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은 크게 나눠 두 가지다. 하나는 은행 예·적금 같은 저축상품이고 또 하나는 주식·펀드 등의 투자상품이다. 이론적으로 이들 상품은 시소를 타듯이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동력은 금리다.
저금리 시대다. 그것도 금리가 1%대로 ‘초(超)’자가 하나 더 붙는다. 초저금리이니 당연 돈이 몰려 무거워진 투자상품 쪽에 무게가 실린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돈이 움직이는 게 안 보인다. 그냥 은행에 머물러 있거나 가계의 금고로 숨어버리기 때문이다. 갈 곳을 잃어 시중에 떠돌아 다니는 단기 부동자금은 지난 8월 말 현재 757조4383억 원으로 사상 최대다. 개인들은 저금리가 본격화한 2009년부터 지금까지 30조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금리가 떨어지면 돈이 증시로 몰릴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들은 헛다리를 짚은 셈이 됐다.
돈이 돌지 않는 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은 자꾸 떨어지고 소득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으로 소비도 움츠려 들고 있다. 경제의 거울인 증시도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이니 돈의 속성상 복지부동할 수밖에. 그러나 복지부동은 납작 엎드려 기회를 엿볼 뿐이지 완전히 죽어 지낸다는 뜻은 아니다. 여건만 주어지면 순식간에 활동을 재개하게 돼 있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