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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이명박근혜 정권? 박근혜-문재인 정권!”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에서 역대 대통령들 실패 원인 분석
■ “문재인 정부는 촛불 정부 아닌, 촛불 이용하고 정면으로 배반한 정부”


▎2016년 1월 27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차 중앙위원회의에서 대표직을 사퇴한 문재인 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자타공인 ‘킹메이커’ 김종인(82) 전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촛불을 이용하고 촛불을 배신한 대통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올해 1월 발행된 자신의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21세기북스)에서다.

김 전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12명의 대통령에 대해서 모두 ‘실패한 대통령’으로 규정했다. 저서에 따르면 ▷이승만은 건국의 공로를 스스로 무너뜨린 대통령 ▷윤보선은 어쩌다 대통령이 된 무능한 대통령 ▷박정희는 경제 발전의 성과에 스스로 무너진 대통령 ▷최규하는 관료의 한계를 넘지 못한 임시 대통령 ▷전두환은 정의를 내세웠으나 정의롭지 못한 대통령 ▷노태우는 ‘3김 시대’를 넘지 못하고 실패한 대통령 ▷김영삼은 민생을 후퇴시키고 떠난 유일한 대통령 ▷김대중은 위기를 기회로 살리지 못한 평범한 대통령 ▷노무현은 국민의 기대가 커서 실망도 컸던 대통령 ▷이명박은 기업과는 친하고 국민과는 멀었던 대통령 ▷박근혜는 ‘문고리’에 휘둘린 식물 대통령이었다.


▎2012년 10월 한 행사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새누리당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같은 진영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요직에 임명”

특히 김 전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대통령 개인의 성향과 자질, 정부의 수준을 놓고 본다면 이명박근혜 정권이 아니라 박근혜-문재인 정권이라고 말해야 옳지 않을까. 어떤 측면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훨씬 뒤떨어지고 과거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국민이 박근혜에게 화를 낸 가장 큰 이유는, 권력의 역할을 사사로이 다른 사람에게 건네주면서, 그러는 동안 대통령은 자기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었다. (…) 정책의 실패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국민이 박근혜 정부에 분노했던 것은 정책의 실패가 아니었다. 국민이 분노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었다. 박근혜가 대통령 직책을 수행하는 과정이 정의롭지 못했고, 사사로웠으며, 공정하지 못하고, 부패했기 때문이다. (…) 실력도 자질도 검증되지 않은 사람을 오로지 대통령과 친분이 있거나 같은 진영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무작위로 임명하는 것이다. 그러한 숫자가 너무도 많아 일일이 언급하기조차 곤란한 정도인데, 예를 들어 교육부총리 역시 교육행정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을 임명했다. (…)”

김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과오로 ‘삼권 분립 훼손’을 꼽으면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문재인은 대법원장에 김명수를 임명했다. 대법관을 거치지 않은 법조인이 지방법원장으로 있다가 대법원장으로 직행한 사례는 거의 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김명수가 특출한 전문적 식견이 있거나 법조계에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라서 그렇게 임명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치적 코드가 일치한다는 이유에서였다. (…) 전두환 정권 시절 하나회 출신들이 정부 요직에 승승장구했던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른바 ‘사법 장악’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시도한 정권은 역대에 없었다. (…)”


▎2016년 11월 21일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통령의 무지는 ‘죄’… 대통령은 측근 없어야”

이어 김 위원장은 ‘이명박근혜 정부’가 아니라 ‘박근혜-문재인 정부’라고 비꼬았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대한민국의 모든 잘못은 지난 정권의 폐해인 것처럼 주장하면서, 자기 정부의 임기 중에 발생한 모든 성과는 자신들의 공로인 것처럼 독점한다는 사실이다. (…) 문재인 정부는 촛불 정부가 아니라 촛불을 이용하고 촛불을 정면으로 배반한 정부다. 그리하여 박근혜-문재인 정부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저서 말미에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에게 건네는 6가지 조언’을 남겼다. 6가지 조언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미래를 상대로 경쟁하라 ▷대통령의 무지는 ‘죄’가 된다 ▷대통령은 측근이 없어야 한다 ▷대통령중심제를 바꾸자 ▷‘통일 대통령’의 꿈을 버려야 한다 등이다.

끝으로 김 전 위원장은 “권력구조가 달라지더라도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남을 것이다. 모쪼록 다음 대통령은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마지막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며 “현명한 국민이 역사의 정도(正道)를 선택하리라 믿는다. 적자생존, 승자독식의 낡은 시대는 이제 그만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줘야 하지 않겠나”는 당부를 전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2203호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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