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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의 ‘그림을 읽다’] 풍경, 사물, 그리고 인간 

인생의 진실은 자연으로부터 시작된다 

정여울 문학평론가
자연과의 고군분투, 자연과의 조화로움… 인간은 자연과 공존하고 소통할 수밖에 없는 운명. 일부 화가는 자연을 ‘배경’으로 전락시켜 인간의 위대함을 강조하기도
“색채는 하루 종일 나를 집착하게 하고, 행복하게 하며, 그리고 고통스럽게 만든다.” - 클로드 모네

오래전 런던의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에 갔을 때, 그 거대한 미술관 안에 윌리엄 터너의 전시관이 무려 10개가 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당시의 나는 터너의 그림에 별다른 감흥이 없었던 터라, ‘무엇이 영국인들로 하여금 이 단조로운 풍경화에 열광하게 만드는가’를 무척 궁금하게 여겼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나라에서 태어나 온갖 미디어가 전시하는 현란한 빛깔들의 향연에 익숙해진 내 눈에는 터너의 풍경화가 무척 단조로워 보였던 것이다. 게다가 내셔널 갤러리의 온갖 화려한 그림들을 보고 난 뒤라 테이트 브리튼의 터너 전시관은 유난히 ‘모노톤’으로 느껴졌다. 태풍 속에서 표류하는 선박들, 뭉게뭉게 피어 오르는 거대한 구름 속에서 간신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햇살. 그런 ‘당연해 보이는 풍경’을 별다른 꾸밈없이 차분하게 담아낸 터너의 그림은 내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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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호 (201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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