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고약한’ 사장이 있다. 일할 땐 에누리도, 변명의 여지도 없다. 잘한 사람에겐 입이 떡 벌어질 만큼 포상하고, 못한 사람에겐 채찍을 주저 없이 휘두른다. 스스로 일하지 않으면 버티지 못하는 구조다. 내부경쟁 시스템 도입으로 공기업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한국중부발전 배성기 사장의 이야기다.
1989년, 한국중부발전 배성기(56) 사장(당시 통상산업부 과장)은 이집트 소재 UN에스캅(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으로 발령 받았다. 아시아·태평양 30여 개국 공무원이 함께 일하는 곳이었다.
긴장과 기대감이 뒤섞인 감정으로 UN에스캅에 출근한 첫째 날. 한국식 관료문화에 익숙했던 그의 폐부엔 비수가 꽂혔다. 조직 업무를 마치 내 일처럼 처리하는 철두철미함에 놀랐다. 하급자의 일을 상급자가 거리낌없이 떠맡는 시스템에도 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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