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해외 연수를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해 약 한 달간은 미국과 다른 사회적 분위기가 낯설었다. “짜증나”라는 말이 너무 자주 들렸다. 한 달쯤 지나니 그러려니 하게 됐다. 정신과 의사로서 그 때 느낀 건 곧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이었다. 화가 잔뜩 나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위험신호로 느껴졌다. 불행하게도 예감은 들어맞기 시작했다. 진료실에서 우울증환자를 더 많이 보게 됐다.
더 걱정스러운 건 이런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10년 전의 “짜증나” 가 현재는 “죽겠다” 로 변했다. 다음 단계는 말로는 더 이상 해소가 안 돼 극단적인 행동으로 폭발할 일만 남은 듯하다. 아니 벌써 그런 단계에 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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