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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외로운 ‘홀로서기’…자신감만큼 희망도 따라올까 

 

조규희 월간중앙 기자
■ 장고 끝에 결단 내렸으나 조력자·조직 잃었다는 평가가 우세
■ 정권에 굴하지 않은 기개 보인다면 반등 가능할 거란 전망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월 5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김경록 기자
장고에 들어갔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해체를 선언하며 홀로서기를 선택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는 결별 수순을 밟았고, 자신을 지근 거리에서 도왔던 다수의 의원은 사실상 선대위에서 내보냈다.

윤 후보는 1월 5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부로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겠다. ‘매머드’라 불리며,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지금까지 선거 캠페인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다시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와 가까운 분들이 선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국민의 우려도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이 기대하셨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비대해진 선대위에서 불거진 잡음을 일거에 정리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으로 요약된다. 그럼에도 윤 후보의 ‘홀로서기’에 대한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은 대체로 어둡다. 대선에서 든든한 조력자와 탄탄한 조직은 대선 승리의 필수 요소인 까닭이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월간중앙과의 통화에서 “윤 후보의 홀로서기는 ‘무모한 선택’”이라고 잘라말했다. 유 평론가는 “대선처럼 중대한 선거에서 조타수 역할을 하는 선거 사령탑도 없이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김종인은 윤석열의 한계와 약점을 넘어서는 지렛대 역할을 하는 존재였다”고 말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마이 웨이를 선언한 윤석열 후보에 대해 “그 정도의 정치적 판단 능력이면 더 이상 나하고 뜻을 같이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상황에 맞는 행동과 발언을 조율하고, 때로는 후보의 결정에 쓴소리도 마다치 않을 적임자 부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유 평론가는 “이제는 후보에 대해 직언하거나 쓴소리하는 사람이 없게 됐다”며 “결국은 윤 후보가 마지막 남은 불씨를 스스로 포기해버린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지지율 등에서) 하향곡선을 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윤 후보의 결단이 내부 갈등을 해소하거나 봉합하는 모습이 부족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후보의 결단이 다시 시작하겠다는 ‘심기일전’의 긍정적 인상보다는 극심한 갈등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자칫 중도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 후보로서는 심사숙고 끝에 결단이지만, 새로운 모멘텀을 만듦과 동시에 상대 진영에 위협이 될 만한 카드는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대선후보의 결정은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는 선택이어야 하고, 또 대선후보에게는 그런 능력이 필요하다”며 “윤 후보의 결정에서는 그런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초심으로 ‘유턴’을 선택한 윤 후보의 결단이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란 예상도 있다. 유 평론가는 “홀로서기를 선언한 만큼 윤 후보가 문재인 정권에 굴하지 않은, 결연한 기개를 보인다면 지지율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윤 후보는 정치적 식견은 다소 부족한 반면 정신력은 굉장히 강한 듯하다. 그런 모습이 향후 윤 후보의 지지율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조규희 월간중앙 기자 cho.kyuhee@joongang.co.kr

202202호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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