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나는 대우건설 사람을 샀다 두고 봐라, 재계 빅5 들겠다” 

대우건설 새 주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運도 실력이다” 평소 지론… 자금, 조직통합에 문제 없다 

이상재 기자 sangjia@joongang. co. kr
"그래도 2등은 했네.” 벌써 2년 전의 일이다. 2004년 8월 국내 3위의 해운업체인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인수전이 붙었다. 유동성 위기를 수습한 박삼구(61)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처음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기업으로 주목받던 금호로서는 “‘(M&A전) 수업료’를 치른다는 뜻에서 부담이 덜하다”고 했지만 내심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때 금호는 2등을 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주당 2만2000원(매각대금 4500억원)을 쓴 STX그룹이 범양상선을 거머쥐었다. M&A전에서 2등은 곧 실패를 의미한다. ‘쓴 잔’이다. 그러나 박 회장에게 범양상선 인수전은 몸에 좋은 ‘쓴 약(藥)’이 된 듯하다. 당시 금호는 1만6200원 정도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100원’ 단위까지 신경을 쓸 만큼 숫자에 강한 인물이었다. 범양과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했던 한 실무진은 “회장님은 레인지(범위)를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숫자를 정확히 찍어주는 스타일”이라며 “오너 회장이 이렇게 실무팀장처럼 M&A에 나서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고 말했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1583호 (2021.05.0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