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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포커스] 동북아 교육허브 구축 원년 ‘제주 영어교육도시’ 

“제주도에 가면 세계 최고의 교육 만난다” 

암기식 교육 지양하고 토론으로 비판적 사고력 키워… ‘교육’과 ‘글로벌 문화’의 핵심 역량이 강화된 도시로 급성장

▎하늘에서 내려다본 제주 영어교육도시 전경. 맨 앞쪽 건물이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 브랭섬 홀 아시아(BHA) 학교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운영하는 국제학교의 눈부신 성과가 교육계의 다시 화제다. 올해 졸업생들이 작년에 이어 국제적인 학력평가 인증시험인IB(International Baccalaureate)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다수의 졸업생은 세계적인 명문대에 입학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올해 두 번째 졸업생을 배출한 NLCS Jeju와 최초 졸업생을 배출한 브랭섬 홀 아시아(Branksome Hall Asia, 이하 BHA)가 거둔 성과가 출중하다. NLCS Jeju 및 BHA의 IB 평균점수는 각각 37.1점 및 35.2점으로, 세계 평균인 29.8점 대비 20%가량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특히 NLCS Jeju의 경우, 전 세계에 160명뿐인 만점자를 두 명이나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대학순위 상위 100위에 해당하는 대학에 진학한 학생 수도 NLCS Jeju는 27명, BHA는 19명을 배출해 크게 늘어났다(2015년 8월 현재). 여기에는 케임브리지·옥스퍼드·UCLA·스탠포드·코넬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이 포함돼 있다. 이 통계자료에는 골드스미스나 사바나 칼리지 등과 같은 특성화대학에 합격한 학생이나 국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포함되지 않았다. 사실상 대부분의 졸업생이 국내외 명문대학에 진학한다는 얘기다.

특히 BHA의 경우는 3명의 학생이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오하이오 웨즐리언(Ohio Wesleyan)대학의 프리드먼(Friedman) 장학금을 받은 학생,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브리티시 콜럼비아(British Columbia) 대학의 밴티지 칼리지상(Vantage College Award)을 받은 학생도 배출했다.

NLCS Jeju는 뛰어난 학업 성취를 이끄는 영국 본교의 커리큘럼을 그대로 따른다. 교사진도 본교에서 직접 선발한다. NLCS의 뛰어난 학업적 성공 비결은 탐구 중심의 학습 토론이다. 학생의 비판적 사고력과 분석력, 지적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학습에 대한 열정이 대단히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끊임없는 참여수업, 다양한 발표활동은 영국식 명문 교육의 특징 중 하나다. 학생은 발표 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배움의 주체’로 성장한다. 학생을 중심에 두고 학부모와 교사 간에도 적극적이고 원활한 소통이 이뤄진다. 학부모의 역할을 지원하는 ‘튜터 시스템’이 그것이다. 학생이 교우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경우 교사와 학부모, 친구가 함께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문제가 있을 때 가장 먼저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지도교사가 모든 학생에게 배정된다. 특정 교과목에 자질이 뛰어난 학생에게는 해당 교사가 학부모와 상의를 통해 일대일 개인지도를 하기도 한다.

NLCS Jeju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과에 진학한 이한슬 양(20). 그는 국제학교에서 일상적으로 진행했던 토론식 물리과목 수업이 진학에 큰 도움을 줬다고 말한다. 그는 “암기식 공부를 피하고 관련서적을 풍부하게 읽는 과정 속에서 에세이 쓰는 능력, 물리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는 능력이 배양됐다”고 돌이켰다.

1903년 설립된 브랭섬홀 캐나다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명문 여자사립학교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선정한 세계 톱8 기숙학교다. 2012년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둥지를 튼 BHA는 브랭섬홀 캐나다의 유일한 해외캠퍼스로 2015년 첫 졸업생 32명을 배출했다. 해외 거주 경험이 없는 내국인도 입학이 가능하다. 해외유학을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캐나다 명문 사립학교와 동일한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어·사회·국사 등의 과목을 의무적으로 이수한 BHA 학생은 졸업과 동시에 국내 고교학력을 인정받는다. 해외 대학 지원은 물론이고 검정고시를 따로 볼 필요 없이 국내 대학에도 바로 지원할 수 있다.

BHA는 유치원부터 초등 3학년까지는 남녀공학으로, 초등 4학년부터 고교까지는 여학교로 운영된다. BHA는 캐나다 본교와 같은 국제공인 교육과정인 IB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생들은 웬만한 대학을 능가하는 최신 시설의 캠퍼스에서 수영, 골프, 승마 등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누릴 수 있다.

BHA는 영·유아 대상 과정부터 한국의 고3에 해당하는 12학년까지 전 학년 과정을 운영한다. 이 가운데 4학년부터 12학년까지는 오직 여학생만 다닐 수 있다. 폰 질롱카 교장은 “여학교 학생이 남녀공학에 다니는 여학생보다 뛰어난 학업 성과를 거둔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면서 여학교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강조한다. 책임감·독립심·도전의식이 BHA식 교육의 키워드로, 경쟁력 있는 여성 리더를 키우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이다.

2021년까지 국제학교 7개와 외국대학도 유치


▎브랭섬 홀 아시아 학교의 오케스트라 연주 수업. 학생들은 웬만한 대학을 능가하는 캠퍼스에서 음악·수영·골프·승마 등 다양한 예체능 교육을 받는다.
2015년은 제주 영어교육도시가 도시로서의 기반을 갖추고 제 기능을 시작하는 원년으로 볼 수 있다. 정주형 도시 조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진행 중이다.

주거·상업·편익기능과 교육시설이 복합화된 인프라다. 특히 제주영어교육도시 중심부를 다양한 문화와 테마가 어우러지는 복합공간으로 개발하는 계획이 눈에 띈다. 이른바 ‘테마 스트리트 복합개발사업’의 추진이다.

손봉수 JDC 교육도시처장은 영어교육도시를 생활, 경제 등이 기능적으로 연결돼 있는 복합도시로 정의한다. 많은 사람이 모여 살면서 경제활동을 영위하고, 커뮤니티를 이루어 독특한 문화를 만듦으로써 성장해 가는 삶의 터전을 말한다. 그는 “JDC가 조성하는 영어교육도시는 ‘교육’과 ‘글로벌 문화’의 핵심 역량이 강화된 도시”가 될 것으로 본다. 머지않은 장래에 ‘동북아시아의 교육허브’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리라는 자신감도 내비친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제주국제자유도시 기반 조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2021년까지 9천 명 정원의 국제학교 7개와 1천 명 규모의 외국대학을 유치하는 것이다. 김한욱 JDC 이사장은 “최적의 교육환경과 정주형 기능을 갖춘 명품 교육도시를 구현하겠다”며 “이 사업의 추진은 제주도의 미래 비전에도 완벽하게 부합하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 한기홍 월간중앙 선임기자

201510호 (201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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