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회생 스토리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최악의 순간에서 과감한 조치들이 신속하게 취해졌다는 사실이다. 생존의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지옥에서 천당으로’의 대역전을 만들어 내는 비결이다. 어영부영하다가는 끝장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국내외 기업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회생한 그 순간을 포착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한 ‘위기의 순간, 대반전’을 연재한다.
주주총회가 열리는 플로리다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루이스 거스너 IBM 회장은 초조했다. 1993년 4월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잔인한 달이었다. 그때까지 IBM은 아홉 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었고, 한때 170달러를 돌파했던 주가는 48달러로 곤두박질해 있었다.
성난 주주들은 신임 회장을 혼내주겠다고 벼르며 플로리다로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 주주처럼 보이는 한 사람이 장내로 뛰어들었다. 그의 손에 들려 있는 포스터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다. ‘난 IBM에 속아 왔다!’주총에서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아 머리를 쥐어뜯으며 한참을 고민하던 거스너가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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