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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선도기업 (15)롯데그룹] KCGS ESG 평가에서 상장사 ‘올A’ 받은 롯데그룹 

지속성장 키워드로 ESG를 입력하다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과 안전보건 평가제도 도입, 청정에너지 개발 역점
업사이클링 접목한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 주력… 임직원 헌혈과 기부도 힘써


▎2021년 7월 신동빈(가운데) 롯데그룹 회장은 송파구 롯데월드 타워에서 ESG 경영 선포식을 열었다. 롯데의 방향성이 전환된 순간이다. / 사진:롯데그룹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이끄는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는 2020년 ‘투자자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상징적 선언을 남겼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투자 결정 기준으로 삼겠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실천 여부를 따져서 투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실제 블랙록은 2021년 “투자 기업에 대해 탄소배출량 감축 계획서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블랙록은 2022년 공개서한에서도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강조했다. 직원·주주·고객·거래처·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 모두의 이익에 충실할 때,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유리하다는 관점이다. 고객의 자산을 맡아 투자하는 블랙록이 ESG에 충실한 회사를 밀어주고, 그렇지 못한 회사를 외면하는 것은 당연한 방향성이라고 주장한다.

블랙록은 2022년부터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에 관한 ‘스튜어드십 코드’에 ESG 항목을 평가 요소로 삽입했다. 이는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포함하는 기업의 경영진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방식을 바다 건너 한국에서도 차용하기 시작했다. 2022년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그룹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SK그룹 등이 ESG를 경영진 보상 책정에 활용한 대표 사례로 꼽혔다. 특히 롯데그룹은 2015년 12월 “ESG를 사장단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일찌감치 공표한 바 있다. 이를 뒷받침할 롯데 지속성장평가지표도 만들었고, 2019년부터 ESG 평가 결과를 핵심성과지표(KPI)에 활용하고 있다.

롯데 ESG의 핵심축은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자리한 롯데지주다. 롯데지주의 관할 아래 상장사 이사회 내부에 ESG 위원회를 설치했다. 또 핵심 계열사마다 ESG 전담팀이 운영되고 있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 중이다. 이렇게 상장사 내부에 ESG 위원회를 전부 만들고, 정기적으로 보고서를 내놓는 그룹은 한국에서 롯데가 최초다. 롯데는 ESG 위원회 설치 작업을 2021년 10월 완료했다. 그 결과 2021년 롯데의 9개 상장사(롯데지주·롯데케미칼·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롯데하이마트·롯데쇼핑·롯데정밀화학·롯데정보통신·롯데제과)는 모두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2030년까지 4조4000억원 수소 사업에 투자


▎롯데하이마트 등 상장사들은 ESG 경영 전략 및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 사진:롯데하이마트
롯데제과는 2022년 1월 ‘2020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의 재무·비재무 활동과 성과를 수록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이해관계자의 관심사를 반영해 이슈를 선정한 보고서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제품 개발을 최우선 이슈로 삼았다. 이외에도 ▷책임 있는 원재료 관리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 ▷윤리·준법경영 강화 ▷제품 안전성 제고 ▷안전 및 보건 관리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 ▷건강을 고려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 ▷순환경제 기여 확대 등 총 9개 중대 이슈에 대한 대응 활동 및 계획을 담았다.

롯데건설은 2022년 2월 8일 건설업계 최초로 ESG 안전보건 평가제도를 도입했다. 파트너사의 안전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신용평가사와 연계해 ▷안전경영 ▷안전관리 ▷안전성과 등을 비롯한 19가지 세부 항목을 진단해 안전역량을 1~7등급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는 파트너사 입찰 기준으로 활용된다. 부실등급을 받는 파트너사는 입찰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 롯데건설은 이를 통해 입찰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철근 콘크리트 공사, 토공사, PC 공사 등 고위험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우선 도입해 역량 평가 비용을 지원하며 점차적으로 범위를 확대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롯데중앙연구소 안전센터도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식품 안전관리에 도움을 주기 위한 ESG 일환의 상생 교육 프로그램 ‘롯데식품안전아카데미’를 2022년 3월부터 8월까지 5회에 걸쳐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식품안전아카데미는 개정 정책 및 법규, 이물 관리, 식품공전 이해, 식품표시 광고법, 글로벌식품안전 트렌드 등 실무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 주제들로 진행된다. 식품 중소업체 종사자라면 롯데의 파트너사 여부와 무관하게 누구나 롯데중앙연구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교육을 신청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한 미래기술 확보와 인재 발굴을 위해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손을 잡았다. 2022년 1월 24일 ‘탄소중립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롯데케미칼-KAIST 탄소중립연구센터는 ▷폐플라스틱 열분해 및 수전해를 통한 청정수소 생산 ▷친환경 납사 생산 기술 ▷액상 유기 수소 저장 및 운반체 기술 ▷모든 과정 평가(LCA) 통한 청정수소 생산단가 최적화 및 탄소배출량 저감 등 기술 개발과 경제성 분석의 과제를 선정해 연구를 추진한다. 연구개발을 위해 롯데케미칼은 2024년까지 3년간 총 20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하고, 대전 KAIST 내에 전용 연구공간 구축과 기술 개발을 위한 실험 장비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 7월 2030 탄소중립성장 달성과 함께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Every Step For H2’를 발표했다. 2030년까지 약 4조4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청정수소 생산, 수소 활용 사업, 수소 사업 기술 발전을 주도할 계획이다.

친환경 학습 공간을 만들다


▎롯데홈쇼핑은 경북 구미에 친환경 학습 공간인 ‘작은 도서관’ 72호점을 완공했다. / 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은 경북 구미에 업사이클링 섬유패널을 활용한 친환경 학습공간 ‘작은 도서관’ 72호점을 완공하고 1월 19일 개관식을 진행했다. ‘작은 도서관’ 72호점에는 의류 폐기물을 업사이클링 방식으로 재 가공한 섬유패널 1t이 책상, 책장 등 가구를 제작하는 데 사용됐다. 섬유패널은 기존 가공 목재보다 내구성이 뛰어나 건축물 내장재, 외장재, 붙박이장 가구 등의 용도로 활용 가능하며 환경호르몬으로부터도 안전하다. 이번에 오픈한 72호점은 2021년 7월 MZ세대 직원 대상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한 ‘친환경 업사이클링’ 아이디어를 반영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향후 롯데홈쇼핑은 ‘작은 도서관’을 포함해, 도심 숲 조성사업인 ‘숨:편한 포레스트’ 등 기존 사회공헌 활동에도 업사이클링을 접목해 탄소저감 등 ESG 경영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롯데홈쇼핑은 2월 9일 친환경 스타트업 ㈜마린이노베이션과 업사이클링 다이어리 키트를 제작했다. ㈜마린이노베이션은 버려지는 해조류를 활용한 친환경 포장재 기술을 보유한 소셜 벤처기업으로 롯데홈쇼핑은 지난해부터 ‘친환경 다이어리 키드’ 제작을 함께 기획해왔다. ‘친환경 다이어리 키트’는 우뭇가사리, 모자반 등 버려지는 해조류를 활용한 ‘다이어리 노트’, ‘에코링메모장’, ‘미네랄 캘린더’, 재활용 펄프 소재의 ‘크라프트백 아웃박스’, 커피 부산물을 활용한 ‘커피 펜슬’로 구성됐다. 생산 과정은 물론 이용 후 자연 상태에서 90일 이내에 100% 생분해돼 친환경적이다. 롯데홈쇼핑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파트너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1만 세트를 직접 구입해 임직원과 파트너사들에 배포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2021년 12월 버려진 섬유 폐기물(폐그물·폐의류 등)을 업사이클링한 친환경 유니폼 6138벌을 제작해 현장에 배포했다. 친환경 유니폼에 사용된 리사이클링 원단은 763㎏으로, 롯데글로비스는 “이번 유니폼 제작으로 1.6t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방수 및 발수 기능을 갖추고 기존 폴리에스터 원단의 활용성과 착용감을 그대로 구현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코로나19로 인한 혈액 수급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2022년 2월 11일 임직원 대상으로 헌혈 캠페인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여파로 전국적으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롯데컬처웍스 임직원들은 자발적으로 헌혈에 참여했다. 아울러 임직원들의 헌혈증 기부도 병행했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3월 칫솔전문브랜드 ‘크리오’와 협력해 칫솔 대부터 패키지까지 모든 상품 구성 요소를 환경친화적 요소로 만든 ‘1℃ 제주 감귤숯 칫솔’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지구 온도를 1도 낮추는 일상 속 작은 실천을 모티브로 기획됐다. 칫솔대는 PLA 소재로 만들어졌다.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들어 환경호르몬이 발생하지 않으며, 폐기 시 미생물에 의해 100% 생분해된다. 칫솔모는 제주도 감귤 숯을 함유해 구취 제거에 도움되며, 0.01㎜ 초극세모로 깨끗한 세정과 잇몸마사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상품 패키지는 ‘No 플라스틱 그린 포장’을 지향했다. 미국 FDA의 안전성 확인을 받은 100% 천연펄프 원료로 칫솔 케이스를 만들어 플라스틱 사용을 제로화했다. 외부 포장재는 친환경 FSC 인증 용기를 사용했으며, 각종 표기 문구는 식물성 콩기름 잉크로 인쇄했다.

롯데건설의 에코에너지 TF팀

롯데푸드는 ‘아이생각 배달이유식’을 친환경 포장으로 전환해 ESG 강화에 나섰다. 롯데푸드는 아이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마음만큼 더 나은 미래를 물려줘야 한다는 고객의 환경보호 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파스퇴르 아이생각’을 친환경 포장재로 바꾸는 ‘착한 이유식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2022년 2월 선언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 실천으로 먼저 환경보호 차원에서 이유식 포장 용기의 플라스틱 뚜껑을 제거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24t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불필요한 아이스팩을 빼고, 스티로폼 재질의 아이스박스 대신 친환경 종이 상자를 적용하며 실온배송으로 전환했다. 파스퇴르 아이생각 이유식은 고온·고압의 멸균 공정을 거치는 무균 이유식이기 때문에 실온에서 배송해도 문제가 없다. ESG 경영 취지에 부합하게 플라스틱 절감 및 실온 배송 전환으로 절감하는 비용 일부를 고객에게 환원했다. 실제 아이생각 배달이유식 1식(90g 2개입)의 가격을 100원 인하했다. 내린 가격은 이유식 단계별로 1식당 4200원에서 5800원이다. 현재 배달이유식 정기 배송을 이용 중인 고객에게는 남은 수량에 따라 최대 8000원 상당의 롯데푸드몰 쿠폰을 지급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2022년 2월 15일 한국생산기술원 청정기술연구소와 ‘청정수소 생산·기술 개발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롯데건설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청정기술연구소는 국가 전문기관인 한국연구재단의 ‘미래 수소 혁신기술 개발 사업’을 공동 진행한다.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수소 생산 신공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 생산과 폐기물 자원화 분야의 신규 사업을 기획해 기술사업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기술연구원 산하에 에코에너지 TF팀을 운영 중이다. 이 TF팀은 관련 국책 및 자체 연구개발 프로젝트 진행, 수소 및 친환경 에너지 전문인력 운영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 및 청정수소 활용을 위한 선도적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에너지 관련 전문기관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신재생에너지 및 제로 에너지 건축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는 2022년 2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입학을 앞둔 조손 가정 결연 아이에게 500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전달했다. 지원금은 교재, 학용품 등 학습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롯데하이마트는 2022년 1월에도 사회로 진출하는 조손 가정 결연 아이 39명의 자립을 돕기 위해 태블릿PC, 밥솥, 청소기 등 1800만원 상당의 가전제품을 기부했다. 기부 물품은 임직원의 자발적 기부금으로 마련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아동복지법상, 만 18세가 되면 아동 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의 보호가 종료돼 생활에 실질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조손 결연 아이들을 위한 기부를 진행했다.

-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202204호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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