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 체제로 이행을 시작한 지 올해로 17년. 이 기간은 1917년 볼셰비키 혁명에 비견되는 혼란과 격동의 시기였다. 90년 전 진행되었던 볼셰비키 혁명과정이 사회주의를 향한 열정의 용광로였다면, 91년 이후 진행된 체제 이행기는 사회주의를 청산하고 생존을 위해 자본주의를 배워야만 했던 시간이었다.
특히 옐친 시기에는 사회주의 복지제도가 붕괴되면서 냉혹한 생존경쟁에 내몰린 대다수 러시아인이 불안과 좌절에 휩싸였던 시기이기도 했다. 미국과 함께 세계 질서를 양분했던 대제국 소련을 계승한 러시아는 경제원조를 구걸하는 초라한 국가로 전락했고, 레닌의 묘가 굽어보고 있는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는 빈곤에 지친 마스크비치(모스크바 시민)들이 서성거렸다. 그렇게 러시아는 깨어날 수 없는 길고 긴 겨울잠에 빠져드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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