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수교(1990) 이후 러시아에 진출한 첫 번째 국내 기업은 롯데그룹이다. 신격호(90) 롯데 총괄회장은 1992년 그룹 기획조정실(현 정책본부) 안에 해외사업본부를 만들었다. 러시아 진출을 위한 조직이었다. 1996년에는 신격호 회장의 지시로 ‘한·러 합작법인’을 세웠다. 롯데의 ‘러시아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런데 뜻밖의 사건이 발생했다. 1997년 가을, 러시아가 모라토리엄(국가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먼저 한·러 합작법인이 위기에 몰렸다. 이 법인이 추진하던 각종 사업과 공사가 줄줄이 중단됐다. 더 큰 문제는 롯데가 당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추진하던 13만㎡ 규모의 ‘복합단지 조성계획’이었다. 그룹 내부에선 “러시아 경제가 좋지 않은 데 롯데복합단지 계획을 계속 추진해야 하느냐”는 논란이 일었다.
초콜릿부터 석유화학까지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