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진이라는 사람을 아시는지. 1740년에 태어나 1766년에 죽은 이언진은 역관 출신의 시인이다. 이언진이 살았던 시기는 문예중흥기라 부를 만했다. 그의 참신한 시어와 과감한 사상은 화제를 불러 모으기에 충분했다. 이언진의 진가가 드러난 건 1763년의 일본사행이었다. 통신사가 오면 시나 글씨를 요구하는 게 당대 일본의 관행이었다. 이때 일본인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끈 이가 바로 이언진이었다. 이언진은 해가 지기 전에 1000개의 부채에 시를 적고, 500수의 시를 종이에 적고, 나중에는 자신이 쓴 걸 정확하게 외우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천재적인 문인은 조선에 돌아와 좌절을 겪고 만다. 그것도 당대 최고의 문인이라 불리던 박지원 때문이었다. 박지원은 그의 시를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잗다랗기만 하고 볼 것도 없군.”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이언진의 반응이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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