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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문재인-윤석열 대통령 지지한 신평 변호사가 본 ‘4·10총선 이후’ 

“대법원, 조국 대표 수감하면 국민에게 정치적 박해로 비칠 것” 

박성현 월간중앙 지역전문위원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대표와 만나는 문제 긍정적 피드백 있을 듯”
■“보수 정치권 기득권 많아… 인간 얼굴을 한 보수로 가야 살아남는다”
■“이준석 대표, 능력주의가 갈라치기 정치 불러… 인문학 소양 더 쌓아야”


▎신평 변호사는 4월 12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보수와 중도의 연합으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이 중도층 지지 기반을 스스로 허물어 버렸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뜻밖에도 2019년 소위 ‘조국 사태’의 도화선을 터뜨렸다. 이를 계기로 사회적 글쓰기를 하며 소임의 다른 하나로 삼았다. 내친김에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우리 미래의 걸림돌이 된 운동권 세력에 의한 정권 유지를 막으려고 나섰다. 그러기 위해 어떤 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혼신의 힘을 다했다.”

신평 변호사가 2022년 12월에 펴낸 시집 [작은 길] 서문의 일부분이다. 신 변호사는 2019년 8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지명이 불러온 이른바 ‘조국 사태’에 즈음해 조국 장관 사퇴를 주장하는 글을 쓰는가 하면, 문재인 정부의 정권 재창출을 막겠다며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법조인이다.

그랬던 그가 2년 전부터 조국 전 장관의 정치적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며 “야권에서는 그를 당해낼 사람이 없다”고 ‘조국 대망론’을 거론했다. 실제로 4월 10일 총선에서 조국 대표가 이끄는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로만 12석을 획득, 한국 정치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4월 총선 직후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회동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간접적으로 전해 듣기로는 ‘두 분이 만남을 갖지 마라’고 한 참모가 있었는데, 최근 윤 대통령이 ‘그 참모를 너무 오랫동안 신임해 후회한다’는 그런 말도 전해 들었다”며 나름의 정보력을 과시했다.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신 변호사는 23회 사법시험에 합격, 서울·인천·대구·경주 등에서 10년 동안 판사로 재직했다. 이후 경북대 로스쿨 교수, 한국헌법학회장 등을 역임하다 지금은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4월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간중앙 사무실에서 만난 신 변호사는 총선 이후 윤 대통령과 이재명·조국·이준석 대표 등 한국 정치의 주요 플레이어들의 행보를 전망했다.

신 변호사님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을 추종하는 열린우리당 창당에 관여했고, 2017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 지지 연설을 하는 등 국민의힘 정권 창출에 두 팔을 걷었습니다. 자신의 이념적 성향을 어떻게 규정하는지요?

“저는 전형적인 중도(中道)입니다. 저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공익제보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윤석열 대통령 후보를 위해서도 가두연설에 나섰지요. 보수와 진보 어느 한쪽에 치우쳐서 제가 특별하게 얻을 건 없습니다. 저는 헌법학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일합니다. 헌법학은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학문이지요. 그래서 현실 정치에 대한 훈수도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참여의 과정이라 여기고 임할 따름입니다.”

“정무적 감각 없는 참모가 윤 대통령 보좌”

정치 발언에 대한 여론의 주목도, 가독성이 높은 편인데 배경이 뭘까요?

“저는 시를 쓰는 시인이기도 합니다. SNS에 올리는 글이 정서적으로 상당한 호소력을 갖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난 대선 당시 진보 쪽 사람들은 제 글을 접하곤 속이 뒤집히는 듯했다고 하더군요.”

올 4월 22대 총선 직전 신 변호사님은 ‘기본적으로 지금의 여당인 국민의힘 쪽에 서 왔고, 윤 대통령이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하여 나라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염원하였다’고 SNS에서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2년을 어떤 심경으로 지켜봤는지 궁금하네요.

“제가 윤 대통령 칭찬만 많이 한 것처럼 오해하곤 하는데, 저는 아주 혹독한 비판자이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 인사 정책은 실패입니다. 현 정부 들어 국민의 가슴에 와 닿는 인사를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지요. 윤 대통령의 당선은 보수와 중도가 연합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런 윤 대통령이 중도층 지지기반을 스스로 허물어 버렸어요. 제가 이를 가혹하게 비판하자 윤 대통령 심기가 아주 불편했었다고 들었습니다. 이태원 참사로 150여 명의 청춘이 세상을 등졌지요. 대통령은 그 슬픔에 동참해야 하고, 그 최소한의 표시로 주무장관은 교체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신 변호사, 두 사람은 어떤 사이인가요?

“제가 다 밝히지는 못합니다. 저 혼자 관계되는 것도 아니고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있는 것이니까요. 다만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대통령도 저도 특별히 연락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요. 간접적으로 이런저런 말을 주고받고 하는 셈이죠.”

최근 언론에 ‘윤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나지 말라고 한 참모를 신임한 것을 후회한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 정황은 어떻게 확인한 것인지요?

“윤 대통령 주변에 있는 이들이 이런저런 얘기를 전해오곤 합니다.”

그 참모는 타격이 크겠군요?

“그건 당연히 감수해야죠. 그렇게 정무적 감각이 없는 사람이 대통령 가까이서 보좌하고 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에요.”

신 변호사 말대로라면 이재명 대표를 보는 윤 대통령의 관점에 변화가 온다는 건가요?

“예, 저는 낙관합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피드백(feedback)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그런 말을 한 건 윤 대통령을 (이 대표와의 만남 쪽으로) 좀 끌어내야 되겠다는 생각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법 시스템이 완전무결하다는 환상, 착각”


▎신평 변호사는 2021년 7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차기 대통령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검사 출신이라 범법 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 이에게 생리적 거부감을 가질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대선에서 47.85%를 득표한, 절대 의석을 가진 야당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사법적 판단과 별개로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대하는 게 합당한 정치적 프로세스라는 지적이 있기는 하지요.

“대통령이라면 당연히 하셔야죠. 한낱 검사의 의식수준에 머물러서야 되겠습니까? 살다 보면 경우에 따라 잘못도 범할 수도 있고, 그게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 것 하나하나 자로 재듯 ‘너는 나쁜 사람, 너는 좋은 사람’이라 재단하는 사람은 정치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게도 쓴소리를 많이 했는데요.

“한 전 위원장은 당무를 독점했어요.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자당 출신 대통령의 당무 관여를 상당 부분 허용하는 당헌이 있음에도 한 전 위원장은 그걸 배제해버렸습니다. 그는 원톱(one top) 선거운동을 벌이면서 경쟁자들을 다 내치는 결과를 낳았기에 비난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총선 당시의 동선(動線)은 마치 대선 행보를 연상케 했지요. 물론 한 전 위원장의 잘못과 함께 그 뒤편에 있는 윤 대통령의 잘못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정치에 입문해 검찰의 때를 벗는 데 8년 걸린 것 같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윤 대통령도 검찰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기에는 2년여의 세월은 너무 짧았던 걸까요?

“저는 평생을 검찰과 싸워온 사람입니다. 판사 시절 검찰의 잘못된 행위를 비판하고 사법개혁을 주장했지요. 지금 정권은 검찰 정권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많은 검사가 윤 대통령 주변에 포진하고 있으니까요. 윤 대통령은 보통 검사들과는 좀 다릅니다. 일반 검사들과는 다르게 검사 생활을 했고, 사법시험 9수(修)를 통해 인생의 풍부한 자양분을 흡수한 셈이지요. 다만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너무 쉽게 대통령이 돼버렸어요. 조금의 시련기를 더 거쳤더라면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미국의 사상가 해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정치를 진리나 사실(fact)의 영역이 아닌 의견(opinion)의 영역이라 해석했습니다. 참과 거짓의 관점보다는 일반적인 소통 가능성(communicability)이 중요하다는 관점이지요. 윤석열 정권도 소통 부재라는 지적을 받았지요?

“정치는 팩트도 좋지만, 소통이 우선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정치는 명분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을 하건 자기가 떳떳한 명분을 가져야 해요. 그 명분을 저버리는 사람은 절대로 훌륭한 정치인이 될 수 없겠죠. 저는 여기서 한 가지 짚고자 해요. 한국의 사법 시스템이 갖는 매우 큰 결함 말입니다. OECD 37개국 중 한국은 국민의 사법 불신이 가장 큰 나라에 속합니다. 여기에는 사법시험 제도와 사법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인식도 한몫하고 있지요. 판사나 검사로 오래 일한 사람 중에는 한국의 사법 시스템이 완전무결하다는 자기만의 환상,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윤 대통령의 인격이나 교양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지만, 검사를 오래 하면서, 더구나 검찰총장까지 지내면서 (가졌을) 한국 사법 시스템에 대한 자부심은 현실과 많은 괴리가 있을 겁니다. 일반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보수 진영은 20·21·22대 총선 등 3회 연속 패배했습니다. 이제 개헌 저지선에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오그라든 처지인데요. 대한민국 입법 영역에서 보수는 비주류로 고착된 거로 봐야 하나요?

“그런 건 아니겠죠. 단지 한국의 보수에 속한다고 하는 정치인들의 역량 문제 아닐까 생각해요. 한국의 보수에 속하는 이들은 ‘인정머리’가 없지요. 저는 보수도 알고, 진보도 잘 아는 편인데, 보수에 속하는 정치인들은 대체로 이기적입니다. 21대 국회만 해도 그래요. 윤석열 정부가 해나가는 일을 뒷받침하되,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견인하고자 발 벗고 나선 국회의원이 과연 몇이나 되겠습니까. 또 보수에 속하는 사람들은 흔히 기득권자가 많아요. 보수 진영의 시(市)의원, 군(郡)의원 중에는 토호(土豪) 행세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보수가 살아남으려면 사람의 얼굴을 한 보수, 제대로 된 보수가 거듭나야겠지요.”

시장경제 패배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보수

윤석열 정부에서는 자유주의 철학과 가치가 부쩍 강조되는 것 같습니다.

“자유주의는 경제적 측면에서는 시장경제로 연결되지요.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각 경제주체에게 자유를 주면서 사회 전체를 이끌어 가는 것이 시장경제주의입니다. 우리 헌법도 시장경제주의를 취하고 있고요. 하지만 헌법 제119조 2항은 적정한 소득분배, 경제주체 간 조화 등 경제 민주화와 사회적 요소도 많이 가미하고 있습니다. 헌법학자들은 이를 사회적 시장경제라고 명명하기도 해요. 단순한 시장 경제가 아닌 소셜(social), 즉 사회적으로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를 우리 헌법은 지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장경제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딱 마주치는 자리에서 가격이 결정되고, 우리는 그것만 유념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수요와 공급 법칙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도 반드시 생기지 않겠습니까? 시장경제의 패배자, 피해자가 흘리는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보수가 돼야 합니다.”

4년 전 21대 총선 직후 김종인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은 ‘(국민을) 보수냐, 진보냐고 나누지 말자’, ‘보수, 자유 우파라는 말을 더는 강조하면 안 된다’ 등 보수의 고강도 체질 개선을 강조했습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나도록 국민의힘은 별로 달라지 않았다는 말씀으로도 들립니다.

“그런 면에서 상당히 아쉽죠. 지금 국민이 국민의힘에 신뢰를 보내지 않았잖아요. 그 사이 변화를 일궈내지 못한 건 국민의힘의 실책이지요. 어쨌거나 사회적 시장경제라는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는 정당으로 가야 합니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출마 선언 한 달 반 만에 경기도 화성을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지요?

“이준석 대표의 당선은 개인으로는 아주 큰 성취입니다. 본인도 노력을 많이 했겠지만, 열심히 선거운동에 나서준 부모의 덕도 컸죠. 이 대표의 당선을 축하합니다. 문제는 이 대표 정책과 이념의 특징이 항상 갈라치기라는 것이죠. 여성과 남성, 장애인과 비장애인 이렇게 갈라치는 정치는 지양해야 할 겁니다. 이 대표가 표방하는 정치 이념의 근저에 능력주의가 깔린 것 같아요. 능력주의는 앞서 말씀드린 시장경제에서 뒤처지는 이들에 대한 고려가 약합니다. 하버드대의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의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은 공정(公正)에 관한 여러 이론들을 단계별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에게 공정하다고 생각되는 능력주의는 샌델의 여러 단계 중 하위 레벨에 자리할 뿐입니다. 우리는 그 너머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대표는 인문학적, 사회과학적 소양을 더 쌓았으면 합니다. 정부의 정책이나 사회 현상에 대해 깊이 있는 화두를 던질 정도의 식견은 가져야 하겠지요.”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힘이 힘을 다시 모으는 보수의 재구성이 가능할까요?

“궁극적으로 봐서는 그게 바람직한 방향입니다만 국민의힘 내부에 이 대표 비토 세력이 너무 강합니다. 이 대표가 말도 가려서 하고, 상대방의 입장도 좀 생각해줘야 하는데 말이죠.”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가 훌륭한 정치적 자산을 가졌다고 오래전부터 얘기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그 가능성이 확인된 셈인가요?

“제가 2년 전에 조국 교수가 반드시 정계에 등장할 것이고, 국회의원 나갈 것이고, 또 대권 행보를 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가 가진 정치적 자산이 다른 정치인보다 낫다고 봤기 때문이죠. 그는 고난의 서사와 사람을 끌어모으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조 대표가 가진 준수한 외모, 지성적인 언변, 굵직한 목소리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그만한 사람이 없다고 본 것이죠.”

“조국, 이재명과 대선 경쟁 관계에 설 것”


▎3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 사진:전민규
조 대표는 청와대 감찰 무마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 선고를 받은 상태입니다. 이런 사법 리스크가 그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요?

“어쨌든 조 대표는 이번에 정치적으로 화려하게 컴백했고, 지금은 거의 대선 주자 반열에 섰습니다. 저는 반드시 조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경쟁 관계에 서리라고 봅니다. 국회의원 12명의 당 대표에 만족할 사람이 아니지요. 조 대표도 하루빨리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혀야 대법원 3심 판단 과정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조국혁신당은 비례 정당 투표에서 24.25%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우리 헌법의 핵심적 요소의 하나인 국민주권주의를 고려한다면 조국 대표는 총선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지요. 이는 하나의 국민적 심판이기도 합니다. 그런 심판을 거치 사람을 대법원이 교도소로 보낸다고 하면 국민은 정치적 박해로 해석할 우려도 있죠.”

조국혁신당 12석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가 국민을 만족시키지 못한 반사이익의 일부로 얻어진 측면도 있지요. 과연 국민의 다수가 ‘조 대표는 억울하니까 힘을 더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할까요?

“어쨌든 많은 국민이 조국 대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한 건 또 사실이거든요. 전체 국민이 그런 건 아니라 해도 대법원이 그걸 무시할 수는 없죠. 많은 국민은 ‘조국 대표가 잘못한 것은 맞다. 그러나 그 잘못에 대해서는 응분의 대가를 치렀다’고 생각할 겁니다. 무리한 수사에다 결함이 많은 사법 시스템으로 계속 괴롭히는 건 너무 과하다는 인식 말이죠.”

그런 국민 여론이 있을 경우에 사법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작동을 안 해도 되는 걸까요?

“아무튼 사법 시스템이야 나름대로 작동하겠지만, 그에 대한 불신이 워낙 강하다는 것이죠. 조 대표가 거쳐 온 사법 과정에 대해 사람들은 정당한 것이었다고 인정을 안 하는 겁니다.”

적지 않은 사람이 그렇게 본다고 해서 국민 다수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간주할 수 있나요?

“거기에 관해서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한국 국민의 다수는 사법 불신이 굉장히 강합니다.”

조국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미래 경쟁력을 비교한다면?

“(웃음) 제가 언제부터인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을 판단하는 힘이 좀 생기는 것 같아요. 정치적 자산의 측면에서는 조국 대표가 낫지요. 그런데 정치가 개인의 기량만 뛰어나다고 되는 겁니까? 무엇보다 패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조직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더 나아요. 그리고 지금 조 대표 얼굴을 보면 너무 어두워요. 분노를 삭이지 못해요. 그러면 자기 자산을 까먹게 됩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안 만들어질 가능성


▎신평 변호사는 보수 진영 재구성과 관련해 “국민의힘 내부에 이준석 대표 비토 세력이 너무 강하다”고 진단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을 민주당이 발의해 통과시킬 가능성, 또 윤 대통령이 그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요?

“어쩌면 그런 상황을 피해갈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재명 대표에게 조언하는 어떤 분과 최근 만났는데 이분 말씀이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을 만들 당시 용산 대통령실이나 국민의힘 어디에서도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어필해온 사람이 없었다고 해요. 누구든 중재를 꾀했다면 특검법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거부권이 행사된 기존의 특검법은 폐기됐으므로 특검을 꼭 하자면 법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앞으로의 정국 상황으로 봐서는 그런 특검법이 만들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히 있습니다.”

야권에 총리 추천권을 주는 방안은 어떤가요?

“저 개인적으로는 김부겸 전 총리가 후임 총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습니다. 얼마 전 김 전 총리에게 사람을 보내 의사도 타진해 봤어요. 그랬더니 자기가 총리로 오고 안 오고는 자신이 원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민주당에서 보내줘야 가능한 얘기라고 말이죠.”

- 글 박성현 월간중앙 지역전문위원 park.sunghyun@joongang.co.kr / 사진 김상선 기자 kim.sangseon@joongang.co.kr

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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