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

Home>월간중앙>문화. 생활

[신간] 집에 묵혀둔 보약들 버릴 날 머지않았다 

 


“노화는 질병이며, 치료 가능하다.”

어느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실없는 주장이 아니다. 하버드 의대 유전학 교수인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14개 생명공학 기업의 공동 창업자이면서 유전학 분야에서 50개가 넘는 특허권을 가진 인물이다. 그런 저자가 자신의 25년 연구를 총결산한 책을 냈다.

저자가 결론 내린 노화의 원인은 단 하나, DNA정보 손실이다. 인간의 46개 염색체 각각은 DNA를 복제할 때마다 하루에 2조 번 넘게 끊긴다고 한다. 거기다 자연 방사선이나 화학물질에도 끊긴다. 문제는 이 손상이 100% 원상 복구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악성코드가 컴퓨터를 망가뜨리듯, 손상된 유전정보가 세포를 기능 이상에 빠뜨리는 것이다. 심장병이나 치매, 암 같은 것들은 ‘진정한 질병’의 증상일 뿐이다.

정말 치료도 가능할까? 저자는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생활습관 개선법부터 각종 장수약, 그리고 장차 실현될 첨단 기술을 총망라해서 소개한다. 저자가 알려주는 생활습관은 구체적이고, 소개하는 장수약은 과학적이다. 그러나 이 지면에선 소개하지 않는 게 좋겠다. 책을 통해 저자가 설명하는 원리와 효과, 그리고 부작용에 대한 경고들을 온전히 음미하길 권장한다.

원인과 대책까지 나왔다. 그렇다면 인간의 수명은 얼마나 늘어날 수 있을까? 저자는 보수적으로 계산했을 때 113년이라고 말한다. 혹자는 ‘악몽’이라고 말하는 ‘100세 시대’보다 13살이나 많다. 하지만 “산소 호흡기나 기저귀 없이 30~40대처럼 사는 삶”이라면 길몽에 가깝지 않을까.

- 심민규 인턴기자

202009호 (2020.08.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