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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특별기획 | 인천아시안게임 관전 하이라이트 - 박태환과 쑨양의 재대결, 손연재의 여왕 등극 지켜보라! 

19일 개막 인천아시안게임, 아시아의 스포츠 스타 총출동… ‘도마의 신’ 양학선의 신기술 연기에도 시선집중 

이은경 월간중앙 기자

사진·뉴시스
2014 인천아시안게임(9월 19일~10월 4일)이 16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다. 한국은 개최국으로서 치른 두 차례의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93개, 2002년 부산 대회에서 금메달 96개를 획득해 종합순위에서 모두 2위에 올랐다. 이번 인천에서도 금메달 90개 이상으로 2위를 지키는 게 한국 선수단의 목표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가장 짜릿한 재미는 세계적인 ‘스타’들의 활약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한국팀의 간판스타인 박태환(수영)과 ‘아시아의 요정’으로 자리매김한 손연재(리듬체조)의 활약은 가장 큰 관심사라 할 만하다. 한국팀은 인기 종목인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 구기종목 국가대표 중에는 터키 리그에서활약하는 김연경(여자배구) 같은 ‘월드스타’도 참가한다.

총 48개의 종목이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서 놓쳐서는 안 될주요 경기의 관전포인트를 소개한다.

1 수영의 박태환, 3관왕 3연패 도전

박태환은 지금까지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금메달 6개를 목에 걸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 혜성처럼 등장한 박태환은 당시 17세의 나이로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400m, 1500m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그리고 4년 후에 열린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3관왕(자유형 100m, 200m,400m)에 올랐다.


박태환은 인천아시안게임 수영 3관왕에 도전한다. 지난해 전국체전에 출전한 박태환이 1위로 골인한 뒤 전광판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박태환이 아시안게임에서 거둬들인 금메달 6개는 역대 한국 선수 가운데 최다 금메달 기록이다.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이 금메달을 추가할 때마다 새로운 역사를 쓰는 셈이다.

박태환의 주종목은 자유형 400m.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 때 이 종목에서 세계신기록을 목표로 했지만, 예선 때 어이 없는 부정 출발 실격 판정을 받았다가 번복되는 과정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당시 박태환을 꺾고 금메달을 가져간 주인공은 중국의 쑨양이었다. 쑨양은 이전까지 자유형 400m에서 번번이 박태환에게 밀리다가 이때처음으로 박태환을 꺾었다.

23세의 쑨양은 25세의 박태환보다 두 살 어리다. 쑨양은 2013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400m, 800m, 1500m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대회에 박태환은 참가하지 않았다.

런던올림픽 때 잘못된 판정의 피해를 보았던 박태환은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이 쑨양을 상대로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다. 이번 대회에서 수영 경기가 열리는 체육관은 박태환의 이름을 딴 ‘문학 박태환 수영장’이다. 박태환은 “내 이름이 걸린 경기장에서 열리는 대회다.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접전지가 될 자유형 400m를 비롯한 종목에서 그가 금메달을 얼마나 더 따낼지도 관심사다. 박태환은 지난 두 차례의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3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도 3관왕에 오른다면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3개 대회 연속 3관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한편 박태환은 자유형 100m, 200m, 400m, 1500m 외에도 계영 400m와 800m, 혼계영 400m에 참가해 최대 7개의 메달에 도전한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금3, 은1, 동3),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금3, 은2, 동2) 때도 출전한 7개 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따냈다. 만일 박태환이 이번에도 7개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역대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아시안게임 메달을 따낸 선수가 된다.

여기서 잠깐. 이번 대회 이전까지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는 누구일까. 바로 총 19개의 메달을 따낸 사격의 박병택(금5, 은8, 동6)이다. 박병택은 이번 인천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한편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거둬들인 선수는 중국의 전 사격 대표 왕이푸다. 그는 1982년 대회부터 2002년 대회까지 참가해 금메달 14개, 은메달 8개, 동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리듬체조 국가대표 손연재의 후프 연기. / 사진·뉴시스
2 아시아의 요정’ 손연재의 도전

인천아시안게임 입장권 중 가장 먼저 매진된 건 박태환이 출전하는 수영 자유형 종목. 그 다음으로 매진된 종목이 바로 손연재가 나서는 리듬체조다.

한국은 그동안 아시안게임 리듬체조에서 한 번도 금메달을 따본 적이 없다. 전통적으로 리듬체조에서는 러시아와 동유럽이 절대강자다. 아시안게임에서는 과거 구소련에 속했던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이 리듬체조 메달을 휩쓸어왔다. 리듬체조에서는 팔다리가 길쭉한 서구적 체형이 절대적으로 유리한데,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은 대부분이 이런 체형이라 한국 선수들이 좀처럼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아시아에서도 명함을 내밀지 못했던 한국 리듬체조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개인종합에서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손연재다.

손연재는 이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여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리듬체조 종목의 특성상 손연재의 예쁜 외모가 더욱 빛났다.

그런데 손연재는 아기처럼 순수한 미소와 달리 리듬체조에서는 악바리로 유명하다. 2011년 이후 러시아 전지훈련의 강행군을 이어간 손연재는 2012년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고 성적인 5위에 올랐다. 그 뒤로도 손연재는 두 시즌 동안 각종 월드컵 대회에서 메달을 수 차례 획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시아에서는 최근 전통의 강자로 꼽혔던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손연재로서는 첫 금메달을 따낼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손연재의 맞수로는 중국의 덩센웨가 꼽힌다. 하지만 풍부한 표현력과 국제 무대를 자주 경험한 노련함 면에서 손연재가 크게 앞선다는 평가다. 손연재는 대회직전 인터뷰에서 “지금 머릿속에는 온통 인천아시안게임 금 메달 생각 뿐이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2013 세계체조 선수권대회 도마에서 우승한 양학선. / 사진·뉴시스

3 남북 체조영웅 양학선 대(對) 리세광

남자 기계체조 도마 부문에서는 치열한 남북 대결이 벌어진다. 한국의 양학선과 북한의 리세광이 도마 금메달을 두고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양학선은 2012년 런던올림픽 기계체조 종목별 결승 도마 금메달리스트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도 도마 금메달은 양학선 차지였다. 도마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양학선은 도마 금메달을 넘어 다관 왕에도 도전한다.

양학선과 리세광은 모두 자신의 이름을 딴 고난도 도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양학선은 ‘양1(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세 바퀴 비틀기)’과 ‘양2(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세 바퀴 반비틀기)’가 있다. 난도 점수가6.4점에 이르는 어려운 기술이다.

리세광 역시 난도 6.4의 ‘리세광(뒤로 몸 굽혀 두 바퀴 공중 돌며 한 바퀴 비틀기)’ 기술을 갖고 있다. 리세광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도마 금메달리스트다. 하지만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불참했고, 지난해 세계 선수권에서는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리세광은 지난해 국제체조연맹 도전컵 대회에서 도마 금메달을 땄는데, 이 대회에는 양학선이 참가하지 않았다. 이처럼 최근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양학선과 리세광의 출전이 계속 엇갈리면서 진검승부를 겨룬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 대회의 도마에 체조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양학선은 리세광과의 대결 구도에 관심을 갖는 언론을 향해 “기계체조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격투기처럼 상대와 격돌해서 제압하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기술로 메달을 다투는 것”이라고 했다. 체조대표팀 주영삼 감독은 “도마 금메달은 사실상 양학선의 몫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양학선은 도마 외에 마루와 링, 개인종합,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노린다. 양학선은 “운이 좋으면 2관왕을 할 것 같고, 운이 쏟아지면 4관왕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4 남자축구, 28년 만의 금메달 한(恨) 풀까

한국 남자축구로서는 아시안게임이 ‘한 맺힌 무대’다. 최근 6번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축구는 늘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이후로 축구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한국은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과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모두 준결승까지 올라갔지만 각각 우즈베키스탄, 이란에 패해 결승행에 실패했다. 1998년 방콕 대회 때는 8강에서 홈팀 태국에 충격패를 당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이 8월 첫 소집 때 파주 NFC 운동장을 돌면서 몸을 풀고 있다. / 사진·중앙포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이란과의 준결승전이 승부차기까지 갔는데,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주역이던 이영표가 실축해서 눈물을 삼켰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는 내전의 폐허를 딛고 참가한 이라크에 발목을 잡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어 3-4위전에서도 이란에 져서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때는 준결승에서 UAE에 일격을 당했다. 승부차기를 예상하고 경기 막판 승부차기 전문 골키퍼로 교체했는데, 교체하자마자 결승골을 먹은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에는 역대 가장 탄탄한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아시안게임 남자축구는 23세 이하 팀이 나선다)가 구성됐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 골키퍼 김승규, 그리고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뛰고 있는 유럽파 수비수 박주호가 와일드카드 삼총사다.

대표팀의 이광종 감독은 지난해 20세 이하 청소년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세계선수권 본선에서 선전했던 지도자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그동안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을 짓눌렀던 압박감에서 벗어나라”고 주문했다.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홈에서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 ‘28년의 노골드 사슬을 끊어야 한다’,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아서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는 무형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회 준비과정에서 심리 전문가를 초빙해서 선수들에게 특별강의를 하는 등 ‘금메달 부담감’을 털어내주기 위한 처방을 내리기도 했다.

201410호 (201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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