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스플리트는 아드리아해의 순풍이 닿는 발칸반도의 해안도시다.
구시가 건물의 붉은 지붕에는 중세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해변 산책로에는 야자수가
어깨를 늘어뜨리고, 밤이면 노천바가 불을 밝히는 낭만의 항구이기도 하다.
스플리트가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는 건 숨은 생채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푸른 바다를 드리운 발칸 반도의 휴양지에는 아픈 상처가 서려 있다. 크로아티아는 헝가리, 이탈리아의 지배를 받았으며 1차 대전 후에는 유고슬라비아라는 이름으로 통합된 과거를 지녔다. 5년 동안이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전쟁과 그 상흔은 크로아티아 ‘제 2의 도시’에도 자욱하게 쌓여 있다.
붉은 색 지붕들이 인상적인 구시가 그라드 지역은 상처와는 동떨어진 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구시가의 상징은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지었다는 궁전이다. 황제는 은퇴 후 노년을 보내기 위해 아드리아의 햇살 가득한 스플리트에 AD 300년경 궁전을 건립했다. 그리스의 대리석과 이집트의 스핑크스를 가져다가 꾸밀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황제가 연회를 열었던 안뜰은 석회암 기둥이 덩그라니 남은 채 여행자들의 쉼터로 변했고, 궁전 안 200여개 집터는 상점, 카페 등으로 모습을 바꾼지 오래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