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은 살아생전 매년 춘하추동 네 번씩 일본에 가서 경영과 기술의 변화를 탐색하고 정보를 수집했다. 호암에게 일본은 배움의 장소이자 거대한 벽이었다. 그러면서도 호암은 일본을 뛰어넘는 꿈을 꿨다. 1974년 사장단회의에서는 일본의 재벌 미쓰이를 예로 들며 ‘일본에 뒤질 이유가 없다’는 말도 남겼다.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지난해 10월 30일 NEC, 산요 등의 기술을 받아 처음 라디오와 TV를 만들었던 삼성전자의 꿈은 현실이 됐다.
다신교(多神敎)사회의 특성일까? 일본에는 유난히 신(神)이 많다. 경영계에서도 일본은 3명이나 신의 반열에 올려놨다. 파나소닉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의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 교세라 창업자인 이나모리 가즈오(혹자는 소니의 창업자인 이부카 마사오를 꼽기도 한다)가 바로 그 주인공.
이들은 일본 재계뿐 아니라 국민도 존경하는 ‘경영의 신(神)’으로 추앙받는다. 손아래 격인 이나모리 가즈오를 제외하면 이병철 회장도 두 사람의 경영철학이나 경영방식에 많은 감명을 받았다. 호암과 일본 경영의 신 네 사람은 전쟁 와중에 폐허가 된 나라에서 사업보국의 일념으로 기업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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