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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4호 (2009.07.07)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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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내어 말린 빨래가 펄럭인다. 낡고 조그만 마당에 사피니아, 부겐베리아 꽃이 해맑게 흔들린다. 오늘을 어찌 꾸려가야 할지 가슴이 떨리고 먹먹할 만큼 아름다운 날. 그늘에서 풀이 죽어 있던 채송화와 야생화를 끄집어내어 환한 빛과 바람 속에 놔두었다. 삼십 분도 안 되어 싱싱하고 단단한 생명력을 뿜어댔다. 나는 속으로 뇌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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