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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을 열며]말띠 ‘장땡’ 끗발로 새해를 

 

외부기고자 정운영 중앙일보 논설위원·經博
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이 그들의 수명을 놓고 고민하셨다. 마침내 모월 모일 모처로 오면 수명을 나눠주겠다고 선포했다. 거북 같은 동물은 일찌감치 떠났지만, 사람은 늑장을 부렸다. 만물의 영장을 하느님인들 어찌하랴는 교만한 심보 때문이었다. 느지막이 다다르니 선착순으로 50년씩 나눠준 생명의 자루에는 25년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아차 했지만 물러설 수도 없는 마당이어서 “아니 저 말과 개도 50년을 사는데 사람 수명이 25년이래서야 말이 됩니까”라면서 결사적으로 대들었다. 그 읍소와 협박에 하느님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시자, 선뜻 말이 나서서 제 몫에서 25년을 떼어주겠다고 했다. 겨우 50년? 그것으로는 모자란다고 계속 떼를 쓰자 개와 원숭이도 25년씩 내놓았다. 그렇게 1백년을 채우고 나서야 하느님 면전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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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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