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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 | 김형중의 뮤지컬 오디세이(1)] 앤드루 로이드 웨버 시대의 개막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50년 전 던진 균형·소통 메시지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유효 

1971년 브로드웨이 초연… 제목부터 도발적인 ‘영국의 침공’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음악으로 뮤지컬 세계화 열어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예수 역을 맡은 배우가 열연하고 있다.
뮤지컬은 태생부터 퓨전 예술이다. 다양한 장르가 녹아 들어 뮤지컬을 만들어 왔으며 미래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뮤지컬의 역사를 빛낸 10편의 걸작을 통해 시대의 도전에 뮤지컬이 어떻게 대응하며 장르의 혁신을 이뤄왔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7일 간의 행적을 유다의 시선에서 바라본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수퍼스타])는 1971년 뉴욕 브로드웨이의 마크 핼링어 극장에서 초연됐다. 뮤지컬을 함께 만들자고 의기투합해 명문 옥스퍼드대를 때려치운 20대 열혈 청년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의 야심작이었다. 성서에 대한 작사가 팀 라이스의 파격적인 해석, 또 그 해석을 완벽하게 살려낸 로이드 웨버의 천재적인 음악성에 세상은 발칵 뒤집혔다.

1960년대 초반 비틀스가 미국 케네디 공항에 상륙해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키자 언론은 이를 ‘영국의 침공(British Invasion)’이라고 표현했다. 대서양 건너 날아온 로이드 웨버와 라이스의 브로드웨이 진출은 이를테면 뮤지컬에서 벌어진 ‘영국의 침공’이었다.

이 뮤지컬은 제목부터 아주 도발적이다. 예수가 수퍼스타라는 뜻이다. 수퍼스타는 물론 최고의 수식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BTS나 손흥민·김연아 같은 스포츠·연예 스타에 붙는 말이다. 이것을 ‘감히’ 인류의 정신적 지도자에게 붙였다. 로이드 웨버와 라이스는 훗날 “모든 것이 처음이었기에 하고 싶었던 모든 것을 시도했다”고 회고했다.

젊은 날 라이스의 역사에 대한 시선은 다소 냉소적이다. 나중에 [에비타](1978)에서도 되풀이되지만, 그는 ‘세상은 어차피 고통 속에서 굴러가는 곳이고, 종교지도자와 정치인, 스타 연예인들은 다양한 판타지를 제공해 사람들의 고통을 잠시 잊게 해주는 직업군’으로 설정한다. 그는 대중과 관객에게 이 객관적 관계를 직시하라고 요구한다. 추종할 것도, 그렇다고 미워할 것도 없으나 그 실체는 깨달으라는 뉘앙스다.

여기에는 해설자를 겸하고 있는 유다의 역할이 크다.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며 드라마를 이끌어간다. 옛 동독의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사극 이론을 연상시킨다. 관객이 드라마에 빠져들 때쯤 해설자가 나서 “여러분이 지금 보고 있는 것은 픽션”이라고 객석을 환기하는 ‘소외효과(Alienation Effect)’는 서사극의 대표 기법이다.

[수퍼스타]에서 예수는 1960년대 유행한 히피 그룹의 우두머리처럼 차려 입고 등장한다. 언뜻 헤비메탈 그룹의 리드싱어처럼 보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신의 아들인 그가 인간적인 고뇌로 괴로워한다는 점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배신자의 대명사인 유다는 합리적인 인물로 비친다. 똑똑하고 논리정연한 유다는 예수에게 조목조목 따지며 대들고, 심지어 조롱까지 퍼붓는다.

내용이 이러하니 기독교인들이 가만있지 않았다. [수퍼스타]의 개막에 맞춰 피켓을 든 교인들의 시위가 극장 앞에서 시작됐다. 예수를 추종하다가 당장 눈앞의 구원이 없자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라”고 외치는 유대 군중의 모습에 미국의 유대인들도 크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들의 거센 항의는 거꾸로 흥행에 큰 도움이 됐다. 노이즈 마케팅이 된 셈이었다.

기독교인들은 크게 분노했지만 라이스의 의도는 예수, 나아가 기독교를 비꼬려는 것은 아니었다. 유다와 예수를 통해 반전 평화운동으로 시끄러웠던 1970년대 초의 시대 상황을 풍자하고 “세상을 바꾸자”며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과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얼굴이 벌겋게 상기돼 있던 사람들 모두의 흥분을 가라앉히려는 것이 목적이었다.

당대의 핫 트렌드, 세련된 록 뮤지컬


▎뮤지컬의 세계화를 연 작품으로 평가되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 사진:설앤컴퍼니
[수퍼스타]는 뜻하지 않은 노이즈 마케팅으로 일찌감치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수퍼스타]에는 한 가지 더 매력적인 무기가 있었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록 뮤지컬이라는 형식이었다.

1960년대의 미국은 ‘뜨거운 사회(Hot Society)’였다. 소련과의 냉전의 와중에 미국 역사상 최악의 전쟁으로 평가되는 베트남전을 힘겹게 치르고 있었다. 명분 없는 전쟁에서 미국의 젊은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고조되면서 반전 평화운동으로 온 나라가 들끓었다. 대중의 지지를 받던 흑인 인권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는 1968년 불의의 암살을 당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던 젊은이들은 히피와 마약·섹스에 탐닉했다. 그들이 가장 좋아했던 음악은 1950년대 엘비스 프레슬리를 거쳐 1960년대 비틀스를 통해 만개한 로큰롤이었다. 록 음악이 뿜어내는 자유로운 에너지에 젊은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 무렵, 이미 영화와 TV, 대중음악에 인기를 빼앗긴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록의 가능성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1968년 뮤지컬에 록을 접목한 [당신만의 것]이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선보였고, 곧이어 베트남전을 소재로 한 화제의 록 뮤지컬 [헤어(Hair)]가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어 1969년, 영국 그룹 ‘더 후(The Who)’는 록으로 구성된 컨셉트 앨범 [토미]를 발표해 열기를 이어갔다.

[수퍼스타]는 이런 분위기를 타고 탄생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록으로 만든 뮤지컬이 영국에서 도착했다는 소식에 많은 젊은이가 극장으로 몰려갔다. [수퍼스타]는 지금 들어도 훌륭한 명곡이 가득하다. 예수와 유다, 막달라 마리아 등의 캐릭터를 잘 살려낸 각각의 넘버는 여전히 세련된 멜로디로 감성을 자극하며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유다와 심하게 다툰 뒤 겟세마네 동산에 올라 예수가 울부짖으며 부르는 ‘겟세마네(Gethsemane)’는 인간적인 고통과 번민에 사로잡힌 예수의 캐릭터를 리얼하게 보여준다. 유다의 도전적인 캐릭터는 예수를 향해 문제제기를 하는 ‘마음속의 천국(Heaven on Their Minds)’,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를 보며 “당신은 왜 이 세상에 왔느냐”며 희생의 의미를 반문하는 ‘수퍼스타(Superstar)’에서 잘 드러난다.

이 곡에는 로이드 웨버가 거리에서 악상이 갑자기 떠올라 냅킨에 악보를 휘갈겨 썼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또 예수에게 감화된 막달라 마리아의 순수함은 ‘어떻게 사랑할까(I don’t know how to love him)’ ‘다 잘 될 거야(Everything’s all right)’ ‘다시 시작해요(Could we start again)’ 등에서 서정적으로 표출된다.

이 뮤지컬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곡은 ‘어떻게 사랑할까’이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라디오에서 호주 출신 가수 헬렌 레디의 맑은 목소리를 통해 자주 들을 수 있었다. 로이드 웨버는 훗날 “다시는 만들 수 없는 음악이다. 지금 다시 쓴다 해도 그와 같은 곡은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예수의 이상주의에 반발하는 현실주의자 유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기획자이자 뮤지컬 작곡자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소프라노 조수미.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을 보면 중앙에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보인다. 영원불멸의 진리인 이데아 철학을 완성한 플라톤은 이상주의자답게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있다. 반면 현실주의자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손가락은 땅을 가리키고 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에도 이런 대립은 인간사회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매파와 비둘기파가 있었고, 투쟁파와 온건파가 있었고, 혁명파와 수구파가 있었다. [수퍼스타]는 인간사에서 영원히 반복되는 이 정치·사회적 갈등을 예수와 유다의 대립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유다가 어떤 이유로 예수를 배반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자료는 없다. 다만 일설에 따르면, 예수에게 잘못된 메시아 소망을 품은 유다가 이 소망을 이루어주지 못하는 예수에게 절망해 등을 돌렸다고 한다. [수퍼스타]가 채택한 관점이 바로 이것이다.

[수퍼스타]에서 유다는 예수를 존경하면서도 그의 ‘이상주의’에는 반발한다. 유다가 보기에 예수는 답답한 사람이다. 유대인들의 구세주로 존경을 받고 있지만 그가 하는 이야기는 당장 급한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 백성은 핍박받고 있고, 빵이 없어 굶어 죽는데 예수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설교만 한다. 유다는 급기야 “당신의 이상론이 우리 모두를 망쳐놓고 있다”며 예수에게 대든다.

제자에게 공격당하는 예수 역시 마음이 편치는 않다. 자신의 가르침을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백성에게 화가 나고, 병을 치료해달라며 몰려드는 군중 때문에 몸과 마음은 지친다. 신이 자신에게 부여한 메시아라는 운명은 부담스럽고, 사랑하는 제자의 배신에 분노를 느끼며, 세상 사람들의 기대와 요구에 힘들어하는 나약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 작품에서 예수는 ‘신의 아들’ 또는 ‘유대의 왕’이기보다는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다.

미국과 유럽의 1960년대는 기존 권위가 맹렬하게 도전받으면서 ‘더 나은 세상’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폭발적으로 분출된 시기였다. 뉴욕에서, 파리에서 학생들과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반전과 평화를 외쳤고, 사회주의, 신좌파 운동, 모택동주의(Maoism)부터 무정부주의, 히피 운동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사상과 이념이 활화산처럼 터져 나왔다. 존 레논은 1971년 발표한 ‘이매진(Imagine)’에서 ‘천국도 없고 지옥도 없는 세상, 국경과 종교, 소유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라’고 달콤한 목소리로 노래했다.

스토리와 음악 협업으로 푹 끓인 곰탕 같은 작품 나와


▎무용극 버전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세상의 모든 정치·사회운동에서 필연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은 강경파와 온건파, 나아가 이상주의 대 현실주의의 대립이다. [수퍼스타]는 예수와 유다를 현실주의 대 이상주의를 상징하는 인물로 묘사함으로써 1970년대 초의 시대정신과 소통하는 인물로 되살려냈다. 무거운 권위와 오랜 역사, 그리고 신비의 아우라에 싸여 있는 성서 속의 캐릭터들을 우리와 같은 피와 살, 땀이 있는 인간으로 생생하게 부활시켰다.

이상주의 대 현실주의의 갈등은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의 문제는 아니다. 세상이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계속될 대립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양자 사이의 균형과 대화, 소통이다. [수퍼스타]가 던진 이 대화와 소통의 메시지는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유효하다.

뮤지컬은 19세기 후반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오페라와 연극, 각종 버라이어티 쇼가 상호작용하면서 탄생한 장르이다. 태생부터 퓨전이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뮤지컬을 모든 것을 부어 넣을 수 있는 ‘용광로(Melting Pot)’에 비유하곤 한다. 다양한 이민자가 모여 만든 나라,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 장르가 뮤지컬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뮤지컬은 한 문장으로 쉽게 규정할 수 없는 장르이지만 그럼에도 기본 요소는 있다. 바로 스토리(노랫말+극본)와 음악이다. 이 음악과 스토리의 결합 단계에서 뮤지컬의 롱런 여부가 결판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음악과 드라마의 궁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작곡가와 작사가의 콤비 플레이다. 서로의 재능과 감성, 의견을 섞어가며 긴밀하게 협업해야 비로소 푹 끓인 곰탕 같은 작품이 나온다. 화려한 콤비 플레이의 역사는 뮤지컬 역사의 초창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세기 말 뮤지컬의 시조인 [가벼운 오페라(Light Opera)]를 만들었던 영국의 길버트와 설리번 콤비가 대표적이다. ‘랩소디 인 블루’로 유명한 미국의 작곡가 조지 거쉰도 작사가인 형 아이라 거쉰과 힘을 모아 [걸 크레이지](1930) [포기와 베스](1935) 등 총 18편을 함께 만들었다.

작곡가 리처드 로저스와 작사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 콤비는 뮤지컬 역사의 전설이다. 현대 뮤지컬의 문법을 제시한 [오클라호마!](1943)를 비롯해 [회전목마](1945) [남태평양](1949) [왕과 나](1951) [사운드 오브 뮤직](1959) 등 18년간 11편의 작품을 성공시켰다. 로이드 웨버와 라이스는 뮤지컬 명콤비의 계보를 잇는 적자(嫡子) 중의 적자라고 할 수 있다.

[수퍼스타]를 통한 로이드 웨버-라이스 콤비의 미국 진출은 거대한 변화의 예고편이었다. 뮤지컬은 1950년대까지 대중문화의 왕좌를 지키며 활황을 이어왔지만, 지역적으로는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한 미국과 런던 웨스트엔드 정도에 한정된 문화 현상이었다. 뮤지컬 시장은 더 이상 팽창이 어려운 시점에 도달해 있었고, 영화와 TV드라마, 팝 등 새로운 인기 장르가 떠오르면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오랜 시간을 거쳐 혁신을 거듭하며 발전해왔지만 주제와 스토리에서 미국의 전통과 문화, 그리고 미국적 일상생활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주조를 이루고 있었다. 미국인이어야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예수가 가르쳐준 기술은 다름 아닌 사랑

로이드 웨버-라이스 콤비는 본능적으로 새로운 혁신의 방향을 감지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뮤지컬의 세계화였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 머물던 뮤지컬 시장을 전 세계로 확대시켜 뮤지컬 산업의 규모를 키워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주제와 스토리의 변화도 불가피했다.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주제와 스토리텔링, 대중음악 스타일의 듣기 편한 뮤지컬 넘버, 화려한 스펙터클의 시대가 움트기 시작한 것이다. 이 꿈은 1980년대 이후 전 세계 투어공연을 시작한 [캣츠]와 [오페라의 유령] 등을 통해 만개하게 되지만 그 출발은 바로 이 [수퍼스타]였다.

[수퍼스타]는 세상에 나온 지 반세기가 다 된 작품이다. 초연 당시 세상에 던졌던 충격파는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무뎌졌고, 록 뮤지컬이라는 형식도 이제는 철 지난 유행이 돼버렸다. 그럼에도 이 뮤지컬은 여전히 무대에 오른다. 2020년 5월에도 서울에서 50주년 기념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주제의 보편성과 높은 음악적 완성도를 확보한 덕분이다.

예수는 백성의 고통을 왜 외면하느냐는 유다의 항의에 대해 “내가 이 땅에 온 이유를 정말 모르느냐”며 답답해한다. 그는 “영원히 반복될 인간의 고통 때문”이라고 말한다. 당장 유대 백성의 현안을 해결하는 것보다 인류의 구원이 예수에게는 더 큰 책무이다. 유대 백성에게 물고기 몇 마리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온 인류에게 낚시 기술을 가르쳐주고 떠나려는 것이 예수의 뜻이다. 그 기술은 다름 아닌 사랑이다.

[수퍼스타]는 파격과 도발에도 이렇게 중용을 지킨다. 유다의 입장에서 예수를 가차 없이 공격하지만 결국 예수의 가르침의 의미를 되새기며 드라마는 마무리된다. [수퍼스타]에서 예수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인물은 도전적인 제자 유다도, 군중심리에 휘둘리는 유대 백성들도 아닌 천한 여인 막달라 마리아다. 마치 로또에 당첨되듯 하늘에서 구원이라는 선물이 뚝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수많은 백성과 달리, 막달라 마리아처럼 진실한 사랑을 느끼고 참회하며 스스로 변모하는 것, 그것이 예수가 우리에게 준 진정한 가르침이 아닐까.

※ 김형중 - 공연 칼럼니스트. 연세대와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20년 넘게 공연 담당 기자로 일했고 한국뮤지컬대상과 청룡영화상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무대예술의 경이로움을 글로 풀어내려고 애쓰고 있다. 쓴 책으로 [우리시대 최고의 뮤지컬 22]가 있다.

202106호 (2021.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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