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세종실록』과 『정조실록』, 그리고 정조의 문집인 『홍재전서』 등 원전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다(예: 세종8.5.11 → 세종 8년 5월 11일자 실록). 아울러 이번 글에서는 지난 1~19회분의 내용을 정리하는 에필로그의 성격으로, 따로 인용표시를 하지 않았다.
정조 소손, 오늘은 외람된 질문을 하나 여쭙겠사옵니다. 지난번에 전하의 즉위교서에 담긴 의미에 대한 가르침을 들었사옵니다. 백성들이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발견하고 국가가 그것을 실현시키도록 돕고 격려함으로써, 백성들 모두가 자신의 삶을 마음껏 영유하도록 만들고 그것을 통해 위대한 정치가 완성되도록 하겠다는 말씀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나이다. 어떠시옵니까? 전하께선 그 꿈을 이루셨는지요?
세종 처음에는 부지런하다가도 시간이 흐를수록 게을러지며, 아무리 강한 사람도 마침내는 해이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물며 나는 본래 식견이 부족하고 시야가 좁으며 성품 또한 우매한 사람이다. 애초부터 부지런함이 부족했고, 의지도 강하지 못했으니, 이런 용렬한 내가 임금의 자리에 올라서 어찌 좋은 성과를 거둘 수가 있었겠느냐. 내게 주어진 책임의 무거움을 잊지 않고, 어렵거나 힘든 일이 닥쳐도 싫어하는 마음을 품지 않고자 했으며, 어떤 일이든 전력을 다해 다스린다면 이루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마음으로 내게 주어진 과업들을 완수해가고자 노력했지만 글쎄, 잘 해낸 것 같지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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