로 우려되는 재정건전성 악화는 현시점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재정적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로 위험수준인 5%보다 낮고 국가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 정도로 선진국의 60%보다 낮다. 그러나 확대재정 정책이 지속적으로 사용될 경우 재정적자가 확대되면서 늘어나는 국가부채로 재정건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

또한 국가부채에 공기업 부채가 포함될 경우 GDP에서 국가부채의 비중은 70%로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재정건전성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따라서 확대재정 정책을 단기간에만 사용한다고 해도 공기업 부채를 줄일 수 있는 공기업 혁신방안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동산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LTV, DTI의 완화로 부동산 수요는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신뢰를 얻을 경우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투기수요는 물론 실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1. 지난해 동탄 2신도시 3차 합동분양단지 모델하우스 앞에 시민들의 차가 가득 들어선 모습. 교통시설을 완비한 신도시의 건설 등 근원적인 주택정책의 입안이 필요하다. 2.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설치된 중국업체 ‘화웨이’의 전시관. 산업 전 분야에 걸쳐 한국을 추월하는 중국 경제에 맞서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이 절실하다.


내수경기의 지속적 부양이 필요

그러나 부채를 통해 부동산 수요를 늘려서 가격을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부동산 수요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앞으로 경기가 좋아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젊은 층이나 서민들이 주택을 구입하지 않는 이유는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며 또한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가체된 원인을 해소시켜 주지 않는다면 이번 대출규제 완화조치는 결국 일시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거나 버블을 만들고 그 이후 부동산 경기는 또 다시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내수경기를 지속적으로 부양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잠재성장률을 높여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까? 먼저 단기적으로는 지금 최경환 경제팀이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이 확대재정과 금융완화로 내수경기가 과도하게 침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일본, 중국 그리고 유로존까지 대부분의 국가가 미국의 출구 전략에 대응해 자국의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융완화와 확대재정 정책을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만 경기부양 정책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경기침체와 수출 감소로 위기를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를 늘려 내수를 부양하는 수요중심의 정책은 그 효과가 일시적이다. 또한 임금을 높여 기업투자와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지속적으로 내수를 부양시키고 기업투자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내수를 구성하는 기업투자와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원인을 해소시켜야 한다. 소비를 늘리려면 현재의 국민연금 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 민간연금 제도를 구축해 젊은층부터 연금 가입을 하도록 서둘러야 한다.

각종 세제혜택이나 정부와 기업의 지원을 늘리도록 해서 젊은층의 민간연금 가입을 유도해야 한다. 또한 현재 18∼59세 생산가능 인구 2263만 명 중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비율은 50%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국민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미래와 노후에 대한 불확실성이 없어져야 현재의 소비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방안으로 소비뿐만 아니라 기업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임금인상이나 세금감면을 통해 소득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기업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마련해 소득을 늘리는 것이 내수부양에 더 효과적 이기 때문이다. 기업투자를 늘리려 먼저 기업의 투자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불필요하고 또한 과도한 정부규제를 철폐하고 임금과 노사분규를 안정시켜야 한다.

높은 임금과 과도한 노사분규 모두 연금제도나 복지제도와 연관이 있다. 왜냐하면 연금체제가 구축되지 않은 경우 근로자는 직장에 다니는 동안 퇴직 후 노후생활을 준비하기 위해 생산성보다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사분규도 더욱 과격해진다. 퇴직 후 소득이 없어지는 것을 우려해 노동자들은 해고에 더 강력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직장에서 초임과 일생 동안 가장 임금을 많이 받을 때 즉 피크타임 임금을 비교해보면 이는 3∼4배에 이른다. 연금체제가 구축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노후준비를 위해 피크타임 임금을 높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연금체제가 잘 구축된 독일의 경우는 2배에 불과하다. 노후가 보장된 상황에서 과도하게 임금인상을 요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과도하게 높은 임금 때문에 회사는 조기퇴직을 권유하고 이를 예상한 노동조합은 다시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해 임금인상과 일자리 부족을 부르는 악순환 속에 우리 경제는 들어가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연금체제와 복지제도를 하루속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실은 하버드 대학의 대니 로드릭 교수도 지적하고 있다. 후생이나 복지제도가 그 나라 실정에 맞게 구축되어 있지 못하면 비록 과거에는 빠른 성장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성장이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업투자가 늘어나지 않는 또 다른 원인은 우리 경제의 미래가 어둡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의 주력업종인 조선, 철강, 자동차, 전자 등은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 이른바 제품 라이프사이클 이론(product life cycle theory)에 의하면 제품의 생산지는 생산비용이 저렴하고 수요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게 되어 있다. 이미 조선업은 중국으로 이동을 시작하고 있고 다른 주력산업도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중국 이전이 예상된다.

연금체제와 복지제도 구축이 장기 해법

이는 이들 산업이 일본에서 생산되다가 우리나라로 옮겨온 것과 같다. 결국 전자산업까지도 중국과 경쟁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며 기술격차를 좁히는 시차는 정보통신의 발달과 세계화로 인해 더욱 짧아지고 있다. 이를 알고 있는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투자를 하지 않게 된다. 정부는 현재의 주력업종을 대체할 미래의 성장동력을 구체화하고 또한 지원해주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산업정책의 중요성은 다시 높아지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고 손실의 위험이 크며 또한 기술의 외부성이 존재하는 특징을 가지는 산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시장과 기업에만 맡겨놓는 것은 이제는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가 인적자원과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을 해야만 비교우위와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경환 경제팀은 일본과 같이 미래의 성장동력을 구체화하고 이를 육성할 수 있는 체계적인 산업정책을 세워야 한다. 그렇게 해야 경제정책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미래에 대한 전망이 밝아져 기업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육성하려는 산업의 연도별 계획을 수립하는 것 외에도 기업과 국민에게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밝은 비전을 제시해 기업투자가 늘어나게 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과도한 임금상승을 억제하고 소비가 늘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생활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 비록 지표물가인 소비자 물가지수는 1.9%에서 안정되고 있지만 실제로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식료품비나 교육비 그리고 전세가격과 같이 의식주에 연관된 물가는 지나치게 비싸다. 이는 다시 임금을 인상시키는 악순환을 부른다. 이를 위해서는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하고 사교육 위주의 교육제도를 공교육 중심으로 개선시켜야 한다.

과도하게 높은 주거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변두리에 주택만 건설하고 광역지하철 교통망을 구축하지 않는 주택정책은 개선돼야 한다. 수도권과 직장이 있는 도심간의 급행지하철을 건설하거나 신설한 후 수도권에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공급을 늘려 주거비용을 낮춰야 한다.

주택문제 해결엔 급행지하철 건설이 묘책

이렇게 할 경우 소득이 낮은 서민과 젊은층의 주택수요가 늘어나 건설경기가 부양될 뿐만 아니라 수도권 미분양이 해소되고 전세가격도 안정될 수 있다. 새 주택을 선호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재건축의 연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 현재는 준공 연도 1981년을 기준으로 그 이전에 준공한 주택은 20년이 지나면 재건축할 수 있으며 그 이후는 40년이 지나야 재건축이 가능하다. 이처럼 불합리하고 비정상적인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늘어나는 국민의 새 주택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건설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재건축 연한규제를 준공 연도와 상관없이 30년으로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각종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8명으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다. 또한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해 신성장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한다.

고성장을 지속하는 국가가 있는가 하면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가도 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국가들은 어떠한 성장전략을 사용했을까? 하버드 대학의 대니 로드릭 교수에 의하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올바른 정책의 수립과 이 정책이 효과를 볼 수 있게 만드는 올바른 제도의 선택, 그리고 점진적인 세계화나 개방의 속도가 성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 경제여건에 맞는 제도가 필요하다. 경제여건이 변하면 경제제도 또한 바뀌어야 하는데 제도를 바꾸지 못하면서 성장이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개선은 많은 이익집단의 반발 때문에 쉽지 않지만 최경환 경제팀은 이를 극복해서 연금제도, 교육제도, 서비스 시장개방과 유통제도 등 제도혁신을 통해 기업투자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최경환 경제팀은 과거와 다른 정책을 시도하면서 지도에 없는 길을 갈 수도 있다고 한다. 기존의 내수부양 정책과는 달리 배당을 확대하고 임금을 인상해서 소득을 늘여 소비를 촉진시켜 내수를 부양하는 새로운 정책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보면 수요를 증대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공급을 어떻게 효율화하느냐도 중요하다. 기업투자를 활성화시키고 임금상승률을 낮추며 과학기술을 개발시키는 정책 또한 필요하다.

최경환 경제팀의 신 내수부양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보완정책을 어떻게 쓰는가에 달려 있다.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지 않는 원인을 해소해주는 보완정책을 사용할 경우 내수부양이 단기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다. 지도에 없는 길을 갈 때에는 누구나 길을 잃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 지금은 정책결정자의 멀리 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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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호 (2014.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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