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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기업] 에너지 소재에서 新 성장동력 찾는 포스코 

“2030년 점유율 20% 매출 15조원이 목표” 

문상덕 월간중앙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그룹 내 양·음극재 사업부문 통합하고 생산설비 확충
아르헨티나·칠레 리튬 광권 확보… 회수율 높이는 기술 상업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경북 포항제철소 2고로를 방문해 근로자를 격려하고 있다. /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지난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100대 개혁과제’ 실천과 미래 먹거리 발굴·육성 등 100년 기업으로서의 기반 마련에 나섰다.

우선 기존의 철강부문을 철강·비철강·신성장 3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고, 부문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특히 신성장부문은 그룹 차원에서 중점 추진하고 있는 2차전지 소재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을 맡게 됐다. 신설되는 신성장부문장에는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전문성을 보유한 인재를 중용한다는 경영철학에 따라 오규석 前 대림산업 사장을 영입했다.

미래 신성장 사업은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기술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본격 양산체제를 구축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리튬 추출 기술 효율화와 이에 따른 공장 신설을 추진하며, 국내외 양극재 공장 건설에 속도를 높이고 석탄을 활용한 탄소 소재 및 인조 흑연 음극재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 회장은 제 9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양극재와 음극재를 만드는 회사를 통합해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측면에서의 시너지를 높여야 한다”며 “2030년 포스코의 에너지 소재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고 연간 15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내년 4월까지 양·음극재 사업부문 통합


▎지난해 11월 8일 세종시에서 열린 포스코켐텍 음극재 1공장 종합 준공식에서 포스코 관계자들이 준공 스위치를 누르고 있다. /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현재 전기자동차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각각 포스코ESM과 포스코켐텍에서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포스코켐텍이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그룹 내 에너지 소재사업의 시너지 제고를 위해 포스코ESM과의 합병을 결의했다.

그룹 내 음극재와 양극재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은 각각 1대 0.2172865 비율로 합병한다. 2019년 2월 이사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 이르면 내년 4월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소규모 합병에 해당해 주주 20% 이상의 반대가 없으면 이사회 승인으로 합병이 완료된다.

양사는 연내에 양·음극재 각 사업 조직을 에너지소재사업본부로 일원화해 합병을 준비하고, 산하에 에너지소재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단계적으로 통합 작업을 추진해 사업과 인력을 차질 없이 융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켐텍은 이번 합병으로 R&D역량을 결집해 차세대 시장 선도형 제품 개발을 본격화하는 한편, 연구개발을 효율화하고 통합 마케팅을 적극 추진해 사업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켐텍은 양·음극재의 설비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늘려 2021년에는 국내 양·음극재 사업에서 매출 1조4000억원 이상을 거두는 글로벌 에너지 소재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앞선 11월 8일 포스코켐텍은 세종시에서 2차전지 음극재 1공장의 준공식과 함께 2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1공장은 지난 2011년 1호기 준공 이후 여섯 차례에 걸친 설비증설을 통해 연산 2만4000t의 음극재를 생산하게 됐다. 새롭게 착공하는 2공장 건설이 완료되면 연간 총 7만4000t의 음극 재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는 30㎾급 전기자동차 배터리 약 27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는 양·음극재 생산에 쓰이는 리튬을 확보하는 데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포스코는 지난해 8월 호주 갤럭시리소스 사의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鹽湖)를 2억8000만 달러(약 3120억원)에 인수했다. 최정우 회장 취임 후 이뤄진 첫 번째 대규모 투자다.

포스코가 광권을 확보한 염호는 아르헨티나 북서부에 위치한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호수 북측 부분으로, 서울시 면적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만7500㏊ 규모다. 이 염호는 20년간 매년 2만5000t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염수를 보유하고 있다.

칠레 산지에 삼성SDI와 합작법인 설립

또 호주 필바라미네랄스 사로부터 연간 4만t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리튬정광을 장기 구매키로 하면서 2021년부터 연간 5만5000t 규모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됐다.

2012년 2월엔 리튬 채굴 생산성을 높일 신기술도 확보했다. 염수에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PosLX’ 기술이다. 기존엔 염수를 자연 건조해 리튬을 얻기 때문에 최소 12월이 소요된 반면, PosLX 기술을 적용하면 3개월 이내에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리튬 회수율도 종전 50% 미만에서 80%로 끌어올렸다. 리튬 제조기술로선 세계 최고 수준으로, 2010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주축이 돼 2년 연구 끝에 개발을 이뤄냈다.

이후 상업화를 위한 3단계의 파일럿 플랜트 검증을 마치고 광양에 2017년 2500t 규모의 PosLX 상업설비를 완공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탄산리튬은 99.5% 이상의 고순도를 확보해 고품질의 리튬을 필요로 하는 전기차용 이차전지에 적합하다.

또 포스코는 작년 3월 삼성SDI와 공동으로 세계 최대 리튬생산국인 칠레에 양극재 공장 건설계약을 체결하고 남미 시장에 이차전지사업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삼성SDI와 공동출자해 만들 양극재 합작법인에선 2021년 하반기부터 연간 3200t 규모의 전기차 용 고용량 양극재 생산라인을 가동하게 된다. 포스코는 양극재 사업에서만 약 4조원을 투자해 2030년 연산 30만t의 양극재 생산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해 미래 도약과 일자리 창출 및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 2023년까지 철강사업에 26조원, 미래 신성장 사업에 10조원, 에너지 인프라 등 그룹사 주요 역량 강화에 9조원 등 총 45조원을 투자하고, 2만 명을 고용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904호 (2019.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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