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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특집] 가계 부채, 얼마나 위험할까 

“정부는 국민에게 득이 되는 정책을 고민해야” 

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 전 한국경제학회장 choj@sogang.ac.kr
소득 흐름 바로잡고 투자 재원 마련하는 데는 효율적
부동산 시장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 맞을 수도


▎2018년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 부채가 1534조원을 넘어섰다.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안쪽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가계 부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근래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과다한 부채로 인해 발생한 미국발(發) 세계 금융위기가 지나간 지 벌써 10년이 흘렀지만 그 기억이 워낙 선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과다한 부채가 경제에 짐이 되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부채를 현명하게 사용함으로써 개인과 나라가 성장할 수 있음도 분명하다. 세계가 기적이라고 부르는 우리의 경제발전도 외채에 힘입은 바 크다. 88올림픽 즈음 4년 동안의 큰 무역흑자는 아마도 단군 이래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 이전 그리고 그 이후 1997년 외환위기까지 우리는 오랫동안 무역적자를 경험했다. 무역적자는 그만큼 외채를 빌려 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외국에서 빌린 돈을 중남미의 여러 나라들처럼 낭비하거나 도피시키지 않고 열심히 투자해 생산 여력을 키웠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열심히 일해서 갚았다. 다시 말해 ‘한강의 기적’은 잘 사용한 외채의 기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채는 인류문명과 함께했다고 할 수 있다. 인류문명이 가장 먼저 일어났다는 메소포타미아에서 채무관계를 설형문자로 새긴 점토판이 다수 발견됐음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 유명한 함무라비 법전에서도 채무관계에 관한 조항들이 다수 발견된다.

부채는 소득의 불규칙한 흐름을 규칙적인 소비의 흐름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한다. 나아가 부채는 자본 투자를 통해 노동생산성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인간이 정착해 농경을 시작하면서부터 부채관계는 필연적으로 발생했던 것이다.

그러나 부채가 과다하면 채무불이행이 일어날 수 있고 그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면 큰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 따라서 부채는 적절히 관리돼야 한다. 특히 도덕적 해이나 역선택(adverse selection)과 같은 정보의 비대칭성의 문제가 상존하는 현대 경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가계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눈여겨봐야


우리나라의 가계 신용(부채) 규모와 증가율이 [그림 1]에 나타나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말 우리나라의 가계신용은 1534조6310억원이다. 이를 2018년 명목 GDP(1782조2689억원) 대비 비율로 환산하면 86.1%다. 한국은행이 자료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2년 우리나라의 가계 신용은 464조7120억원으로 명목 GDP의 61.0%였다. 그 이후 가계 부채 규모는 꾸준히 증가해 2018년 말에는 GDP의 86.1%에 이른 것이다.

가계 부채 증가율은 2015, 2016년 2년에 걸쳐 10%를 상회했으나 2017년 8.1%, 2018년 5.8%로 낮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가계 부채 증가율이 대부분의 연도에 명목GDP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가계 부채 비율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GDP 대비 가계 부채의 비중은 크게 놀랄 만한 것이 아니지만 가계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부채의 비율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높다. 2008년 이후 2017년까지 OECD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가계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그림 2]에 나타나 있다.

우리의 가계 부채 비율은 2017년 185.9%로 전년 대비 5.1%포인트 증가했다. 2008년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42.6% 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2017년 우리의 가계 부채 비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7위다. 우리보다 가계 부채 비율이 높은 나라는 OECD 35개 나라 중 덴마크(324.6%), 네덜란드(242.8%), 노르웨이(235.5%), 호주(216.3%), 스위스(212.1%), 스웨덴(186.3%) 등 여섯 나라뿐이다. 가계 부채 비율이 우리와 유사한 나라는 캐나다(181.4%)와 룩셈부르크(182.9%)이고 영국(141.2%), 프랑스(119.7%), 미국(108.8%), 일본(105.6%), 독일(93.3%), 이탈리아(86.8%)는 우리보다 훨씬 낮다.

가계 부채 가운데 주택담보대출과 판매신용이 가계 및 비영리단체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그림 3]에 나타나 있다. 이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의 비율은 2014년 이후 빠르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2014년에 비해 2017년 주택담보대출 비율은 12%포인트나 증가했다. 판매신용 또한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14년 이후 그 이전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즉 2014년에 비해 2017년 판매신용의 비율은 1.3%포인트 증가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설치된 가계부채연구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차주(借主)별 특성은 다음과 같다. 신용등급 1~3등급의 고신용자 대출이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말 기준 56.7%에서 2018년 말 59.8%로 3.1%포인트 증가했다. 차주 구성 측면에서 금융회사의 건전성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소득 1분위 차주의 대출 잔액이 2018년 말 기준 2017년에 비해 14.0%나 감소했다. 취약계층의 제도권 금융소외가 심화한 것이다. 은퇴한 계층의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60세 이상 차주의 비중이 2015년 16.7%에서 2018년 19.5%까지 증가했다. 참고로 20·30·40대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감소하고 50대의 비중은 최근 대체로 보합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은행과 신용카드의 연체율이 [그림 4]에 나타나 있다. 이에 따르면 은행대출의 연체율은 2014년 8월 2.4%에서 감소하기 시작해 2018년 12월에는 0.3%까지 하락했다. 연체율로 볼 때 적어도 은행의 가계 부채 관리는 적절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은행 신용카드의 연체율은 심한 변동성을 보이지만 평균적으로 1.9%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가계부채연구센터에 따르면 2018년 말 전체 가계 대출의 연체율은 0.7%이고 여신전문금융회사, 상호금융,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각각 1.98%, 1.21%, 3.59%이었다.

마지막으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6월 말 대형 대부업체의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의 연체율은 각각 5.7%, 12.9%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9%포인트, 1.7%포인트 상승했다. 대부업의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크게 상승한 것은 경기 악화에 따른 소득 감소가 이자 부담 감소보다 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적정하면’ 저축만큼이나 긴요한 금융수단


▎3월 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은행 외벽에 대출상품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서 볼 수 있듯이 과다한 부채는 위기를 초래한다. 그렇다면 부채가 악일까? 역사를 돌이켜볼 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어느 정도가 적정한 부채의 수준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이지만 부채는 저축만큼이나 인간의 경제생활에 긴요한 금융수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부채는 인류문명과 함께했다.

인류문명이 최초로 발원했다는 메소포타미아에서는 5000년 전부터 보리나 모직 또는 은과 같은 금속의 거래를 기록하고자 점토판이 사용됐다. 점토판은 재화를 차입한 차주가 대여자에게 증서로 적어준 것으로 차입의 크기와 상환 날짜가 적혀 있었다. 당연히 은괴나 은으로 만든 반지 또는 은판(銀板)은 곡식과 함께 교환의 매개수단으로 거래에 사용됐으며 점토판 증서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거래의 수단으로 사용됐다.

부채(채권)는 한 가문이 축적한 막대한 부의 원천이기도 하고 전쟁의 승리를 담보하기도 한다. 그러나 과다한 부채는 위기를 초래한다. 세계경제포럼은 과다 부채의 임계치로 가계 부채는 GDP 대비 75%, 기업은 80%, 정부는 90%를 제시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우리의 가계 부채 86.1%는 이미 과다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가계 부채가 위기를 부를 만한 수준일까? 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금융위기의 원인과 유형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금융자유화와 금융혁신


▎과소비추방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회원들이 1997년 1월 서울 종로 탑골공원 앞에서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외화절약실천범국민운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금융자유화는 금융시장과 금융기관에 가해진 규제를 폐지하는 것을 말하고, 금융혁신은 새로운 형태의 대출이나 금융 상품을 도입하는 것을 말한다. 장기적으로 금융자유화는 금융제도가 보다 잘 작동하도록 함으로써 자원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한다.

그러나 금융자유화는 금융 감독을 약화시키고 기업과 정치세력의 영향력을 강화함으로써 단기적으로 방만한 대출 곧 신용 붐(credit boom)을 야기하고, 끝내는 신용 위험을 관리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수준에 끌어올린다.

그리고 손실이 발생하면 금융기관들은 역으로 대출을 급히 회수하게 되고 예금자들은 자금을 인출하게 된다. 결국 대출이 감소하고 유동성 제약 때문에 소비와 투자 또한 감소하면서 위기가 발생한다. 1994년 멕시코의 페소위기, 1997년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의 외환위기, 그리고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 프라임 주택 대출 부실로부터 시작된 2007~2009년 세계 금융위기 등이 금융자유화·금융혁신에 따라 발생했다.

②자산가격의 거품과 붕괴

자산가격 거품은 주식이나 부동산의 가격이 기본가치 이상으로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자산가격의 거품이 일어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투자자들의 심리가 있다. 투자자들의 심리를 케인즈는 “동물적 영감”이라고 불렀다. 자산가격 거품은 또 신용 붐이나 팽창적인 금융정책(낮은 이자율)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자산가격 거품이 갑자기 붕괴하면 담보의 가치가 감소하기 때문에 대출이 부실하게 된다.

따라서 금융기관은 급속하게 대출을 회수하고 신용 경색과 위기가 발생한다. 자산 가격 거품의 붕괴 때문에 발생하는 금융위기로 대표적인 것이 1990년대 일본의 장기불황이다. 일본의 장기불황이 1980년대 후반 발생한 자산가격 거품과 붕괴 때문이라고는 보는 견해가 다수다.

③불확실성의 증가

금융위기는 불황이 시작될 때, 주식가격이 폭락할 때, 대형 금융기관이 파산할 때, 정치적인 상황이 불안정할 때와 같이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기간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불확실성이 증가해 정보의 획득이 어려워지면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의 가능성이 증가하고 금융기관들은 대출을 회수하고 금융위기가 촉발된다.

역사적으로 미국에서 발생한 많은 금융위기는 이 부류에 속한다.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는 베어 스턴스, 리먼 브라더스, AIG와 같은 대형 금융기관들이 파산함으로써 촉발됐다. 1994년 멕시코의 금융위기는 치아파스 지방의 반란과 유력한 대통령후보의 암살 때문에 촉발됐다.

④재정적자

선진국에서는 흔한 경우가 아니지만 신흥시장으로 불리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경우다. 즉 재정적자가 커지고 재정적자를 보전할 방법이 막히면 정부는 공채를 발행해 은행으로 하여금 반강제로 인수하도록 한다.

이때 만일 정부가 은행이 보유한 정부 빚을 갚을 능력이 없다고 투자자들이 예상하기 시작하면 예금 인출 사태가 일어난다. 물론 정부 공채의 가격이 폭락하고 은행의 순자산 또한 크게 감소한다. 이에 은행들은 대출을 회수한다. 때로는 여러 은행이 동시에 파산하는 은행 공황이 일어나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다. 2001~2002년 아르헨티나, 1998년의 러시아, 2001년 터키, 2011년 그리스의 위기가 이 유형에 속한다.

⑤기타

신흥시장에서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다른 원인으로는 해외 이자율의 상승을 들 수 있다. 1994년 멕시코 금융위기의 경우 긴축적인 금융정책에 따라 미국의 이자율이 상승한 효과를 무시할 수가 없다. 당시 미국의 이자율이 상승하자 멕시코에 들어와 있던 해외자금이 한꺼번에 빠져 나가면서 위기가 발생했다.

신흥국의 금융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에 작은 자본의 이동에 따라서도 자산가격의 변동이 심하게 나타나고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한·미 금리 격차로 외환 유출되면 부정적 영향도 증가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 노동청에서 실업급여 상담을 기다리는 시민들. / 사진: 연합뉴스
우리의 가계 부채가 금융위기를 초래할 만큼 높은 것일까? 앞에서 세계경제포럼에서 제시한 임계치를 초과하고 있다는 것 때문만이 아니라 위기가 초래하는 폐해를 생각할 때 지금의 가계 부채는 과다한 수준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가계 부채 관리에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앞에서 살펴본 금융위기의 원인에 비춰볼 때 주목해야만 할 것은 생계형 가계부채, 부동산 정책, 해외 이자율의 추이, 예측하지 못한 충격 등이다.

먼저 생계형 또는 소비형 가계 부채는 차주의 상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이 유형의 차주들은 이자율이 높은 채무를 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비중이 크지 않더라도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복지·사회안전망 등 사회정책을 개혁함에 있어서도 이 유형의 가계 부채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림 3]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 가계 부채의 50% 정도가 부동산 담보대출이다.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면 가계 부채의 문제가 걷잡을 수 없는 위기로 확산될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조악하기 그지없다. 시장에서 거래를 차단해 부동산 가격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이 부동산 정책의 근본이라는 것은 한심하다.


▎국토교통부가 3월 14일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 1339만 가구의 공시 예정 가격을 공개했다. 한강 건너에서 바라본 남산 자락에 위치한 서울 시내 아파트. / 사진: 연합뉴스
국토교통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12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8만4742호로 전년 동기 대비 25.9%나 감소했으며, 한국감정원에서 발표하는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가도 2억2750만원에서 2% 정도 하락했다.

부동산 거래량의 감소가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은 자명한 이치다. 가계 부채를 상고(詳考)할 때 부동산 시장에 투기와 거품이 나타나는 것 못지않게 가격 폭락 또한 피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주된 정책이라는 것이 대출 제한, 규제 강화, 세금 인상인데 현재의 문제를 미래로 미루는 하책(下策) 중의 하책이다. 수요와 공급을 관리하지 않는 이러한 과다 규제는 결국 실패한다는 사실을 정부는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지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75%로 미국의 효율 연방기금금리 2.40%보다 0.65%포인트나 낮다. 이는 작지 않은 금리차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환의 유출이 일어나면 이자율과 환율이 상승하고 가계 부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금리를 관리함에 있어 실수를 범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때 올리지 않고 경제가 불황에 진입하는 시점에 인상하는 이상한 통화관리정책을 시행했다. 차제에 가계 부채 등을 고려해 정책의 시의성과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국가 위험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 그만큼 많은 충격에 많이 노출돼 있다. 우리에게 정치·군사·국제정세는 그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은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국민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정부는 예측하지 못한 충격이 가계 부채에 미칠 부정정적인 효과에 대응하는 매뉴얼을 만들어 따를 필요가 있다.

경기 변동이 상시적인 자본주의 경제에서 부채(채권)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역할을 부정할 수는 없다. 변동하는 소득의 흐름을 안정적인 소비의 흐름으로 전환하는 데 그리고 투자의 재원을 마련하는 데 부채는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다.

그러나 과다한 부채는 경제적으로 만병의 근원이기도 하다. 특히 위기를 불러오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경제위기는 개인과 국가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초래하기 때문에 피해야만 한다. 그리고 경제위기의 또 다른 폐해는 경제적 약자에게 고통이 집중된다는 점이다. 위기를 관리할 수단이 있는 계층에게 위기는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투자할 자금이 충분한 사람, 무역을 통해 외환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이자율과 환율이 치솟는 위기는 기회일 수가 있다. 하지만 위기를 관리할 수단이 전혀 없는 경제적 약자에게 위기는 실업, 높은 물가, 감내하기 어려운 이자율, 가정 파탄과 동의어다. 경제의 운용은 많은 사람의 운명을 알게 모르게 간섭한다. 가계 부채와 관련된 많은 정책들 또한 그러하다. 가계 부채와 관련해서도 될 수 있으면 많은 국민에게 득이 되는 정책을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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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호 (2019.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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