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淸論濁論] - 애플 비밀주의의 명암 

 

문형구 고려대 경영대 교수
올해 초 뉴욕타임스는 애플의 해외 협력회사, 특히 중국 협력업체의 문제점을 심층 분석했다. 애플사가 해외 협력업체의 인권유린과 환경훼손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를 요구한 것이다. 그런데 기사 중 흥미로운 부분은 애플이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향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현재 시점에서는 작다고 전망한 것이다. 신문은 그 이유로 ‘애플의 고객이 중국 공장의 작업 조건보다 아이패드 신제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한 전직 애플사 임원의 말을 인용했다.



애플의 협력회사 문제 지적은 이번에 처음 나온 건 아니다. 그러나 비판에 대한 애플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2010년 애플의 주요 협력업체인 팍스콘의 문제가 불거졌을 때 당시 CEO인 스티브 잡스의 반응은 ‘팍스콘은 스웨트샵(노동착취를 일삼는 기업)이 아니다’라는 한마디였다. 1990년대 나이키 불매운동 이후, 글로벌 기업은 해외 아웃소싱 협력업체의 명단과 위치를 공개하고 협력업체에 대한 독립적인 비영리 단체의 모니터링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럼에도 비밀주의의 대명사인 애플은 올 1월 전까지 수많은 압력에도 협력업체 명단이나 자체적으로 실시한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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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호 (201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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