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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엽의 ‘그림 읽기’] 해학 넘치는 풍속화의 걸작 

김득신의 ‘파적도’
조용한 농가에서 벌어진 한바탕 소란 치밀하게 묘사 

전준엽·화가·전 성곡미술관 학예예술실장
“우당탕탕! 꼬꼬댁 꼬꼬, 삐약 삐약… 아유! 저 놈의 괭이 새끼!”이런 소리라도 들리는 것 같다. 한낮 조용하던 시골 농가 마당에서 약육강식의 소란이 벌어졌다. 주린 배를 채우려 먹잇감을 노리던 도둑고양이가 순식간에 병아리 한 마리를 물고 달아난 것이다. 졸지에 새끼를 도둑맞은 어미 닭은 날개를 퍼덕이며 고양이에게 달려 들고 있다. 운 좋게 목숨을 구한 병아리들은 혼비백산, 사방으로 달아나고 있다.



조선 후기 풍속화가 김득신(1754~1822)의 걸작 ‘파적도’다. ‘고요함을 깨는 그림’이라는 제목이 말해 주듯 이 그림은 단순히 풍속만을 주제로 삼은 것이 아니다. 돌발적 상황을 빌려 극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화면을 연출한 작가의 솜씨는 전통 미술 속에서 유례를 찾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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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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